구텐베르그 의대 게오르그 헤스 교수·삼성병원 김원석 교수 인터뷰

▲구텐베르그의대 혈종내과 게오르그 헤스 교수와 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원석 교수를 만나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의 글로벌 최신지견과 국내 외투세포림프종의 향후 처방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림프종은 국내 암 발생 순위 10위권에 드는 흔한 암 종 이다. 그 중에서도 외투세포림프종(MCL, Mantle Cell Lymphoma)은 비호지킨 림프종 중에서도 재발이 잦고, 예후가 좋지 않은 아형이다. 기존 치료 옵션에 대한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은데다 재발 시 기대여명이 1~2년에 불과하다.재발한 이후에 표준치료법도 마땅히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임브루비카(성분 이브루티닙)가 6월 1일자로 재발 또는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에 급여를 획득하면서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400~450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에게 그야말로 희소식이다.혈액종양 석학 요하네스 마인츠 구텐베르그의대 혈액종양내과 게오르그 헤스 교수와 대한혈액학회 산하 림프종연구회 위원장인 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원석 교수와의 대담 인터뷰를 통해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의 글로벌 최신지견과 국내 외투세포림프종의 향후 처방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Q. 유럽 외투세포림프종 유병률과 환자 현황에 대해 알려달라(게오르그 헤스 교수, 이하 헤스 교수) 유럽에서 림프종은 인구 10만명당 10-15명 정도에서 발생한다. 이 중 약 6% 정도가 외투세포림프종 환자다. 독일의 경우 전체 인구가 8000만명인데, 매년 새로 외투세포림프종을 진단 받는 환자가 750-1000명 정도 된다.최근 외투세포림프종 유병률이 늘고 있는데 사실 좋은 징조다. 과거에 비해 장기 생존하는 환자가 늘어난 결과기 때문이다. 현재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S)은 약 5년으로 독일에서는 약 5000명 정도 외투세포림프종 환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Q. 재발 혹은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표준 치료요법은 어떠한가?(헤스 교수) 환자의 연령이나 질환 예후에 따라서 치료 접근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리툭시맙과 화합요법을 기반으로 한 치료가 1차 표준 치료로 쓰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hyper CVAD (cyclophosphamide, vincristine, daunorubicin, dexamethasone) 요법이 표준치료로 쓰이고, 유럽은 R-DHAP (Dexamethasone, High-dose AraC, Cisplatin) 치료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령 환자는 두 가지 표준치료가 있다. R-CHOP (Rituximab, cyclophosphamide, hydroxydaunorubucin, vincristine, prednisone) 요법이 있고 벤다무스틴(Bendamustine)이 승인된 국가에서는 벤다무스틴을 기반으로 한 화학요법을 많이 쓰고 있다. 무진행생존기간을 늘려 나가는 방향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독일도 유지요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고령의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 쓰이는 표준 치료는 정해져 있지 않다.
▲ 삼성병원 혈종내과 김원석 교수

Q. 국내 외투세포림프종 환자 유병률은 어떤가? 치료 가이드라인이 해외와 차이가 있나?

(김원석 교수, 이하 김 교수)해외와 비교해 발병률이 낮은편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4000명의 림프종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외투세포림프종 환자의 비중은 유럽보다 낮은 3% 수준이다. 매년 외투세포림프종으로 새로 진단 받는 환자는 약 150명 정도다. 다만 유럽처럼 유병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 400~450명 정도의 환자가 외투세포림프종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치료 요법은 유럽과 미국의 중간 정도다. 젊고 예후가 보다 나은 환자들은 hyper CVAD를 주로 쓴다. DHAP는 한국에서 급여 적용이 되고 있지 않아 잘 사용하지 못한다. 젊은 환자들은 R-CHOP 요법 사용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고령 환자는 해외처럼 R-CHOP을 많이 사용하지만, 조금 다른 점은 R-벤다무스틴도 1차 치료로 많이 사용한다. 다만, 해당요법은 급여가 되지 않았다. 

Q. 유럽은 임브루비카 외에도 단일요법이 있는 것으로 안다. 타 약물과 비교해 임브루비카가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헤스 교수) 미국과 유럽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보르테조밉과 레날리도마이드가 승인돼 있고, 유럽에서는 템시롤리무스(Temsirolimus)와 보르테조밉 병용요법이 허가돼 있다. 
보르테조밉, 레날리도마이드, 템시롤리무스, 임브루비카 등의 단일요법을 비교하면 임브루비카의 치료 효과와 생존기간 데이터가 가장 좋게 나타났다. 임브루비카 치료 환자 70%가 치료 반응을 보였고, 무진행 생존기간(PFS)도 임브루비카가 14개월, 대조군 치료가 6개월로 꽤 큰 차이를 보였다. 

내약성도 중요하다. 네 가지 치료제 모두 내약성에 있어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인다. 다만 임브루비카는 경구제라 병원에 자주 오지 않아도 되고, 부작용도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나타난다. 임브루비카는 다른 약제에 비해 내약성은 떨어지지 않고, 효능에 있어서 앞섰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김 교수)부연하면 하루 한번, 경구 복용은 환자가 입원하지 않고도 일상생활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에서 발병하는 만큼 1일 1회 단일요법은 큰 이점이며, 일부 젊은 환자에게도 입원 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것은 사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중요하다. 또한 경구제가 갖는 편의성 때문에 높은 복약순응도를 유지하며 지속치료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

Q. 우리나라에서 외투세포림프종 치료 옵션은 제한적인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김 교수) 재발 또는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의 경우 해결되지 않은 의학적 요구가 가장 높은 치료분야 중 하나다. 화학요법 이후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에 불응한 경우 대부분 다른 화학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에도 추가 화학요법을 하기 어렵다. 임브루비카 등장 이후 가장 먼저 사용이 고려된다. 앞으로 화학요법 대신 단일요법끼리의 병용요법 연구가 돼 사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구텐베르그의대 혈종내과 게오르그 헤스 교수

Q. 임브루비카 임상연구는 효능 관련 결과가 나쁘지 않다. 임상결과와 실제 처방에서의 차이가 있는가?

(헤스 교수) 과거에 4, 5차 치료에 임브루비카를 사용했을 때는 임상 결과로 기대했던 만큼 치료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투여시기를 앞당길수록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재발한 환자에서도 빠르게 치료 반응이 나타나고 그 반응이 오래도록 유지된다.  

임상 연구의 경우 엄격한 기준에 따라 환자를 모집하고, 예후가 좋은 편인 환자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정말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임상 연구 상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전반적으로 임상과 유사한 수준의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Q.국내 환자 대상 처방결과와 임상 결과, 해외 치료 경험과 비교해보면?

(김 교수) 기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실제 처방에서는 예기치 못한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은 B형간염 유병률을 고려해야 한다. 임상 연구에서는 B형간염 환자들을 제외했기 때문에 실제 치료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 지 모른다. 과거에 비해서는 많지 않지만 전체 환자의 약 5%가 B형간염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B형간염 핵심입자에 대한 항체(HB core antibody)를 고려하면 국내 환자의 경우 50% 정도가 HBV(B형간염 바이러스)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상당히 HBV가 잘 억제돼 있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환자들에서 항암 치료 후 B형 간염이 다시 발현되는 사례가 있었다. 때문에 추가적인 데이터 수집이 필요한 상황이다. 

Q. 임브루비카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추가 임상에 대해 소개해달라.

(헤스 교수) 연구자주도임상연구만 해도 130개 이상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외투세포림프종 초치료 환자에서 BR요법-임브루비카 병용요법과 BR단독요법을 비교하는 SHINE 연구가 가장 먼저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 최근 임브루비카와 고강도의 치료(intensive regimen)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Triangle 연구 가 얼마 전 시작됐다. 3개의 치료 군을 비교하는데, 표준 치료 이후 기존의 표준치료를 사용하는 군, 임브루비카와 표준치료 병용, 임브루비카 단독 사용 등 이다. 이 밖에 기대되는 연구들이 더 있다. 

Q.국내에서 6월 1일부터 급여등재됐다. 치료현장에서 임브루비카가 갖는 의미와 기대는?

(김 교수) 임브루비카의 등장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과 환자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존에 치료에 제한이 있었던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