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석
고려의대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종양혈액내과
장정순
중앙의대 교수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최근 '전이성 췌장암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좌장은 고려의대 김준석 교수, 중앙의대 장정순 교수가 맡았으며 Wayne State University Karmanos Cancer Center의 Philip Agop Philip 교수, 성균관의대 박준오 교수, 경상의대 강정훈 교수, 연세의대 최혜진 교수가 강연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전이성 췌장암에서 Nab-paclitaxel의 임상적 유용성  

 

Philip Agop Philip
Karmanos Cancer Center
Wayne State University

췌장암 치료제
췌장암 치료제는 1990년대 중반 gemcitabine이 도입된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이 진행돼 왔으며, 2000년대 중반 erlotinib, 2010년경 oxaliplatin + irinotecan + 5-fluorouracil + leucovorin (FOLFIRINOX) 요법 도입 이후 최근 nab-paclitaxel과 liposomal irinotecan이 개발됐다.
전이성 췌장암의 1차 치료법을 선택할 때 환자의 수행점수, 나이, 신경병증 등 동반 질환, 간기능, 편의성 및 환자 선호도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특히 환자와 치료 옵션에 대해 논의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권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와 European Society of Medical Oncology (ESMO)의 전이성 췌장암 치료 가이드라인 모두 수행능력에 따라 1차 치료 선택을 달리하도록 권고하며, 수행능력이 좋을 경우 공통적으로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 FOLFIRINOX 요법을 1차 치료로 명시하고 있다.

Nab-paclitaxel의 3상 임상시험: MPACT
Metastatic Pancreatic Adenocarcinoma Clinical Trial (MPACT)은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이전에 세포독성항암제 치료 경험이 없는 약 900명의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nab-paclitaxel + gemcitabine 투여군과 gemcitabine 단독 투여군으로 1:1 무작위배정하고, 1차 평가변수를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으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nab-paclitaxel + gemcitabine 투여군은 gemcitabine 단독 투여군 대비 OS 중간값이 개선됐고 nab-paclitaxel + gemcitabine 투여군에서만 36개월 이상 생존한 환자가 존재했다<그림 1>.

 

또한 전체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을 3배 이상 개선시켰으며,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의 중간값도 gemcitabine 단독 투여군보다 유의한 개선을 나타냈다(N Engl J Med. 2013;369:1691-703).

Nab-paclitaxel + gemcitabine 투여 시 독성 관리
Nab-paclitaxel + gemcitabine의 표준용량(full dose)은 125 mg/m2 + 1,000 mg/m2이며 감량이 필요할 경우 1차 감량 시 100 mg/m2 + 800 mg/m2으로, 2차 감량 시 75 mg/m2 + 600 mg/m2으로 투여하며 보다 추가적인 감량이 필요할 경우는 투약 중단하도록 프로토콜이 정립돼 있다.
개인적으로 실제 환자에게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을 사용하면서 용량을 줄이거나 투여를 중단한 경우가 거의 없었고 전반적으로 안전한 치료법이라 느끼고 있다. Gemcitabine 단독 투여 시보다 호중구감소증과 저혈소판증이 약간 높은 빈도로 발생했으나 이로 인해 염증이나 출혈이 발생한 환자는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구조적으로 출혈 발생 가능성이 높은 궤양을 앓고 있는 환자 등으로 매우 드물었다. 6개월 정도 장기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이상사례로는 피로, 신경병증, 골수억제 등이 있고 이에 대해 용량을 줄이거나 2주 1회 투여로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고령의 전이성 췌장암 환자 치료
임상시험은 대체로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e (ECOG PS) 점수 0~1인 60~62세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실제 임상에서 접하는 환자들은 고령이며 ECOG PS 점수가 2~3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은 MPACT 연구의 하위분석에서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와 Karnofsky 수행점수(Karnofsky performance score, KPS) 70~80인 환자에서 gemcitabine 단독요법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실제 환자 중 복통, 체중 감소,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발병으로 내원한 81세 백인 남성이 있는데, CT 촬영 결과 췌장의 종양과 2곳의 간 병변이 관찰됐으며 ECOG PS가 2에 해당됐다. 2015년 1월에 nab-paclitaxel + gemcitabine 투여를 시작해 14개월간 지속했고, 이후 피로와 호중구감소증으로 인해 투여 간격을 2주로 조정했다. 현재 2주 투여를 지속하고 있고 관해가 유지되고 있다.

Q&A
Q: Nab-paclitaxel + gemcitabine 병용의 1차 치료 실패 후 가장 선호하는 2차 치료는 무엇입니까?
A: 현재는 liposomal irinotecan을 선호하며, 수행능력이 좋지 않은 환자라면 capecitabine 단독요법을 사용합니다.
Liposomal irinotecan을 사용할 수 없다면 irinotecan + 5-fluorouracil + leucovorin (FORFIRI) 요법 또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Q: MPACT 임상시험에서 3년 이상 장기 생존한 환자가 있는데 장기 생존이 가능했던 이유와 그 환자들의 특성은 무엇입니까?
A: 환자의 약물에 대한 반응과 수행능력이 좋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환자 특성에 대한 정보는 현재 분석된 바 없습니다.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전이성 췌장암 치료   

박준오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췌장암 치료제의 선택
국내에서 췌장암은 매년 5,000여 건이 새롭게 발병하고 5,000여 건의 사망이 발생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5년 생존율이 8%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중앙암등록본부, 2014). 췌장암은 국소 장기인 췌장에서 발생하지만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1차 항암화학요법부터 가이드라인, 치료 목표, 임상적 전문성, 약물과 바이오마커 진단 가능 여부, 비용 등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사용 가능한 전이성 췌장암 치료제로는 gemcitabine 단독요법, FOLFIRINOX 요법,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 등이 있다.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
환자의 수행능력도 치료제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이고 종양크기(tumor burden)가 수행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은 MPACT 연구에서 목표 병변뿐만 아니라 주위 병변에서도 종양크기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그림 2>.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 사용 시 이상사례는 환자의 수행능력과 무관하게 발생했다. 고령이거나 수행능력이 좋지 않은 고위험 환자이더라도 용량 감소나 투여 일정의 조정이 필요 없이 투약되는 비율이 높았다.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과 FOLFIRINOX 요법에 대해 각각 실시된 임상시험을 비교하면,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에 대해서는 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 및 고위험군 환자까지 포함한 임상시험이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의 임상시험에서 FOLFIRINOX 요법보다 OS 중간값, ORR, PFS 중간값이 낮은 결과를 보였으나, 3등급 이상의 이상사례 발생률이 FOLFIRINOX 요법에서 높게 나타났고 특히 호중구감소증의 경우 대상 환자의 50% 정도에서 발생했다(N Engl J Med. 2011;364:1817-25). 또한 FOLFIRINOX 요법은 chemoport를 착용하고 2주에 한 번씩 내원해야 하는 등 치료 편의성이 떨어지는 데 반해 nab-paclitaxel + gemcitabine은 투여 시간 자체가 짧고 병원 방문 빈도도 FOLFIRINOX 요법보다 낮다.

Q&A
Q: 2차 치료에 대한 현재 권고사항은 어떻게 됩니까?
A: 현재 2차 치료에 대해서는 보험이 되는 약물이 없기 때문에 임상시험 약물이 있으면 가장 먼저 투여하고, 이후 보험이 적용가능한 약물을 투여하고 있습니다.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의 안전성   

강정훈
경상의대 교수
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Nab-paclitaxel의 특성
Paclitaxel은 doxetaxel 용해도의 2%에 불과할 정도로 용해도가 낮아 피마자유와 에탄올의 혼합물 용제와 함께 투여해야 한다. 그런데 nab-paclitaxel은 paclitaxel을 나노 알부민과 결합한 약물로 용제 없이 투여가 가능하다. Nab-paclitaxel은 체내에서 알부민과 결합된 형태 또는 유리 paclitaxel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알부민과 결합된 형태만이 항암 작용을 하고 유리된 paclitaxel은 독성을 나타내게 된다. Paclitaxel도 체내에서 용제와 결합된 형태 또는 유리 paclitaxel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유리 paclitaxel의 비율에서 두 약물이 차이가 있으므로 독성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신경병증과 근육통
Nab-paclitaxel + gemcitabine 사용 시 나타나는 이상사례는 paclitaxel 사용 시 나타나는 이상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신경병증의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는데 oxaliplatin과 비교했을 때는 신경병증의 측면에서 더 안전한 약물인 것으로 보인다.
Oxaliplatin 투여로 신경병증이 발생한 환자 108명을 25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투약 중단에도 불구하고 신경병증이 악화되는 Coast 현상이 25%의 환자에서 나타났고 침통각(pinprick sensibility)의 상실은 약 58%의 환자에서, 진동감각(vibration sensibility)의 상실은 약 83%의 환자에서 나타났으며 25개월 이후에도 30% 이상의 환자에서 National Cancer Institute (NCI) 1~3 등급의 독성이 나타났다(Oncologist. 2011;16:708-16).


반면, MPACT 연구 결과 nab-paclitaxel 투여 시 3등급의 말초 신경병증은 17%의 환자에서 나타났고 4등급의 말초 신경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는데, 3등급의 말초 신경병증이 1등급 이상 개선되는 데 걸린 시간은 29일 정도였고 이후 nab-paclitaxel를 다시 투여한 환자는 44%였다.
유방암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paclitaxel로 인한 신경병증은 약물의 용량 및 투여 회수 의존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근육통은 용량과의 상관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Paclitaxel 투여 후 발생하는 근육통과 신경병증을 급성통증으로 통합해 분석한 결과, 투여 3일째 통증의 정도가 가장 심했다가 7일째에 가라앉는 것으로 나타났다(J Clin Oncol. 2011;29:1472-8).


결론적으로 nab-paclitaxel 투여 시 발생하는 이상사례는 paclitaxel 투여 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발열, 근육통, 신경병증 등이고 용제가 들어가지 않아 용제로 인한 독성은 경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에 대한 Nab-paclitaxel의 국내 사용 경험   

최혜진
연세의대 교수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증례 1: Nab-paclitaxel의 유용성
췌장 머리 쪽에 T3N1 상태의 암을 진단받은 후 내시경적 역행성 담관배액술(endoscopic retrograde biliary drainage, ERBD)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53세의 남성 환자에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시행(concurrent chemoradiotherapy, CCRT)했다. 이후 십이지장 천공, ERBD의 malfunction, 담관염, 간전이가 발생했다. 우선 담낭절제술과 간공장문합술, 십이지장공장문합술 등을 시행했다. 환자는 수술 후 KPS 점수가 70이었으며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CT상에서는 간전이 악화와 암종증이 발생했다.


임상시험에 등록돼 nab-paclitaxel + gemcitabine을 투여 받은 후부터는 체중 증가 등 환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이 개선됐다. Response Evaluation Criteria In Solid Tumors (RECIST) 기준에 의한 분석에서도 부분관해(partial response)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1차 항암화학요법의 비용효율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약가 자체는 nab-paclitaxel이 FOLFIRINOX 요법보다 고가이지만 FOLFIRINOX 요법은 G-CSF 추가 투여가 필요하고, 투여로 인한 열성 호중구감소증, 설사 등 이상사례 발생이 빈번해 이로 인한 비용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Goldstein D, et al. ASCO GI Symposium 2015. Abstract 368).


현재 국내에서는 FOLFIRINOX 요법에 대해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nab-paclitaxel은 전이성 췌장암에 대해서만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는데, 그 외 췌장암에 대해서도 확대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의 2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42명의 절제 가능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nab-paclitaxel + gemcitabine 요법 후 수술을 진행했는데 88%의 환자가 수술을 받았으며 이때 1 mm의 마진을 남긴 R0 절제율이 52%로 나타나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으로 충분히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A Barbour, et al. ASCO 2015).

증례 2: 독성과 효과의 상관관계
왼쪽 복부의 통증으로 내원한 67세의 남성 환자의 CT 촬영 결과 췌장 몸통과 꼬리 쪽에 6 cm의 종양이 발견됐으며 위, 비장의 동맥/정맥 침습, 림프절 전이, MRI 검사상 복막의 광범위한 전이(peritoneal seeding)가 나타났다. 임상시험에 등록돼 2016년 1월부터 nab-paclitaxel + gemcitabine 투여를 시작했는데, 투여 후 2등급의 말초 신경병증이 발생했다.


MPACT 임상시험의 하위연구로 말초 신경병증과 생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3등급의 말초 신경병증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1개월 이내에 회복됐으며 3등급의 말초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에서 생존율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Eur J Cancer. 2016;52:8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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