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호 한림의대·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서론
당뇨병 환자에서 항당뇨병 약제를 사용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과연 대혈관 합병증인 심근경색증, 뇌졸중 발생을 줄이는지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많은 연구들이 나왔으나 명확한 효과를 보인 약제는 없었다.

최근 UKPDS에 등록됐던 환자를 연구종료 후에 10년간 추적관찰 연구가 나왔는데, 초기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을 잘 관리했더니 오랜 시간 후에 심혈관사건 발생을 감소시켰다는 결과이다. UKPDS가 20년간 진행된 연구이고 이후 10년간 더 살펴본 연구이므로 30년간의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혈당관리가 대혈관 질병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보인 것으로서 혈당조절, 죽상경화증 억제, 심혈관사건 감소의 일련의 과정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장시간이 필요하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고혈당은 단백질의 glycation에 의한 혈관의 죽상경화 조장으로 이어지므로 혈당조절이 혈관질환 개선과 임상사건 발생을 감소시킬 것이라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동안의 당뇨병 치료 연구에서 대혈관질환과 사망 감소에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술하였듯이 장기간의 연구기간이 필요하다는 것과 당뇨병 초기부터 혈당관리를 해야지, 이미 죽상경화증이 많이 진행한 환자에서는 혈당강하만으로 혈관의 죽상경화를 되돌리거나 진행을 억제하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은 스타틴 연구나 항혈전제, 항응고제 사용 연구에서도 보여지는데 이미 죽상경화증이 많이 진행해 장기 손상이 와있는 만성 신부전 환자, 투석 환자, 만성 심부전 환자, 심한 승모판 협착 환자에서는 이러한 약제를 사용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하고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결과가 그것이다. 또한 최근 임상연구에서는 환자들이 표준치료, 즉 스타틴, 항혈전제, RAAS 억제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약제들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혜택에 더하여 추가적인 이득을 당뇨병 약제를 통해 얻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본론
그러한 면에서 EMPA-REG OUTCOME 연구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의 기본 설계와 주요 결과를 살펴보겠다.

▶ 연구설계
7020명의 환자를 2년간 전세계에서 등록하였고 평균나이 63세, 남자 72%, 아시아인이 22%였다. 모든 환자가 심혈관계 고위험 환자였는데 관상동맥 협착증이 있는 환자가 99%, 다혈관(multivessel) 질환자가 50%, 이전 심근경색증 병력환자가 47%, CABG 시행받은 병력 35%, 뇌졸중 24%, 심부전이 10%였다. 당뇨병 유병기간은 5~10년이 25%, 10년 이상이 57%로 82%가 5년 이상의 당뇨병 유병력을 가졌다. 심혈관계 측면에서 매우 고위험의 당뇨병 환자가 등록 됐다. 사용 약제는 항고혈압제 95%, 스타틴 77%, 아스피린 93%, 클로피도그렐 11%, 와파린 6%였고 각 군 간에 차이는 없었다. 무작위 배정했는데 10mg/day군, 25mg/day군, 그리고 위약으로 배정했고 중간값 3년간 추적관찰했다. 일차 목표점은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발생이었다
결과는 엠파글리플로진에서 일차 목표점 발생이 10.5% 대 12.1% 로 의미 있게 적었고(P=0.04 for superiority), 심혈관계 사망에서도 3.7% 대 5.9%로 의미 있게 적었다. 이는 38%의 상대위험도 감소이다. 전체 사망과(5.7% 대 8.3%) 심부전에 의한 입원도(9.4%대 14.5%) 엠파글리플로진에서 의미 있게 적었다. 그러나 심근경색증은 통계적 차이는 없었으나 4.8% 대 5.4%로 적은 경향을 보였다.

▶ 논평
연구결과에서 흥미로운 것은 일차 목표점에서 우월성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비열등성 임상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심혈관계 사망, 전체 사망, 심부전 입원이 모두 매우 의미 있게 적었다는 점이다. 매우 고위험의 죽상경화증을 이미 가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단지 3년간의 항당뇨병 약제 사용으로 이러한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 것은 단지 혈당조절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이미 전술한대로 대혈관에서 죽상경화증의 발생 병태생리상 이미 확립된 죽상경화증 환자에서 이러한 단기간의 항당뇨 치료가 대혈관 합병증과 사망을 감소시키기에는 환자의 중증도와 약제 사용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혈당강하 이외에 추가적인 효과인 혈압, 체중, 체액 감소효과를 그 주요 기전으로 조심스럽게 제기할 수 있다. 비록 요로감염과 체액량 감소라는 단점이 고령의 여성에서 사용하는데 제약이 될 수도 있으나 짧은 기간 사용으로 사망을 감소시킨 최초의 항당뇨병 약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매우 기대되는 약제이다.

특이 약물의 기전이 콩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고 당과 더불어 수분을 제거하는 효과를 생각한다면 심장내과 의사의 관점에서 주로 허혈성 심부전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서 매우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뇨제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이뇨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항당뇨병 약제인 TZD가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많은 이론적, 임상적으로 유익한 근거들이 있는데 이 약제의 치명적 단점인 수분 저류, 심부전 약화, 부종을 해결할 병합요법 약제로서의 역할을 SGLT-2 억제제가 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고 있다.

결론
SGLT-2 억제제는 향후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TZD와 병합요법으로서 매우 유용한 항당뇨병 약제로 사용될 것이다. 특히 심혈관계 위험도가 매우 높은 심근경색증을 경험한 환자, 심부전 환자에서 그 역할이 매우 기대되는 약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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