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A-REG서 입증 DECLARE-CV 연구도 재현될까?

지난해 유럽심장학회(ESC 2015)에서 발표된 EMPA-REG OUTCOME 연구를 놓고 클래스 이펙스(계열 효과)가 다시 한번 연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MPA-REG OUTCOME 연구는 당뇨약의 심혈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무려 7020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안전성을 검증한 연구인데, 최종 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이 위약대비 복합적 심혈관 사망을 14% 더 줄이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심부전 개선 효과가 위약대비 35% 더 높았는데 이를 놓고 해외 심장석학들은 심부전 환자를 위해서는 SGLT-2 억제제를 써야한다고 말할 정도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많은 약물이 심혈관 예방 연구를 진행해 위약과 비열등성을 입증했지만, 오히려 이를 넘어서 사망까지 줄인 것은 처음이다. 이를 통해 당뇨약도 충분히 심혈관 예방약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 것이다.

연구의 파장은 실제 임상에서도 서서히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여 목록에 등재된지 일 년도 안돼 SGLT-2 억제제가 11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올해는 EMPA-REG 효과로 상승세가 더욱 가파른 상황이다. 업계는 이미 검증된 수 많은 당뇨약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번 선전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관심은 이러한 효과가 또한번 재현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같은 계열 중 발표를 앞두고 있는 유력한 연구는 DECLARE-CV OUTCOME이다.

 
무려 1만7000명이라는 사상 최대의 대규모 환자가 참여하며 다파글리플로진과 위약을 비교해 심혈관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발표는 오는 2018년으로 해외 유수학회에서 공개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SGLT-2 억제제의 기전상 클래스 이펙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의대 김신곤 교수(내분비내과)는 "같은 계열의 효과가 90~95% 공유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변이 없는 한 EMPA-REG 효과가 DECLARE-CV에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다. 서울의대 임수 교수는 "클레스 이펙트 효과는 있을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DPP-4 억제제가 심부전 측면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 듯 뚜껑은 열어봐야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이유는 두 연구의 참여기준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발표된 EMPA-REG OUTCOME 연구는 다소 고위험 환자가 참여했다면 DECLARE-CV연구에서는 그보다 위험이 더 낮은 환자가 참여했다.

김 교수는 "이벤트 드리븐(이벤트가 발생하면 종료되는 기준) 연구이기 때문에 위험도가 낮으면 그만큼 사건이 생길 시간도 오래 걸린다. 때문에 연구기간도 6년이라는 긴시간동안 진행되는 것"이라며 "DECLARE-CV에서도 심혈관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 저위험군 환자에 대한 또다른 근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어쨋든 EMPA-REG 연구에 이어 DECLARE 연구에서도 심혈관 예방 및 사망률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경우 당뇨약 처방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서는 처방 권고도 또한번 바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당뇨약들의 심혈관 예방효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어, 당뇨약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오는 6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리라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인 LEADER 결과가 발표되는데 비열등성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총 9340명의 제 2형 당뇨병 환자이면서 심혈관 위험 요소를 동반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리라글루타이드와 위약을 비교한 것이다.

김 교수는 "서양과 다르다고 하지만 국내 당뇨병 환자들도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을 모두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위험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런 면에서 볼 때 혈당을 조절해주면서 체중도 낮추고 혈압조 조절해주는 당뇨약들의 필요성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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