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분석학자 프로이트 박사가 지적하였듯이 사람의 본능에는 에로스와 타나토스 즉 성욕과 죽음에 대한 본능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성욕은 창조의 근원이며 죽음에 대한 본능은 파괴의 근원이라 하겠다.
그런데 실제에 있어서 이 두 가지 욕망은 서로가 얽혀서 새로운 것으로 변신되었다. 즉 에로스의 본능에 타나토스가 병적으로 합해지면 그 사람은 강간, 가학 또는 피학적 성행위, 수간 등의 변태적 성행위를 하게 되며 그 정도가 약하면 절시증(竊視症, 몰래 들여다보는 이상 성격), 포르노그래피에의 집착 등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며 만일 타나토스가 너무 지나치게 강하면 자학적 성행위, 살인, 강도 등을 저지르고, 국가 단위일 경우에는 잔인한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타나토스는 오히려 재생의 희망이 되기 때문에 개인적, 문화적으로 좋은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가 죽은 꿈을 꾸고는 길몽이라고 되풀이한다. 이른바 자신의 어떤 부분을 죽이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지는 사람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에로스만 존재하면 문화적 성취란 있을 수가 없다. 즉, 이성에 대한 성욕이 너무 지나치면 자기 자신의 과제나 업적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에로스와 타나토스와 관련된 그림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림 1은 화가 니클라우스 마누엘(Niklaus Manuel Dentsch, 1484-1530)의 작품 `죽음과 소녀`(1517)이다. 누더기 옷처럼 너덜너덜한 살가죽을 뒤집어쓴 죽음이 소녀와 다정하게 키스를 나누고 있고, 그의 왼손은 대담하게 스커트 속을 더듬고 있다.
 이를 뿌리치기나 하려는 듯 소녀의 손이 그의 손을 붙잡고 있다. 하지만 이 형식적인 저항이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표현이며 어떻게 보면 소녀는 오히려 이를 즐기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이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는 젊은 여성들에게 경고를 주는 것이다. 즉 정욕에 사로잡히는 것은 곧 죽음과 키스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으로 성기가 망가진다는 것은 결국 인생이 망가진다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가문까지 망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를 표출한 에로스와 타나토스에 관계되는 문신이 그림 2이다. 즉 그림 1과 같이 죽음의 표현인 해골의 손이 여성 성기를 만지고 있다.
 그림 3은 남성의 음경이 덴구(天狗)라는 괴물의 코가 되어 새겨진 문신으로 이 괴물은 초인적인 힘과 통찰력을 지녔는데 이 남근도 그런 힘을 지녔다는 것을 과시한다. 그러나 `들어가면 죽인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림 4는 여성의 성기 위에 새겨진 오니(鬼,도깨비)의 문신으로서 이 도깨비 역시 힘이 세고 신통력을 지녔기 때문에 여근을 지키는 수문장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만일 어떤 것이건 들어오기만 하면 신통력으로 `모두 죽인다`라는 것을 암시한다.
 즉 `들어가면 죽인다`와 `들어오면 죽인다`는 것은 살아있던 것이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 죽으면서 사정되어 나온 정자와 난자의 결합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 즉 삶을 의미하는 것이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한길로 통하는 것을 표출한 문신이라 하겠다.
 생과 사 그리고 성을 동시에 표출한 문신이 그림 5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삶, 사랑 그리고 죽음은 다 같이 행복한 것이라 했다.
불사의 상징 `소용돌이`
 마오리족에는 불사에 관한 신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즉 소용돌이(spiral)는 에너지의 흐름을 나타내기 때문에 소용돌이는 불사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였으며 그들은 오늘날까지도 이를 믿고 몸 특히 얼굴에 소용돌이 문신을 새긴다.
 전설에 의하면 죽은 뒤에 혼은 몸에서 분리되어 마귀할멈과 만나게 되는데 마귀는 소용돌이 문신이 새겨져 있던 몸에서 온 혼에게는 `생명의 땅(maura)을 지나 불사의 땅(bauro)으로 가라`라는 주문으로 혼의 눈을 뜨게 하여 불사의 땅으로 편히 가게 하지만, 만일 소용돌이 문신이 없으면 혼의 눈알을 파먹어 장님이 되어 불사의 땅을 찾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우리 족은 그림 6과 같은 소용돌이 문신을 얼굴, 어깨<그림 7>, 엉덩이<그림 8> 등에 새긴다는 것이다. 이런 것으로 인해 소용돌이는 불사를 나타내는 무늬로 문신계에서는 통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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