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Genetics1 3월 15일자 온라인판

비만과 당뇨병이 향후 태어난 자녀에게 대물림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부모의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식습관이 정자와 난자에 그 정보가 담겨 태어난 자녀 역시 나쁜 식습관은 물론 질환 역시 대물림 된다는 것이다.

 

독일환경보건연구센터 Peter Huypens 박사팀은 Nature Genetics 3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쥐를 대상으로한 실험에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쥐를 고지방 식단군, 저지방 식단군, 정상 식단군으로 각각 분류한 뒤 6주동안 식단을 달리 섭취한 쥐들에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는지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쥐에서 체지방이 급격히 증가해 비만은 물론,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포도당 불내성이 발생했다.

이후 각군에 속한 쥐에서 채취한 정자와 난자를 대리모쥐에게 체외수정(vitro fertilization, IVF) 시켜 새끼쥐를 출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끼쥐의 식단 선호도도 부모쥐와 동일했다. 고지방 식단군을 섭취한 엄마 쥐에서 태어난 새끼쥐의 경우 비만 또는 엄마쥐와 동일한 고지방 식단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지방 식단 섭취로 인해 부모쥐가 모두 비만인 새끼쥐는 한쪽만 비만인 쥐에서 태어난 새끼쥐와 비교했을 때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은 물론 체중도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암컷쥐에서 비만이 더욱 두드려졌고, 수컷쥐는 암컷쥐보다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포도당 불내성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지방 식단을 섭취한 쥐들에서는 태어난 새끼쥐는 체중과 혈당이 모두 낮았다.

Huypens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쥐에서 정자와 난자를 모두 채취해 분석했다는 점에서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면서 "특히 부모 식습관은 물론, 질환이 자녀에게 대물림 되는 현상은 후성유전학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 자체에는 변화가 없으나 세포가 분열되는 동안 DNA 염기의 부속 구조 또는 크로마틴의 변형을 통해 유전자의 발현 양상이 변해 표현형의 변화가 생기며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처럼 Huypens 박사는 후성유전학의 정의를 인용해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생활습관에 영향받은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녀 역시 부모와 동일한 습관 또는 질환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100% 맞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후성유전학에 추가 데이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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