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시범사업 결과 발표…한국형 모델 개발·수가신설 필요

시범사업 결과, 높은 만족도를 보인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제대로 정착하려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모형 개발과 함께, 현실을 반영한 수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는 지난 25일 시범사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를 둔 병동의 입원환자 179명과 그렇지 않은 병동 입원환자 162명에게 만족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가 발표됐다.

협의체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서울대병원 일부 병동에서 1차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경험한 환자는 전문의가 입원 병원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에 대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54배 만족도가 높았다.

또 입원 직후 병실 진료의 신속성(3.27배), 통증 조절(3.02배), 면담 시간 만족도(3.46배), 검사와 치료계획 등과 관련한 입원 중 설명(3.37배) 등 전체적인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한 협의체 장성인 간사(연세대 교수)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호스피탈리스트들과 인터뷰를 한 결과, 직책 안전성, 근무시간, 급여, 대우 등을 개선사항으로 꼽았다”며 “병원들도 호스피탈리스트의 지원이 있을 경우 70~80%가량은 채용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장 간사는 “인력에 직접 연결되는 보상인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필요하다”며 “전문의 전담의 24시간 상주 모형이 이상적이지만 근무시간 등 여선의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으며, 현실적 지원과 채용을 위해 수가 수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 장성인 간사.

그는 이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환자, 의사, 병원, 모두의 이해가 충족되는 제도로써, 모두의 이익을 위해 현실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토론회에서는 실제로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충북대병원의 사례가 소개됐다.

충북대 김기배 교수는 “현재 충북대병원에 맞는 제도로 정착하기 위해 업무구조를 수정하고 있다”며 "직종에 대한 불안감으로 적절한 인력 수급이 어렵다.호스피탈리스트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직종인지, 재직기간이 향후 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안정적 보수로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야간, 휴일에는 교수 책임 하에 환자를 관리하지만 인계의 문제와 입원 전담의라는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제안했다.

한국에 맞는 모델, 현실 반영한 수가 신설해야

▲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는 지난 25일 시범사업 토론회를 개최했다.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모델을 찾는 한편, 현실을 반영한 수가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데 참석 패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김대하 기획이사는 “대전협 입장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은 적극 찬성”이라며 “전공의특별법으로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공백을 채우기 위해선 호스피탈리스트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공의를 위해 호스피탈리스트가 필요하다는 시선에 대해선 경계심을 드러냈다. 호스피탈리스트가 필요한 건 어디까지나 환자 안전을 위해서지 전공의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그는 “전공의의 근무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호스피탈리스트가 필요한 게 아니다”며 “전공의는 전체 의사 중 가장 미숙하고 의료계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의사임에도 중환자라든지, 사고를 당하거나 문제가 있는 환자 치료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우용 의무이사는 “호스피탈리스트는 전공의의 근무공백을 메우기 위한 존재가 아닌, 의사의 수련제도, 근무형태, 의료전달체계 등 우리나라 의료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시초가 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지면 제도가 흐지부지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무이사는 “입원환자에 대한 안전과 질 향상에서 호스피탈리스트는 더 큰 당위성을 갖는다”며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는 제대로 된 수가를 챙겨주고, 제대로 된 전문의가 환자를 치료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정착을 위해선 국민의 설득과 함께 호스피탈리스트가 되겠다는 인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해 수가를 부담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제도를 잘 만들어도 근무할 의사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에 이 둘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청중 질의에서는 대전협 송명제 회장이 현재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 대해 복지부와 수가 신설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 의무이사는 “아직 수가에 대한 논의까지 진행되지 않았다”며 “호스피탈리스트 모델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논의가 끝난 뒤 수가개발을 하는 단계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또 대한내과학회 이동기 총무이사도 “수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있다”며 “수가 문제가 나오면 밥그릇 싸움이라는 논란이 항상 나오는데 호스피탈리스트 만큼은 필요성, 정당성이 확보됐고, 환자단체까지 반기고 있기 때문에 조금 수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는 “환자단체에서도 어느 정도 추가부담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정부와 제대로 된 합리적인 수가체계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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