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적으로 만나 고민을 들어보라”...지적보다 스스로 해결방안 찾도록 유도

 

사례 # 1
내과를 운영하는 박 모 원장은 간호사 한 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들이 "간호사가 너무 불친절하고 쌀쌀맞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환자들이 그 간호사를 거부하거나 전화로 컴플레인을 호소하기도 한다. 친절하게 환자를 대하라고 지시해도 간호사는 "나는 친절하게 대한다. 내 태도에는 문제가 없다"라는 답만 내놓기가 일쑤다.


사례 # 2
한 대학병원은 A 전공의와 간호사들의 불협화음으로 고민이 깊다. 이 전공의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은 물론 말을 끊고, 자기 방식대로 말을 해 간호사들의 원성이 높다. 끝내 간호사들은 병원에 사건보고서를 작성해 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20% 관심직원이 80% 사고 유발

고객과의 잦은 트러블, 내부 직원과의 불협화음 등 문제를 일으키는 병원의 '관심직원'. 정의는 내•외부고객과의 서비스 갈등 상황을 자주 유발하며 관계역량이 부족한 직원을 말한다.

일반조직과 마찬가지로 병원의 직원도 크게 일반직원, 관심직원, 문제직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직원이 약 90% 이상을 차지하고, 관심직원 10% 정도이고 그 안에 문제직원이 포함돼 있다.

조직 내 한 사람으로 인해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고, 우수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난다는 '썩은 사과이론(Bad Apple Theory)'. 전문가들은 관심직원이 썩은 사과 이론에 나오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의 사고 유발자들이 80%의 사고를 내고 있어, 잘 관리하지 않으면 고객의 불만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병원 이미지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그야말로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이란 얘기다.

* 관심 직원에 대한 7가지 실수 
 
1. 둥글게 둥글게 - 의미 없는 말만 해준다.
2. Tell & Sell -  안 된다는 말만 해준다. 
3. 모르는 게 약이다- 모른 척 한다.
4. 자기중심의 덫 - 내 중심으로 판단한다. 
5. 솔로몬 스타일 - 본인 도덕기준으로 판단한다.
6. 흑백비전 - 긍정적인 면은 보지 않고 부정적인 면만 본다. 
7. 부정성의 위험 - 나쁜 것부터 인식을 한다.

 자료: 비엔에스 커뮤니케이션즈

비엔에스 커뮤니케이션즈 이영혜 강사는 "관심직원은 타고난 기질 즉 고객을 응대하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어두운 성격을 가진 사람일 확률이 높다. 또 같이 근무하는 동료나 선배의 모습을 보고 나쁜 영향을 받은 후천적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환경이 관심직원을 만들 수 있다. 곱게 자란 전공의들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클 때도 관심직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강사는 관심직원은 크게 불만불평이 많은 '매사불만형', 고객을 가르치려는 '티칭형', 불친절한 '찬바람 쌩쌩형', 극단적인 '모 아니면 도형', 의욕이 없는 '무기력형' 등으로 분류했다.

관심직원의 근본적인 고민을 파악하라

전문가들은 관심직원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식교육을 바탕으로 동기부여, 병원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을 제시한다. 관심직원이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도록 공지나 메일을 보내는 것은 소극적인 해결방법이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그 직원이 어떻게 환자를 대하는지, 동료들과 어떻게 의사소통 하는지 등에 대해 모니터링해 보여주는 것이다.

동기부여도 중요하다. 고객민원의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관심직원에게 인생에서 추구하는 단어를 5가지 선정하게 하고,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상담을 진행한다. 또 관심직원이 자신의 장•단점과 강점•약점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SWOT 분석을 하게 한다.

이 강사는 "관심직원과 면담을 진행할 때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심직원의 진짜 고민을 파악할 수 있는 비공식적인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억지로 동기부여를 한다든가 현재의 문제를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덧붙인다.

비엔에스 커뮤니케이션즈 임소라 대표는 관심직원들이 스스로 어떤 의사소통을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관심직원 문제를 해결하는 또 다른 방법은 조직에서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문제가 생겼을 때 무조건 직원 책임으로 돌리거나 경위서를 쓰도록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 관심직원의 강점을 발견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병원의 목표와 일치하도록 하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인사부서와 협의를 통해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거나 협의회 등을 이용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서울의 S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관심직원이 있으면 교육을 통해 시정을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견된 직원은 자료를 취합해 부서 이동 또는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밥 먹으면서 얘기 좀 할까요?”

관심직원 문제를 해결하려는 병원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1년 동안 고객에게 컴플레인을 많이 받는 직원을 대상으로 1:1 면담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병원은 분기별로 고객들의 불만이 접수된 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 클리닉을 열고 있다.

민원이 1회 접수되면 부서장과 식사를, 2회 접수되면 부원장과 식사 등 재미있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병원도 있다. 다빈도 불만직원에 대해 교육을 실시한 후 불만이 세번 접수되면 퇴사시키는 삼진아웃제를 실시하는 병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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