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김수환 추기경 선종일에 맞춰 기증해 뜻깊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7주기(2월 16일)를 맞아 '희망의 씨앗 심기' 장기기증 희망 등록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병원장 승기배 교수)에서 고귀한 생명 나눔이 실천되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고 문춘근(남, 58세, 세례명 에드먼드) 씨로 지난 92년 폐결핵을 진단 받아 우측폐엽절제술을 받은 바 있었다.

지난 2월 8일 객혈과 함께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내원 당시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 시행 후 소생되어 내과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경과 호전되지 않고 뇌사 소견을 보이기 시작해 2월 17일 장기이식센터 뇌사판정위원회에서 뇌사판정을 받아 뇌사로 결정되었다.

고 문 씨의 장기는 17일 저녁 6시, 각 장기 수혜 병원 의사들의 집도로 적출되었으며, 간장, 신장 2개, 각막 2개 기증을 통해 총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고인의 아들 문광욱 씨(남, 31세) “평소 부친께서 살아생전 장기기증에 대한 희망이 있었고 모친도 15년 동안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 등 부모님 모두가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셨다”며 “김수환 추기경 선종 기일에 맞추어 아버지께서 좋은 일에 보탬이 되셨다하니 온 가족 모두가 아버지를 잃은 슬픔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고인의 발인은 19일 오전 7시 30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과 친지,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거행되었으며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기 기증 희망자는 지난해 100만명이 넘었고, 특히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해 18만 5천명으로 장기기증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뇌사 기증자 수는 인구 100만 명당 9명으로 스페인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