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연구결과 나와…FDA, 제조사에 경고문구 요구

1987년 플루오세틴이 미국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음으로써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는 우울증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약물이었다. SSRI는 도입된 이래로, 삼환계 항우울제, MAOI (monoamine oxidase inhibitor) 등의 기존 우울증 치료제에 비해 안전하고 부작용도 낮은 약물로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SSRI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SSRI가 자살 성향을 높이고 정신적 의존을 유발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어온 문제다.
 영국 웨일즈 대학의 휘태커 교수는 2003년 9월 J Psychiatry Neurosci.에 SSRI와 자살 성향의 증가에 대한 기존 연구 검토 결과를 게재했다.
 기존 임상연구를 검토한 결과 SSRI는 몇몇 환자의 경우 자살성향을 감소시키는 반면, 위약에 비해 자살률을 높일 위험이 약 2.4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같은 결과가 역학연구에서도 관찰됐다.
 2003년 6월 아동에서 파로세틴이 위약보다 자살성향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으며 지난 6월 뉴욕주가 파로세틴 제조사인 GSK를 대상으로 임상연구 결과 은폐에 대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아동에서의 SSRI 이용과 자살성향 증가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에서는 플루오세틴을 제외한 SSRI는 아동에게 사용하는 것이 허가되어 있지 않지만, 아동 우울증 치료제가 따로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의사들의 판단에 따라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SSRI가 아동에게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그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별로 실시된 바가 없으며 행해진 연구가 모두 발표되지도 않았다. 2004년 4월 영국 런던 대학의 휘팅턴 박사는 Lancet에 `아동 우울증 치료에 SSRI 사용: 발표된 데이터와 미발표 데이터의 검토`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휘팅턴 박사는 룕발표 데이터는 SSRI가 위험에 비해 효능이 뛰어남을 나타내지만 미발표 데이터를 합해 분석하였을 때는 플루오세틴을 제외한 SSRI는 위험이 효능을 상회함을 나타냈다룖고 밝혔다.
 이렇게 SSRI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올해초 미국식품의약국은 SSRI 제조사에 `성인 및 아동에게 SSRI를 사용할 때 우울증 악화 또는 자살성향 증가에 주의해야 한다룑는 경고문 삽입을 요구했다.
 또한 아동우울증 치료에 SSRI를 이용한 기존 임상연구 데이터 분석을 전문가에게 의뢰해, 지난 20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식품의약국은 분석결과에 대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집하는 회의를 9월중 개최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우울증 자체가 자살성향을 높이고, 많은 우울증 환자가 SSRI를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SSRI와 자살성향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아동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임상연구를 실시하는 것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아동에서 이러한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서 SSRI의 안전성에 대한 결론이 내려져야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와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 모두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릴리와 GSK 등 SSRI 약물 개발사는 모든 임상시험결과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는 SSRI 항우울제에는 플루오세틴, 플루복사민, 파로세틴, 시탈로프람, 세트랄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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