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0명 발생...치료법 화학요법에 의지 재발 높아 환자들 고통

 

난소암 환자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지만 보장성 정책은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난소암은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함께 3대 여성암으로 꼽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발병률과 인식부재로 오랜시간 외면 받고 있다.

그사이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 현재는 연간 2000명이 발생할 정도로 주요 암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환자는 늘고 있는데 치료법에 대한 급여화는 10년 전 비해 큰 진전이 없다. 이를 개선코자 지난해 연말에는 국회가 난소암 환자를 위한 보장성 국회토론회를 열고 급여개선을 성토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답보상태다.

난소암 환자 2012년 1775명 2.53%

난소암은 나팔관을 포함, 난소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단 암이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상피세포암, 배세포종양, 성삭기질종양으로 나뉘는데 이중 상피세포암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한다. 다시 상피세포암은 세포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장액성 난소암, 점액성 난소암이 주를 이룬다.

올해 1월 대한부인종양학회지인 JGO에 따르면, 상피세포암의 발생환자는 1999년 922명에서 2012년 현재 1775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발생률도 10만 명당 3.52명에서 4.79명으로 시나브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난소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으나 학계는 늦은 출산과 조기 폐경에 따른 잦은 배란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문제는 다른 부인암과 달리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그 이유는 비교적 치료가 수월한 1, 2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큰 조직(암)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초음파 상으로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자가 진단하는 방법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이런 부재로 발견 당시 암기는 대부분 진행단계 3기나 4기가 많다. 때문에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62% 밖에 안 된다. 같은 부인암인 유방암은 91.5%, 자궁경부암 80.1%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또한 암환자들의 생존율이 계속 올라가는 것과 달리 난소암은 오히려 더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난소암도 초기에 발견하면5년 생존율을 최대 93%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며, 2기에만 발견해도 74%로 생존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 하지만 3기에는 23~41%로 떨어지며 4기에는 11%로 극히 낮다.

보장성 정책도 소외돼

이처럼 진단율도 떨어지고 생존율도 떨어지는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시키려면 초기의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마저도 배제돼 있다.

난소암의 첫 번째 치료법은 수술이다. 수술을 통해 조직을 최대한 제거한 다음 1차 치료로 항화학요법을 통해 남은 조직을 제거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하지만 진행성인 경우 상당수가 1차 치료를 받더라도 15개월 전후로 재발하며, 반복되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1차 치료에서 표적치료제와 같은 강력한 치료옵션을 사용해 재발가능성을 낮춰야한다는 의학적 요구가 거세지만 급여는 쉽사리 허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난소암 1차 치료약제(급여)는 오래된 세포독성 항암제(화학요법)간 조합만이 가능하다.

현재 학계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표적항암제인 베바시주맙을 난소암 1차 치료로 급여화하는 방안이다. 지난해 11월 국회토론회에서도 이문제가 거론됐지만 복지부는 여전히 비용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시 대한부인종양학회 임명철 보험위원 역시 "난소암은 10년 전 약물을 사용할 정도로 치료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표적치료제의 신약 허가, 등재기간 단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지만 복지부는 워낙 고가의 약이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하지만 학계는 베바시주맙을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생존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전체 난소암 치료비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 김재원 부인암진료권고개정위원회 위원장이자 서울의대 김재원 교수(산부인과)는 "많은 연구에서 베바시주맙을 병용할 경우 생존율 개선 및 무진행생존기간을 증가시켰다"면서 따라서 조기에 사용하면 환자들의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늘어난다"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른 부인암 환자와 형평성을 맞추려면 일부 약제의 급여는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은 여성암 중 가장 낮은데 신약조차도 보험을 해주지 않고 있어서 문제"라며 "반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표적치료제까지도 1차 치료에서 급여가 가능해 형평성 논란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베바시주맙은 2차 치료는 인정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그간 학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8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진료지침 권고안 마련

이런 장벽을 허물기 위해 대한부인종양학회도 국내 진료지침과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베바시주맙을 1차 치료에도 포함시키는 등 6년 만에 부인암 진료권고안을 내며 난소암 보장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교수는 "늦은 결혼, 저출산 등 사회적 변화와 환경 변화 그리고 유방암 등 기왕력 등으로 난소암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뒤늦게 발견되면 생존율이 극히 낮은 질병인 만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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