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삼양바이오팜, 대웅-LG생과 파트너로 나서

유력품목을 놓고 제약사간의 이별과 만남이 한창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다국적사와 결별한 국내사들이 또다른 국내사와 결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BMS의 항암제 '탁솔'을 7년간 판매했던 보령제약은 지난해 말 계약이 종료된 후 삼양바이오팜의 '제넥솔'을 가져왔다.

제넥솔은 탁솔의 경쟁제품으로 2001년 순수 독자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이다.

대웅제약은 MSD의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를 보낸 자리를 LG생명과학 '제미글로'로 메웠다. 같은 DPP-4억제제 계열 당뇨약으로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된 셈이다.

이처럼 보령제약과 대웅제약이 다국적사와 결별하고 국내사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이들의 행보는 '국내사간의 시너지 기대'와 '질환 및 제품 전문성 유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국적사와의 공동판매는 외형매출을 키우는데 필승의 전략이다. 때문에 국내 상위사들은 적어도 한 두품목는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사가 가진 제품력, 국내사의 영업력과 정보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협업을 하더라도 계약 종료시점에서는 수평적 파트너 관계가 수직적 주종 관계에 가까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탁솔건도 업계에서는 7년간 맺어온 파트너십이 BMS의 내부방침에 따라 일방적인 통보로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도 MSD와 협상과 재협상을 거듭했지만 계약이 어이지지 못했다.

반면 국내사간의 협업은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이라는 목표아래 동반자적인 모습에 가까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국내 제약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유망제품에 대한 공동판매는 손쉽게 외형적인 성장을 이룰 수는 있지만 일방적인 계약해지 등에 대한 불안감을 늘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국내사간의 코프로모션도 '남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국내 제약산업 시장을 이해하는 동반자적 입장이 강해 협업하기에는 더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제품력이 뒷받침되는 국산약을 영업력까지 갖춘 국내사끼리 공동판매 한다면 시너지가 크다"며 "관련 질환에서 리딩품목으로 자리매김은 물론 국내 제약산업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회사입장에서 그간 양성해 놓은 전문인력을 썩히는 것은 손실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7년간 전담조직을 구성해 항암제 마케팅 전문인력을 육성해 놨으며 대웅제약 역시 2008년부터 자누비아를 판매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라이벌이었던 품목을 도입하면서 혼선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간 축적된 영업·마케팅 역량이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

제약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질환 및 약물에 대해 투자한 교육, 의료진들과의 네트워크 등을 썩히기에는 아깝다"며 "연결선상에서 타 제품을 가져와 집중한다면 이전 제품보다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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