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서-하]초치료 메트포르민, '비만'세션 단독 신설

미국당뇨병학회(ADA)가 최근 2016년 당뇨병 표준진료지침(The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s 2016 Standards of Medical Care)을 발표했다.
 
올해 ADA는 '환자 맞춤치료'라는 큰 틀 안에 △환자 개별 혈당 목표치 제시 △항혈소판 적용 범위 확대 △ 용어 변경 △최신 임상연구 결과 등을 반영한 진단 및 치료전략 등을 공개해 환자 개별화 접근법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다고 강조했다. 
 
ADA 최고 책임자인 Robert E Ratner 교수는 서평을 통해 "이번 지침서는 다양한 근거를 중심으로 하되 현 임상도 면밀히 고려해 환자 중심적인 진료가 가능한 실용적인 개정판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이 지침서의 전반적인 구성과 이전과 비교해 수정된 부분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방대한 분량의 2016년 지침서 내용 가운데 꼭 알아둬야 할 부분만을 '콕' 짚어 정리했다.
 
 

초치료 메트포르민 우선…A1C 9% 이상부터 2제요법

당뇨병 치료제 부분에서는 2015년판과 비교했을 때 수정된 부분은 미미한 편이다. 이미 지난해 제2형 당뇨병 약물치료 지침 안에 SGLT-2 억제제를 새로이 추가하는 등의 변화를 줬던 것도 하나의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최근 발표된 2015년 국내 당뇨병 진료지침에도 SGLT-2 억제제가 포함되면서,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새로운 계열의 약물이며, 체중 감소 등을 비롯한 기전상의 특징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ADA는 올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초치료에 메트포르민을 먼저 처방할 것을 권고했다. 내용을 보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경구약제 단독요법 1차 치료에서 메트포르민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몇 관찰 연구 및 메타분석을 통해 A1C 감소효과, 부작용, 체중증가, 저혈당 발생, 경제적인 측면 및 장기간 심혈관질환 발생 면에서 메트포르민이 초기 경구약제로 우선 선택될 수 있다는 근거가 상당수 확보됐기 때문이다(BennettWL, Maruthur NM Ann intern Med 2011;154;602-13).

더불어 지침서는 사구체여과율(GFR) 45mL/min/1.73㎡ 또는 30mL/min/1.73㎡에서도 메트포르민이 안전하게 사용 될 수 있다는 임상적 판단 하에 GFR이 낮은 환자에서 메트포르민 용량을 낮출 것을 추가적으로 요구했다.

약물병용요법의 경우 최신 약물 관련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략들이 공개됐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단독요법으로 3개월 동안 A1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메트포르민과 타 계열 약제(티아졸리딘디온, 설폰요소제,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GLP- 1 작용제, 인슐린)를 병합하도록 했다.

비인슐린 단독요법으로 3개월 동안 A1C 목표치 도달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타계열 약제를 사용하고, A1C가 9% 이상인 중증 고혈당인 경우 처음부터 2제병합요법을 시작할 것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3제요법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지침서는 2제요법을 3개월 동안 시행했지만, 환자가 목표 혈당치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3제요법으로 전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하지만 3제요법으로도 혈당조절이 어렵다면 인슐린이나 GLP-1 작용제를 추가할 것을 추천했다.

비만치료 'Must Do'
단독 세션 신설…혈당강하제 우선 고려

이 밖에 비만수술로만 다뤄졌던 부분이 생활습관 교정, 약물요법, 비만수술 등을 모두 아우르는 '비만' 세션으로 단독 신설됐다. 그만큼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의 적극적인 치료가 'MUST-DO'라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는 것.

지침서는 환자의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식이·운동요법 약물요법 비만수술요법을 단계적으로 권고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식이·운동요법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BMI가 27.0㎏/㎡ 이상인 환자는 약물요법을 주문했다.

특히 지침서는 약물치료 시 혈당강하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명시하면서 "GLP-1 작용제, SGLT-2 억제제는 체중감량 효과가 입증됐고, DPP-4 억제제는 체중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약제"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와 함께 로카세린을 포함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비만약물들도 소개해 환자의 임상 특성 등을 고려한 약물 선택의 참고안을 제시했다.

'diabetic' 당뇨병 환자로 사용 마라

용어 사용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diabetic'을 더 이상 '당뇨병 환자'를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

Robert E Ratner 교수는 "우리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지, 질병을 보는 의사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diabetic을 당뇨병 환자를 총칭하는 표현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 diabetic kidney disease 즉 당뇨병성 신장질환 등을 나타낼 경우에는 diabetic를 형용사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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