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팀, 유전에 의해 일측성 난청 발생 밝혀 ... 와덴버그 증후군 유전자 찾아내

▲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

국내 연구팀이 영유아 일측성 난청 환자의 일부는 유전에 의해 발병되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은 와덴버그 중후군에 의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측성 난청(single-side deafness)은 일반적인 난청에 비해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받진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일측성 난청 역시 난청이 있는 방향에서 소리가 들려오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를 하는 경우에는 말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소리의 방향을 구별하지 못해 성장기 학습 활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측성 난청이 있을 시에는 난청측에서 들리는 소리를 정상측 귀로 전달해 양쪽에서 소리를 듣게 만들어주는 '크로스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와우(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양쪽 귀에 소리를 전달하는 인공와우 이식술 등의 '이식형 보청기 수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일측성 난청은 새로 태어나는 신생아 약 1천명 중 1명의 비율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일측성 난청은 바이러스 감염, 두부 외상, 유전자 변형 등으로 인해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었을 뿐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팀은 내원한 50명의 환아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50명의 환아 중 4명의 환아에서 유전에 의해 일측성 난청이 발생했다는 사실과 이들 모두 색소 이상 질환과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전성 일측성 난청을 가진 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 검사(Sanger sequencing)를 실시한 결과 4명의 환아 중 2명에서 와덴버그(Waardenburg) 증후군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와덴버그 증후군이란 청각 장애와 색소 변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성 질환으로, 감각신경성 난청이나 주근깨, 새치 등의 피부 색소 이상, 눈 사이가 먼 내안각 이소증 등의 특징을 나타낸다.

이전까지 와덴버그 증후군 환자에서 드물게 일측성 난청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보고되긴 했지만, 그 누구도 일측성 난청과 와덴버그 증후군 간의 명확한 연관을 짓지는 못했었는데 이번에 최병윤 교수팀이 연구를 통해 영유아 일측성 난청 환자의 일부(8%)는 유전에 의해 발병되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은 와덴버그 중후군에 의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영유아에서 일측성 난청 증상이 나타날 경우, 형제·부모 중 주근깨나 새치 등의 색소 이상 증상이나, 내안각 이소증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아이가 한쪽 귀로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소리를 놓치고 소리 나는 방향을 인지하는데 문제가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환아가 일측성 난청의 가족력을 보유했거나 부모, 형제 중 와덴버그 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는 사례가 있는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청각 재활을 시행하여 학습 활동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저명한 국제 학술지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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