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의대 차봉교 교수

 

“이번 개정안은 국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독자적 가이드라인의 결정판이다. 개원가부터 대학병원까지 모든 임상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가이드라인으로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 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진료지침위원장(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은 ‘대한당뇨병학회 2015년판 당뇨병 진료지침’의 핵심을 이같이 정리했다. 최근 발간된 새 당뇨병 진료지침 요약본에도 “1차부터 3차 의료기관에 이르는 전국의 진료현장에서 당뇨병을 진료하는 의사, 당뇨병 치료 전문가가 사용할 수 있도록 근거수준과 명백한 편익을 바탕으로 당뇨병 치료 및 관리 지침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내 연구는 물론 현장에서의 처방 패턴, 정책 방향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실제적인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개정 과정에서는 AGREEⅡ라는 평가도구를 처음으로 적용해 가이드라인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

 

혈당조절 목표는 A1C 6.5%
위원회의 이 같은 노력은 당화혈색소(A1C) 목표치를 6.5% 이하로 고수한 부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전향적 연구인 DCCT(The 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 Trial)와 UKPDS(UK Prospective Diabetes Study)가 A1C 7.0%를 권고한 것과 달리, 이번 지침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A1C 목표를 6.5% 이하로 한다(근거수준 B)”고 명시하고 있다. 6.5%와 7.0% 중 어떤 값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약간의 논란이 있었지만, 집중치료군에서 미세혈관 합병증이 줄었다는 ADVANCE 연구(NEJM 2008;358:2545-59)와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한 DCCT, UKPDS의 장기추적 결과(NEJM 2008;359:1577-89)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초기 엄격한 혈당관리에 방점
차 위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당뇨병 초기의 엄격한 혈당관리가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게 이득”이라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A1C 조절 정도는 일본의 10년 전 수준인 만큼 그 격차를 따라잡기 전까지는 6.5%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단 새롭게 추가된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조절목표는 A1C 7.0% 이하로 정하고, 매년 2회 이상 재평가를 시행하도록 해 차이를 뒀다.

심혈관 위험인자·동반질환 종합관리해야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와 관련해서는 배리아트릭수술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수술적 치료’로 격상시킨 것이 주목된다.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 목표치는 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혈압 85mmHg 미만으로 수정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합병증으로 분류돼 있던 이상지질혈증, 고혈압이나 암 선별검사에 대한 내용은 당뇨병 관리 영역으로 옮겨 종합적인 위험인자 관리에 힘을 실었다.

스타틴을 이상지질혈증 1차치료 약제로 사용하도록 강력히 권고했으며,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 용량은 한국 실정에 맞게 100mg으로 구체화시켰다. 차 위원장은 “당뇨병 환자들의 동반질환 관리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은 심혈관질환이 아니라 암이다”며 “암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에 향후 당뇨병 환자에서 암 관리를 더욱 강조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알고리듬으로 간소화...약물요법 한눈에 ‘쏙’
다음으로 공을 들인 부분은 약물요법에 관한 알고리듬이다. 진료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가이드라인의 형식을 빌었는데 내용 면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A1C 목표치(≤6.5%)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1차약물로 메트포르민을 내세웠으며, 국내 임상자료 여부·처방빈도 및 부작용 등을 고려해 단독요법 2순위로는 DPP-4 억제제를 제시했다.

특히 알고리듬에는 지난 가이드라인과 달리 1차치료 선택에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빠졌다. 국내 환자 대상의 임상근거가 없고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점유율이 전체 당뇨병 약물 시장의 0.6%에 불과했다는 설명. SGLT-2 억제제가 가이드라인에 처음으로 등장했지만 순위가 뒤로 밀리고, 2제요법 시 메트포르민 + DPP-4 억제제 조합을 우선시 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