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국혈액학회(ASH) 2015, 최신 연구결과 대거 공개

▲ 최근 성료된 미국혈액학회(ASH) 2015 연례학술대회에는 혈액암 치료에서 유전자의 재구성으로 항종양효과를 강화시킨 'T세포의 이용'에 초점이 모아졌다.

최근 혈액암 분야에는 단연 '키메라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 T세포' 치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성료된 혈액질환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관련 연구들이 대거 공개됐다. 동학회의 학술저널인 The Cancer 11월·12월호에는 CAR-T세포 치료와 관련한 세포이식치료를 집중 조명해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것.

더욱이 올해 ASH 2015 연례학술대회에는 혈액암 치료에서 T세포의 이용에 초점이 모아졌다. 학술프로그램마저 이 분야 세 명의 주요 선두 연구자들을 특별 초청해 따로 세션을 마련했다.

△ 독일 뮌헨공과대학교 Dirk Busch 박사가 '입양면역요법(Adoptive Immunotherapy)에서 더 나은 T세포의 선택' △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 Michel Sadelain 박사는 'T세포 유전자 조작부터 CAR 치료법까지 향후 전망과 발전방향' △ 미국국립암연구소(NCI) Crystal Mackall 박사는 'B세포 종양 및 이식에서 CAR 세포 치료법의 임상적용 최신지견'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렇게까지 학계의 관심을 받는 세포이식치료, CAR-T세포 치료는 어떠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을까.

기존 면역요법은 문제가 되는 종양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체내 면역방어체계에 관여하는 세포의 활동을 자극해 치료과정 중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였다. 아직은 초기단계로 진료현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

여기에 CAR-T세포 치료법이 자리한다. 내용인 즉 세포면역에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T세포를 이용해 타깃이 되는 종양세포를 살상하는 능력을 강화시킨다는 얘기다. 타깃 종양세포의 항원을 인식시킨 T세포를 실험실적으로 증식시킨 뒤 해당 환자에 다시 주입하는 방식으로 B세포의 CD19의 발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결국 혈액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추출한 T세포를 유전적으로 재구성해 CAR이라고 알려진 항종양 수용체를 발현시키는 게 핵심이다. 강점은 무엇보다 수용체의 식별능력과 T세포가 가진 살상능력을 골고루 사용해 강력한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것. 기존 약물치료와 병용이 가능하고 향후 환자의 유전적 특징을 파악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한몫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혈액분석 결과는 기대를 모은다. 이렇게 재구성된 T세포는 환자 체내에서 오랜시간 항종양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한계는 있었다. 이를 투여한 환자들에선 부작용으로 상당한 염증반응이 관찰됐는데, CAR-T세포의 적용 가능성을 놓고 근거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CAR-T세포 치료제 개발 선두권 3인방, 연구결과 속속 공개

 

이번 학술대회기간엔 일명 '디트로이트 3인방 제약'의 연구결과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주인공은 주노 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 카이트 파마(Kite Pharma), 노바티스.

이들 3개 회사는 향후 혈액암 치료제 분야를 달굴 약물로 CAR-T세포 치료제를 지목하고 그에 대한 성과를 하나 둘 내놓기 시작했다. 실제 몇 년전부터 면역치료제와 CAR-T세포 치료제 분야에는 다양한 연구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먼저 노바티스는 지난 6일 학술대회에서 자사가 개발 중인 CAR-T세포 치료제 CTL019의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이 약물은 긍정적인 중간분석 결과들이 보고되며 오는 2017년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3개월 치료결과를 살펴보면 비호지킨림프종(NHL) 가운데 흔한 미만성 큰B세포 림프종(DLBCL) 환자 15명과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환자 11명에서 DLBCL 환자군의 47%와 소포성 림프종 환자군 73%에서 CTL019 치료에 따른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 밖에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초기 임상결과도 공개됐다.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Cas9 유전자 조작 기술과 함께 최근 Nature Medicine에 게재된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서 T세포를 조작한 NY-ESO-1 TCR의 최신 연구결과가 대표적인 사례. 여기서도 20명의 환자 중 16명(80%)의 환자에서 해당 치료에 양호한 치료반응이 나타났다.

주노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JCAR-017 치료제 역시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다. 해당 약물은 CD19를 발현하도록 T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전을 갖는다.

PLAT-02(Pediatric Leukemia Adoptive Therapy-02)로 명명된 연구자 주도 임상결과를 살펴보면 급성 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 22명 중 20명이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CR)에 도달했다. 연구에 등록된 대상자들은 골수이식 후 질환이 재발하거나 골수이식술 자체가 불가능한 이들이었는데, 기존 표준치료에서는 생존율이 10~20%로 낮게 보고됐다. 그러나 CD19를 표적으로 한 유전자 조작 T세포치료에서는 CR이 91% 수준으로 월등한 차이를 보였던 것.

이와 함께 이상반응도 관심거리. 이상반응이 관찰된 8명은 심각한 상태의 염증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과 함께 신경독성이 문제가 됐다.

CD19 및 CD52 이용 T세포 이식술, 연구 다양해

CD19를 이용한 연구는 또 있다. ALL이 재발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CD19 CAR-T세포를 주입하는 UCART19 치료제가 그 중인공.

셀렉티스(Cellectis)가 개발한 이 기술은 TALEN(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을 이용한 유전자 수정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TCR-알파 유전자에 위치한 제3의 T세포는 이식편대숙주 거부반응(graft-vs-host disease)의 위험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외 CD52를 이용하는 기술도 있다. 이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익히 알려진 알렘투주맙(제품명 렘트라다)의 내성 세포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T세포엔 CD20 항체인 리툭시맙(제품명 맙테라)에 민감한 세포를 억제하는 RQR8 마커나 자살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 같은 결과가 주목받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연구기 때문.

총 100여편 CAR-T세포 치료 연구논문 공개

 

이번 학술대회기간 CAR-T세포 치료와 관련한 총 100여 편의 논문이 베일을 벗었다.

대표적인 연구를 꼽자면 abstract 681에서는 미국 필라델피아아이들병원 Stephan Grupp 박사가 아이와 젊은 성인을 포함한 총 53명의 ALL 환자를 대상으로 노바티스의 CTL019 치료를 실시해 94%에 달하는 완전관해(CR)에 도달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CR에 도달한 환자의 20명은 재발했지만 13명은 CD19 음성이었으며, 이는 내성의 흔한 기전으로 분석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Stephen Schuster 박사 역시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CTL019의 연구결과를 업데이트했다.

또 노바티스의 지원아래 진행된 필라델피아아이들병원 Shannon Maude 박사도 해당 환자 치료결과를 공개했다(abstract 683). 이들에는 B세포 복구가 필요한 환자 3명과 CD19 양성인 재발환자 2명을 대상으로 CTL019를 2차 주입토록 했다. 여기서 3명의 환자는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었으며, 이들 중 악화된 환자 1명, 재발한 CD19 양성 ALL 환자 1명, CD19 음성 ALL 환자는 1명이었다.

주목할 점은 Maude 박사는 CTL119, 즉 항CD19 CAR-T세포 치료의 첫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이는 앞선 CD19 음성에서 뮤린(murine) CAR-T세포 치료에서 ALL 불응성 환자의 관해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Jennifer Brudno 박사는 동종이계(allogeneic) 조혈모세포이식(HSCT) 후 동종이계 CAR-T세포 치료 결과를 보고하면서, 20명의 환자 중 8명이 관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6명이 완전관해(CR)에 도달했고 2명은 부분관해(partial remissions) 상태였다는 내용이다(abstract 99).

이에 더해 MD 앤더슨 암센터 연구팀 또한 동종이계 HSCT 이후 선제적 치료로써 기증자(donor)에서 얻어진 CAR-T세포 치료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abstract 862).

한편 올해 상반기에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ALL과 비호지킨림프종(NHL) 환자 대상의 연구결과를 공개한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 연구팀도 이번 학회기간에 관련 연구를 공개했다. 주연구자인 Jae Park 박사는 CAR-T세포로 치료받은 44명의 ALL환자는 치료 후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 상태를 평가했을 때 전체 생존율이 76%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abstract 682).

결과는 더 있다. 미국 프레드허치슨 암연구센터 Cameron Turtle 박사는 NHL 환자를 대상으로 CD19 CAR-T세포를 이용한 최신결과를 공개하며, 플루다라빈과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병용요법과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단독사용과 비교해 보다 높은 임상반응을 보였다고 언급했다(abstract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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