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우 에비타흉부외과의원 ... 대학병원 경험 살려 다한증·여유증 치료로 개원가서 '날개'

▲ 전철우 에비타흉부외과의원 원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폐이식을 하는 '써전(surgeon)'이 되고 싶다며 본과 3학년 때 흉부외과 과장을 찾아갔던 당돌한 의대생. 이후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는 흉부외과에서 일명 픽스턴(fixtern)을 했고, 공중보건의도 국립목포병원에서 할 정도로 흉부외과 의사라는 것 자체에 애정과 매력을 느끼는 의사.

서울 강남구에서 에비타흉부외과의원을 운영하는 전철우 원장의 얘기다. 전 원장은 개원한 지금도 흉부외과에 대한 짝사랑은 그대로라며, 흉부외과 의사로서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고 했다.

폐이식 수술 등 흉부외과다운 수술을 하려면 대학병원에 남아 있어야 했을 텐데 그는 왜 개원을 선택했을까?

다한증·여성형유방증 치료로 개원가에서 자리잡아

그는 "전공의 수련 당시 일년에 한두 번 정도 집에 갔을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했다. 37살에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도 못 보고, 갑자기 회의가 밀려왔다"며 "환경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학병원이 연구나 교육을 해야 하는데 오로지 진료에 매진해야 하는 시스템도 마음에 걸렸다. 교수들이 윗사람 눈치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도 참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호기롭게 대학병원을 뛰쳐나왔지만 흉부외과 의사가 개원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고. 롤모델을 찾았지만 개원가에 그가 참조할 수 있는 모델은 없었다. 성형외과를 전공한 후배와 동업을 했지만 '흉부외과 의사의 본질'이라는 원초적인 고민에 빠지면서 이 또한 순조롭지 않았다고.

그는 "내가 개원할 당시에는 흉부외과 의사가 하지정맥류 수술을 많이 했는데 그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이었다"며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했다.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다한증과 여성형유방증 등이었다"고 말한다.

다한증은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이미 많은 경험이 있었고, 환자를 진단하고 소통하는 방법만 더한다면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고. 현재 개원가에서 다한증과 여성형유방증이 월등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봐서는 그의 결정은 정확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찾는 병원

점차 상황이 나빠지는 개원가, 특히 개원해 성공하기 쉽지 않은 흉부외과 의사가 차별성을 갖고 자리를 잡은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환자와의 신뢰' 그것이었다.

▲ 전철우 원장

그는 "환자와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환자를 대할 때 상업적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보톡스 가격으로 환자를 보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며 "진료를 하다 보면 간혹 불만을 가지는 환자가 생길 때도 있다. 그러면 매일 병원에 방문하게 해 케어를 하면서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한다. 매일 만나다보면 환자도 내가 열심히 하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 문제가 풀린다"며 웃는다.

신뢰를 바탕으로 치료하다 보니 치료받은 환자가 다른 환자를 소개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했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소개환자가 많아져 현재는 병원 환자 분포 중 외국인이 20%를 차지할 정도다. 중국인 환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인 환자는 없다.

주로 주한미군이나 국내 거주하는 영어권 환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그가 흉부외과 의사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미국 등 외국에서 흉부외과는 최고의 '써전'으로 꼽힌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여성형유방증이나 지방흡입 등을 할 때 마취나 수술 등에 대해 비교적 다른 진료과를 전공한 의사에 비해 안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개해준 고객에게 '정말 좋은 병원이더라'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소개환자에 대한 서비스도 세심하게 챙긴다"며 "액취증으로 수술한 환자들은 PT도 해주고,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고 만족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고 말한다.

고객 관리 위해 경영지원팀 구성

좋은 병원에는 반드시 좋은 조직문화가 존재한다. 성공하는 병원의 키워드 같은 얘기다. 그는 별다른 것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개원가에서 쉽게 갖추기 힘든 몇 가지 요소들이 있었다.

주5일 근무에, 직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또 병원 내부에서 직원 모두가 컴퓨터를 갖고 있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고객관리를 위해 경영지원팀도 신설했다. 고객관리, 마케팅, 경영을 전담할 직원 3명이 활동을 시작했다.

▲ 주5일제 실시 등 에비타흉부외과의원은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흉부외과 병원을 세우는 것. 이것이 그의 꿈이다. 다한증, 여성형유방증, 혈관질환 등 세분화된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의사들이 모여 있어야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는 "다한증 수술은 이제 어느 정도 시스템이 안착됐고, 여성형유방증도 수술 시간만 조금 단축하면 된다"며 "내년부터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흉부외과에 굉장히 애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수련을 마친 흉부외과의사들이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척추전문병원 등에 자리를 잡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대학병원에 있는 교수들의 수련방법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대부분의 교수가 전공의들의 미래를 고려하지 않고 마치 수술방의 도구처럼 생각하거나, 교수들의 편리를 위해 전공의를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술방 간호사들이 물품 카운트를 할 때 농당으로 흉부외과 전공의를 끼워넣을 정도로 흉부외과 전공의는 수술방에서 산다.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다"라며 "교수들이 흉부외과 전공의들이 개원을 해서 생존할 수 있도록 환자를 만나는 접점부터 시작해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 것 등에 대해 반드시 교육해야한다. 그런데 교수들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들이 수월하게 일하는 것에 전공의를 활용한다"고 꼬집었다. 

또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교수들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상황이 심각해졌음에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강남구에서 흉부외과라는 간판을 내건 병원이 3개밖에 없을 정도다. 흉부외과의 발전을 원한다면 대학병원의 교수나 원로들이 전공의 수련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흉부외과 후배들이 전공을 살려 더 많이 개원하려면 선배들이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역시 역할을 하겠노라고 했다.

그는 "흉부외과만의 파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진료과의 경계가 모호한 것들을 찾아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