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감염자 45명 확인,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정답

C형 간염에 대한 공포가 양천구를 포함한 서울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양병국)와 서울특별시 양천구(구청장 김수영)가 23일 오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5월부터 사건의 진원지인 '다나의원' 이용자수가 총 2269명에 달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C형 간염 확인검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11월 22일까지 총 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모두 해당 의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았으며 상당수는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내원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C형 간염의 발생원인 및 전파경로 추정을 위해 다나의원 관계자 면담 및 의무기록 조사, 이용자 항체 검사는 물론 의원 내 의약품 및 의료기구 등 환경 검체에 대한 C형 간염 바이러스 확인 검사를 병행하고 있으며 검사 결과에 따라 감염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침습적 경로로 쉽게 감염되는 C형간염, 자각증상 없어
C형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에 침입해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수혈이나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 오염된 주사기, 소독되지 않은 침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쉽게 감염될 수 있다. 국립암센터는 다른 사람과 면도기를 함께 쓰기만 해도 C형 간염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피로감과 구역, 구토가 대표적 증상으로 B형 간염과 비슷한데, 환자에 따라 소변 색깔이 짙어지고 눈 주변이 노랗게 변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초기에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10년 이상 진행된 후에야 C형간염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성인이 C형간염에 감염될 경우 75% 이상이 만성간염으로 발전하며, 만성 C형 간염은 간경변증이나 간부전, 간암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15%는 만성 C형 간염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C형간염의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항체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예방에는 개인위생 관리·정기검진만이 답
다행스럽게도 C형 간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은 편인데, 특히 한국인은 C형 간염 치료제의 효과가 높은 유전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치료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구조와 생활 주기를 기반으로 직접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주사제 없이 먹는 약만으로 만성 C형 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다.
부산 영도병원 김종한 부원장(내과)은 "C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는 게 중요하다"면서 "여행지나 목욕탕에서 타인의 면도기를 빌려쓰거나 손톱깎이, 칫솔 등도 돌려쓰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최근 젊은 층에서 많이 하는 피어싱이나 문신, 그리고 중장년층에서 유행하고 있는 반영구 화장 등을 하는 과정에서 소독되지 않은 바늘이나 염색약을 재사용하면서 C형간염에 감염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는 C형 간염은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감염이 확인되면 즉시 치료를 시행하고 감염자의 가족이나 타인에게 감염시키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