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빅데이터 기반 소득수준별 기대여명차 최초 발표…강원도 화천 격차 최대

▲ 서울의대 강영호 교수가 10일 열린 '건강보험 빅데이터 개방, 2차년도 성과 공유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에 사는 고소득층이 강원도 화천군의 저소득층 보다 15년가량을 더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오래 산다'는 통념이 수치상으로 입증된 셈이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개최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개방, 2차년도 성과 공유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국 252개 모든 시·군·구 지역에서 소득수준과 수명이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서울의대 강영호 교수(의료관리학연구소장)와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연구진이 2009~2014년 6년 간 건강보험 빅데이터 2억9400만 건과 146만 명의 사망신고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상위 20%가 소득 하위 20%에 비해 평균 6.1년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화천군의 하위 소득 20%의 출생시 기대여명은 71.0세로 가장 낮은 반면, 서울시 서초구 상위 소득 20%의 출생시 기대여명은 86.2세로 가장 높았다. 

시군구별로는 강원도 화천군에서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기대여명 차이가 12.0세로 가장 큰 데 반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는 1.8세에 그쳤다. 광역시도별로는 강원도와 전라남도가 소득 5분위 간 기대여명 격차가 8.1세, 7.9세로 큰 반면, 울산광역시가 4.0세로 가장 작았다.

 

▲ 서울시 소득별 기대여명 격차를 나타낸 그림. 종로구, 중구, 용산구 등 진한 색을 띤 지역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기대여명차가 큰 것을 뜻한다.

평균 기대여명이 낮은 지역일수록, 광역시나 중소도시 보다는 농촌에서 소득 수준에 따른 기대여명 격차가 커지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서초구의 기대여명은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은 데 반해 기대여명 격차는 3.3세로 가장 낮았고, 6대 광역시 자치구 중에서 기대여명 격차가 가장 컸던 부산 영도구의 평균 기대여명은 79.2세로 부산시내에서 가장 낮았다.

또 남성에서 기대여명의 격차가 상위 10%에 속하는 25개 지역 중 대구 중구, 부산 영도구, 서울 중구를 제외한 22개 지역이 도 지역이며, 이 중 19개 지역이 군 지역이었다. 격차가 작은 지역은 주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속한 구 지역이었다. 

성별로 기대여명 격차를 산출해보니 여성보다 남성에서 소득에 따른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 남성의 기대여명은 81.1세로 소득 하위 20% 남성의 73.6세보다 7.5년 길었고, 소득 상위 20% 여성의 기대여명은 86.0세로 소득 하위 20% 여성의 81.9세와 비교해 4년의 차이를 보였다.

이날 발표를 맡은 강영호 교수는 "우리나라 전국 시도와 시군구에서 소득수준에 따른 기대여명 차이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우리 사회 건강 불평등의 전반적 양상을 보여 준다"고 의의를 밝히면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건강 불평등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신순애 실장은 "정부는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을 통해 건강 형평성 제고를 중요 목표로 삼고 있지만, 건강 형평성을 대표할 수 있는 지표는 없었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시군구별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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