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집단 폐렴에 '건국대병원 초동대처' 어땠나

▲ 건국대병원이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에서 발병한 집단 폐렴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원인균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썬 '원인미상 호흡기질환'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건대 폐렴', '건대 괴질'이란 표현은 자제해 달라"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관 건물에서 발발한 집단 폐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건국대병원이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27일 공통된 흉부 X-ray 검사 소견을 보이는 3명의 환자를 신고 및 이송조치한 이후 원내에는 해당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남아있지 않으며, 최근 이틀간 추가 확진자도 없었다.

그럼에도 '건대 폐렴', '건대 괴질' 같은 표현이나 각종 추측성 보도로 인해 건국대병원에 가면 폐렴에 걸린다는 식의 오해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상황이다.

건국대병원 한설희 병원장은 "응급실 환자가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외래는 물론 헬스케어센터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종식시키고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첫 환자 발생부터 보건당국 신고까지 '3일'

호흡기 증상으로 건국대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3명의 주치의였던 유광하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가 밝힌 경과는 이렇다.

▲ 5일 간담회에서 경과를 보고하고 있는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교수

동물생명과학관 건물 504호 연구원인 첫 번째 환자가 건국대병원에 방문한 것은 10월 25일이었다. 해당 환자는 목 아픈 증상, 어지럼증과 함께 발열을 주소로 보이며 응급실을 경유해 입원했다.

26일 아침 회진을 돌던 유 교수는 환자의 X-ray 영상이 통상적으로 외래나 입원 환자에게서 보여지는 일반적인 폐렴과는 유형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비정형 폐렴'이라는 의심 진단 하에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과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 처방을 내렸는데, 그날 오후 두 번째 환자가 비슷한 증상으로 내원한 것이다.

다음날인 27일 아침 유 교수는 똑같은 환자라고 오해할 만큼 동일한 소견의 X-ray 영상을 확인했고, 같은 대학 같은 건물 연구원이라는 점에 동일 질환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공의가 전날 또다른 환자가 비슷한 영상 소견으로 입원했다고 보고하면서 집단 발병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팀은 사태를 인지한 27일 오전 즉시 감염관리실에 알렸고, 일사천리로 질병관리본부에까지 보고가 이뤄졌다.

28일 오후부터는 병원 응급실 앞에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했으며, 호흡기질환자가 내원하면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은 뒤 진료대기소에 격리했다가 국가지정병원으로 전원 처리됐다.

건국대학교가 낸 자료에 따르면 29일 30명을 찍었던 선별진료소 방문자수는 급격히 줄었고, 11월 2일을 마지막으로 3일부터는 확진자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유 교수는 "어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유례없이 재빠른 조치였다고 칭찬을 들었는데, 정작 병원을 둘러싼 오해가 풀리지 않아 안타깝다"며, "건국대병원은 현재 청정지역이다. 병원에 입원했던 3명과 접촉했던 능동감시 대상자 중에서도 유증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기현균 감염관리실장은 "첫 번째 환자 내원부터 보건당국 신고까지 모든 조치가 3일 내에 신속하게 이뤄졌음에도 결과적으로 병원이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되어 당혹스럽다"며, "용의선상에 있는 질환들을 하나씩 배제해 나가는 방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정리되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배양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가량 지나야 원인균을 밝힐 수 있다고 표명했다.

양정현 건국대학교 의료원장은 "원인만 모를 뿐 사람간 감염성이 없다고 알려졌고, 연구소를 드나들었던 직원 외에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서는 전혀 보고된 사례가 없다"며, "건국대병원은 안전하다.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하루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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