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감염 및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한 3명 공동수상

▲ (왼쪽부터)2015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캠벨, 오무라 사토시, 투 유유(출처: 노벨상 홈페이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기생충 감염 및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3명의 연구자에게 돌아갔다.

그 주인공은 사상충증(River Blindness), 림프사상충(Lymphatic Filariasis) 치료제를 개발한 아일랜드 출신 윌리엄 캠벨(William C. Campbell) 교수(미국 두루대학)와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Satoshi Omura) 명예교수(키타사토대), 그리고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중국의 투 유유(Youyou Tu) 주임교수(중국전통의학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각) "기생충에 의한 질병은 1000년 넘는 기간 동안 인류의 건강을 위협해 왔다"며, "아프리카와 중남미, 남부아시아 등 빈곤국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생충과 말라리아 퇴치에 기여한 이들에게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버멕틴' 개발로 기생충감염병 역사에 한 획

오무라와 캠벨, 두 교수는 사상충증과 림프사상충 등 기생충 감염질환에 효과적인 성분인 아버멕틴(Avermectin)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사상충은 눈의 각막에 만성 염증을 야기해 궁극적으로는 눈을 멀게 만들며, 림프사상충은 만성종창, 상피병, 음낭수종 외에 정신과적 증상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림프사상충 감염자수는 전 세계적으로 무려 1억 명 이상에 달한다.

 

일본의 미생물학자 오무라 교수는 독자적인 대규모 토양배양기술을 통해 토양으로부터 스테렙토마이세스(Streptomyce) 속(屬)의 박테리아를 추출, 실험실 수준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여러 배양물 가운데 향후 항생제 후보물질로 사용할 수 있는 50종을 추렸다.

캠벨 교수는 이로부터 스테렙토마이세스 아버미틸리스(Streptomyces avermitilis)를 발견했다. 이 성분은 아버멕틴이라는 약물의 주성분으로서, 이후 아이버멕틴(Ivermectin)으로 정제돼 동물과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기생충 치료약물로 쓰이고 있다. 기생충 감염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아이버멕틴은 기생충의 유충인 마이크로필라리아(microfilaria)를 효과적으로 박멸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르테시닌, 강력한 효과에 가격은 합리적

모기로 인해 유발되는 말라리아 역시 인류를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질병 중 하나다.

감염 시 오한, 두통, 구역, 발열 같은 증상을 보이는데, 심하면 뇌에 손상을 받아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매년 전 세계 45만 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며, 특히 어린 아이에게 발생했을 때 취약하다고 알려졌다.

 

중국의 투 교수는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전통약초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던 중 동물실험에서 개똥쑥(Artemisia annua)이라 불리는 국화과 식물의 추출물이 말라리아 감염 치료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이로부터 정제과정을 거쳐 아르테미시닌이라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 약물은 말라리아 발병 초기 단계부터 기생충을 빠르게 박멸함은 물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개발도상국에서 말라리아의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투 교수는 중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와 관련해 성균관의대 백경란 교수(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기생충 감염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기생충 감염질환의 경우 방역이나 위생상태 관리가 쉽지 않은 개발도상국가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했지만, 이들의 노력으로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윌리엄 캠벨 교수와 오무라 사토시 명예교수의 경우 아버벡틴이라는 약물을 발견함으로써 기생충을 통해 발병 가능한 림프부종과 실명의 위협을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면서 "투 유유 주임교수도 과거 경험적으로 써왔던 약초에서 아르테미신이라는 성분이 말라리아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면서, 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 개발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 3명은 노벨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이 새겨진 메달과 함께 총 800만 크로나(약 11억 원)의 상금을 나눠 받는다. 투 교수가 절반에 해당하는 400만 크로나를, 오무라 교수와 캠벨 교수는 각각 200만 크로나를 받게 되며,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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