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박성우 교수

DPP-4 억제제는 제2형 당뇨병 관리에서 익숙한 경구용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았다. DPP-4 억제제가 지금의 위치를 획득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안전성’이 있다. DPP-4 억제제는 유효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이면서도 저혈당혈증 위험도를 높이지 않고 체중에도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정리돼 있다. 게다가 최근 주요 무작위 대조군 임상(RCT)들을 통해 심혈관 안전성도 확보했고, 기전상 약점으로 꼽혔던 췌장 관련 유해사건 위험도 거의 없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새로운 DPP-4 억제제들이 추가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아나글립틴(anagliptin, 제품명 가드렛)도 새롭게 선보이는 DPP-4 억제제 중 하나다.아나글립틴 주요 연구자인 성균관의대 박성우 교수(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를 만나 당뇨병 관리에서 DPP-4 억제제의 현 위치와 아나글립틴의 관련 근거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상위 2차약물 DPP-4 억제제
박성우 교수는 DPP-4 억제제가 임상현장에서 명확한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전략의 1차약물 자리는 메트포르민이 굳건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DPP-4 억제제가 2차약물로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전에는 메트포르민 기반 전략에 설포닐우레아를 추가하는 전략이 널리 사용됐다. 설포닐우레아가 비교적 단기간에 강력한 혈당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혈당혈증 발생, 체중증가 등 설포닐우레아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DPP-4 억제제로 처방경향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들에서 심혈관 안전성이 확인된 부분도 DPP-4 억제제의 입지를 견고히 해주고 있다. 박 교수는 “올해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5)에서 발표된 TECOS 연구에서는 시타글립틴이 심부전 입원을 포함한 심혈관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SAVOR-TIMI 53 연구의 대상 약물인 삭사글립틴도 미국 건강보험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포스터 연구에서 시타글립틴과 유사한 수준의 심부전 관련 안전성을 보고했다”며 DPP-4 억제제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동등한 효과 안전성 보인 아나글립틴
이렇듯 기존 DPP-4 억제제들이 안전성에 대한 탄탄한 근거를 기반으로 입지를 다진 상황에서 아나글립틴을 비롯해 시장에 도전하는 새로운 DPP-4 억제제들은 기존 DPP-4 억제제와 비교한 연구에서 동등한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박 교수는 “DPP-4 억제제 별 혈당강하 효과 및 안전성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견고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아나글립틴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나글립틴의 주요 근거는 DIANA 302 연구(Diabetes Obes Metab. 2015;17:511-515)로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아나글립틴군(1일 2회 100mg, 92명)과 시타글립틴군(1일 1회 100mg, 88명)으로 분류해 치료 24주째 당화혈색소(A1C)의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아나글립틴군에서 -0.85%, 시타글립틴군 -0.83%로 양군 모두 유사한 수준에서 유의한 A1C 감소효과를 보였다. 추가적으로 28주를 관찰해 52주 시점에서 평가한 결과, A1C는 각각 -0.91%와 -0.70%로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추가적으로 “메트포르민 외 약물과의 병용전략을 평가한 연구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 현재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단독요법은 물론 다양한 약물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근거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발표된 아나글립틴 관련 전임상~시판후 연구 분석(Diabetes Metab Syndr Obes. 2015;18:163-171)에서 A1C 7% 미만에 도달한 환자비율은 아나글립틴 1일 200mg 또는 400mg군에서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알파글루코시다아제 억제제와 병용했을 때는 40.3%, 티아졸리딘디온과 병용했을 때는 39.4%, 설포닐우레아와 병용했을 때는 30%, 비구아나이드와 병용했을 때는 34.8%였다.

아시아·지질 특화 근거에 긍정적 전망
다수의 DPP-4 억제제가 유사한 효과와 안전성을 제시하며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교수는 주요 근거인 DIANA 연구가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아나글립틴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기존 DPP-4 억제제들은 서양인 대비 아시아인에서 큰 폭의 A1C 강하효과를 보인 바 있다. 아나글립틴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높은 혈당강하 효과를 직접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질에 대한 근거구축에서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아나글립틴은 GLP-1 수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지방간 환자에서도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다른 DPP-4 억제제들도 아테롬성동맥경화증 억제효과를 일부 연구를 통해 보고한 바 있지만, 아나글립틴은 GLP-1 수치를 통해 직접적인 혜택을 확인한만큼 지질에 관련된 근거 구축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평했다.

추가적으로 박 교수는 “아나글립틴은 시타글립틴과 효과·안전성뿐만 아니라 기전적으로도 유사한 약물로 TECOS 연구의 결과를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심혈관 안전성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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