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라글리플로진, 혈당·혈압·체중 이어 혈당변동성까지 도전

 

최근 들어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효과와 관련해 혈당·체중·혈압조절에 이어 혈당 변동성을 개선하는 약제특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SGLT-2 억제제 이프라글리플로진 연구에서 보고된 혈당 변동성 관련 혜택이 대표적인데, 혈관질환을 대변하는 대혈관·미세혈관합병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혈강강하제, 특히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효과(심혈관사건 예방의 잠재적 혜택)를 논할 때 혈당·체중·혈압에 이은 차세대 표적으로 혈당 변동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크루메의대의 Kentaro Yamada 교수팀이 최근 보고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이프라글리플로진 치료 시에 혈당과 체중은 물론 혈당 변동성, 즉 하루중 혈당수치의 고·저 변화 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혈당이 180mg/dL을 넘어서는 고혈당증이나 70mg/dL 미만으로 낙하하는 저혈당증 위험을 개선함에 따라 안정된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신규 SGLT-2 억제제 등장
제품명 슈글렛(Suglat)으로 처방되고 있는 이프라글리플로진은 일본에서 개발된 SGLT-2 억제제 계열의 신규 당뇨병 치료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8월 1일부터 보험급여를 인정받아 임상에 본격 적용되고 있다. IMS 데이터에 따르면, 2014~2015년 현재 일본에서 사용 가능한 총 8개의 SGLT-2 억제제 가운데 점유율이 51%대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제다.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
이프라글리플로진이 아시아 시장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임상근거에 기반한다. 혈당조절을 보면, 16주간의 3상임상에서 기저시점 대비 당화혈색소(A1C)를 0.76%, 위약군과 비교해서는 1.24%(P<0.001) 더 낮췄다. 52주 치료·관찰에서는 기저시점(7.93%)으로부터 0.61%만큼 감소시켰다. 공복혈당(FPG)은 16주간 위약 대비 45.8mg/dL(P<0.001)가량 낮추면서, 타 약제와 비교해 우수하거나 대등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SGLT-2 억제제의 대표적 계열특성인 혈압과 체중조절 혜택 역시 이프라글리플로진에 내재된 이점이다. 16주 치료·관찰에서 체중(-1.47kg, P<0.001))과 허리둘레(-1.35cm, P=0.028) 모두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혈압 역시 위약군과 비교해 3.1/1.1mmHg 더 강하시키며 심혈관 위험인자에 대한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확인했다.

특히 이프라글리플로진의 혈당·혈압·체중조절 효과는 메트포르민·피오글리타존·설폰요소제 등과의 병용 시에도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 같은 성과가 저혈당증 위험을 높이지 않는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슐린과 독립적인(혈당 의존적인) 새로운 작용기전의 SGLT-2 억제제 특성이 어김없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 진행된 임상연구의 메타분석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 않고, HDL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며, 중성지방(TG)은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혈당변동성 개선 추가
이프라글리플로진은 최근의 임상연구를 통해 ‘혈당 변동성 개선’이라는 또 다른 혜택을 보고했다. 학계는 하루중 혈당수치 변화의 폭을 나타내는 변동성(24 hour glucose curve)을 당뇨병 합병증의 또 다른 위험인자 또는 표지자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혈당수치의 변화가 크지 않은 안정된 상태의 고혈당증보다 하루중 고혈당과 저혈당을 널뛰듯 왔다 갔다 하는 이상혈당증이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급격한 혈당 변동성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당뇨병성 혈관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혈당강하제를 통해 이 변동성을 개선해 궁극적으로는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Yamada 교수팀은 이프라글리플로진을 통해 저혈당 위험증가 없이 하루중 혈당수치의 변동폭을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혈당조절에 임할 수 있는 지를 보고자 했다. 결과는 공복·식후혈당 모두를 유의하게 개선하며, 저혈당증을 야기하지 않고 24시간 혈당 변동폭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간의 약물치료 효과를 관찰한 결과, 이프라글리플로진군의 소변 당 배출량과 배뇨량이 치료 첫날부터 증가해 연구기간 동안 유지되면서 혈당과 체중 모두 유의한 감소를 이어갔다. 혈당은 7일간 공복·식후혈당 모두 일관되게 안정적인 감소효과를 보였다. 체중 역시 1.4kg 감소하며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1일 평균혈당 70~139mg/dL 유지 ↑
하루중 평균 혈당수치는 182±54mg/dL에서 141mg/dL까지 감소하면서 24시간 전반에 걸쳐 유의한 조절혜택을 나타냈다. 특히 저혈당증이 관찰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 같은 성과가 달성됐는데, 그만큼 하루중 혈당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4시간 연속 혈당측정 결과,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치료종료 시점에서 70~139mg/dL 사이의 혈당으로 조절되고 있는 시간이 하루중 약 57.3±26.5%로 증가했다. 종료시점에서 평균혈당 70~139mg/dL을 유지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그림>. 하루중 식후혈당이 180mg/dL을 초과하는 경우도 치료·관찰이 종료된 7일째에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감소를 보였다. 이프라글리플로진군에서는 이외에도 인슐린 분비능과 저항성 지수가 개선되는 등 베타세포 기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시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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