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편견으로 판단하는 뇌 메커니즘 파헤치기

"뇌는 당신과 생각이 좀 다르다"

간혹 우리는 자신이 선택해놓고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의아해하기도 하고, 스스로 굳게 결심해놓고도 결국 다짐을 지키지 못해 낙담하곤 한다.

 

어린 시절 즐겨 불렀던 만화 주제가의 가사는 또렷이 기억나는데 바로 어제 먹은 점심 메뉴는 떠오르지 않아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반대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 사회 현상 등을 접할 경우엔,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내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 책은 뇌과학자인 김대식 KAIST 교수가 정리한 '머릿속 세상'의 이야기다. 저자는 뇌는 곧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키워드이며, 뇌 과학은 복잡하고 종잡을 수 없는 '세상'을 읽는 가장 명쾌한 프레임이라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의지로 자신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철저히 뇌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한다. 또 뇌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경향이 강하고 착한 거짓말을 일삼으며 편 가르기를 좋아한다.

실례로 한 패스트푸드 업체에서 2000원이라는 가격에 커피를 선보이며, 2000원과 4000원이라고 적혀 있는 두 개의 컵에 같은 커피를 담아 맛보게 했다. 두 커피는 화학적으로 동일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4000원짜리 커피가 2000원짜리보다 더 맛있다고 답했다.

"4000원짜리는 설탕 없이도 단맛이 난다" "부드럽고 마시기 편하다" 등 이유는 다양했다. 사람들이 동일한 커피를 마시고선 맛이 다르다고 느끼는 이유는 뇌 안에 있다.

세상에 대한 모든 정보는 눈, 코, 귀, 혀 같은 감각 센서들을 통해서만 들어올 수 있고, 뇌는 그런 정보들을 기반으로 세상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정답을 제시해줄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뇌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믿고, 경험했던 편견들일 수 있다.

현대인은 '비싼 게 더 좋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같은 맛으로 느껴지는 두 개의 커피 중 4000원짜리를 선호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뇌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뇌의 거짓말에 속지 않고 올바른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키워드

#신간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