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의 베타2 수용체 선택성 높은 빌란테롤 사용
환자 순응도 위해 간단한 기기도 적용해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이 흡입형 호흡기 제제를 잇따라 쏟아내며 호흡기 명가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성분의 ICS/LABA 뿐만 아니라 LABA/LAMA 제제와 LABA 단독제제까지 호흡기 치료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확보해 의사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제품은 ICS/LABA인 렐바 엘립타로, 앞서 나온 세레타이드 기술력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명성을 그대로 이어 국내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시장을 동시에 석권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이를 위해 최근 GSK의 최근 렐바 엘립타의 전국 심포지엄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 GSK 글로벌 의학자문의 자격으로 영국 에딘버러대학 Andrew Greening 교수가 참석했다. Andrew 교수는 지난 1994년 ICS에 LABA를 더해 사용하면 천식치료에 추가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고한 연구자다.

본지가 그를 단독으로 만나 ICS/LABA 치료 전략의 중요성과 렐바 엘립타의 특장점을 들어봤다.

▲ Andrew Greening 박사가 최근 렐바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내한했다. 현재 에딘버러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1984년부터 2013년까지 에딘버러 로디언 대학병원의 자문의로 근무했다. 많은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고, 현재는 연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GSK의 첫 ‘Global Medical Expert’로서 활동하고 있다.
Q. 천식치료 전략에서 ICS/LABA의 위치는 어떻게 정리할 수 있나?

ICS에 LABA를 추가하면 천식치료효과가 단독보다 더 뛰어나다는 결과가 1994년 Lancet에 처음 게제된 이후 20여 년간 ICS/LABA 복합제 개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당시만 하더라도 ICS와 LABA를 개별 디바이스로 사용했었는데, 1997년 GSK가 ICS와 LABA를 하나의 흡입기 디바이스에 넣은 복합제를 출시하면서 이후 다른 회사들도 앞다투어 ICS/LABA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용된 성분이 플루티카손 프로피오네이트(fluticasone propionate, ICS), 살메테롤(Salmeterol, LABA)이었다.

ICS/LABA가 단독요법보다 편익을 제공한다는 것은 특정 성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ICS, LABA 성분을 함께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ICS/LABA 복합제는 20여 년 동안 상당히 많은 발전을 이뤘는데, 폐기능 개선과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초기에 확인이 되었고, 천식의 악화를 줄인다는 점도 이어 발견됐다. 이후 '복합제 용량을 높일 경우 효과가 극대화되는지', '천식 조절에 어느 정도로 도움이 되는지' 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4년도에 대규모 연구(GOAL)를 통해 ICS/LABA 복합제를 사용했을 때 천식이 거의 완전히 조절된다는 점과 거의 증상이 없는 수준까지 조절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가이드라인에도 대폭적인 변화가 생겼다. 영국의 흉부호흡기학회는 일찌감치 97년도부터 가이드라인을 수정했으며, 국제 가이드라인인 GINA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다시 말해, ICS/LABA 복합제가 천식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것이다.

COPD 환자에 있어서도 ICS/LABA 복합제가 악화 위험을 낮춘다는 것은 이미 명확하게 밝혀졌고, 증상 개선 효과 등 다른 잇점확인되면서 COPD 치료 지침인 GOLD 역시 변경되어 ICS/LABA를 통한 치료 사항을 반영했고, 현재는 악화 리스크가 있는 환자(악화 이력이 있거나, 입원 병력이 있는 환자, 또 FEV1이 50% 미만에 해당하는 환자)에게 ICS/LABA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Q. ICS/LABA는 뛰어난 효과를 가진 약물인데 왜 조절율이 낮은 것인가?

ICS/LABA 복합제가 상당히 훌륭한 치료제임도 불구하고, 증상, 악화가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가 환자들이 약을 제대로 투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규칙적으로 약을 투여한다 해도, 흡입기 사용법을 정확하게 숙지 않지 않아 약효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환자들은 규칙적으로 복약했을 때 어떤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또 의사들은 시간이 부족해 사용법이나 효과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복합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Q. 새로 선보인 ICS/LABA 복합제인 '렐바'는 순응도를 올릴 수 있도록 개선시킨 제품인가?

렐바는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약효 지속시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최소 1일 2회 투여를 해야 했다. 환자들에게 있어 1일 1회 투여는 생각보다 이점이 많다. 예를 들어 투약을 깜빡하는 경우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또한 렐바가 적용된 디바이스 '엘립타'는 호흡기 디바이스 중 가장 사용법이 간편하다고 할 수 있다. 디바이스 하나에 한 달 치(30회) 약이 들어있는데, 손쉽게 뚜껑을 한번 뒤로 제끼면 환자가 흡입해야 하는 양의 약이 방출된다. 환자는 입을 대고 한번 숨을 들이쉰 다음, 잠시 호흡을 멈추고 입에서 떼어 뚜껑을 닫으면 끝이다. 굉장히 간단하다.

Q. 기존의 디바이스는 무엇이 문제였나?

기존의 디바이스는 사용법이 복잡해 환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환자들이 호흡 하는 순간과 약을 내보내는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해 약을 제대로 흡입하지 못하거나, 사용 전 약이 제대로 충진되었는지 확인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했다. 또 세게 흡입해야 하다보니 호흡이 약한 환자들이 정량을 흡입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다.

Q. 성분의 주요 변화인 빌란테롤(vilanterol)은 어떤 약인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훌륭한 제제다. 이 약이 24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사실은 여러 논문을 통해 검증된 바 있다. 또한 여러 SABA, LABA 성분이 베타 수용체에 대한 결합 친화력과 같은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결합 친화력 뿐만 아니라, 폐의 베타2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얼마나 높은가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빌란테롤은 약효 지속시간, 베타2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 자체가 살메테롤 못지 않게 뛰어나다. 반면 인다카테롤은 지속 시간은 길지만, 베타2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은 낮다.

Q. 기존약인 세레타이드와 비교해 어느 정도 효과가 개선됐나?

천식에서, 렐바100 엘립타를 1일 1회 사용한 경우와 세레타이드250을 1일 2회 사용한 환자를 비교한 연구가 있다. 이 경우 양쪽의 폐 기능 보존 효과가 비슷했고, 천식 환자들의 QoL을 비교했을 때는 렐바 엘립타 군에서 더 개선된 QoL을 보이는 환자가 많았다.

COPD에서는 렐바100 엘립타 1일 1회 투약과 세레타이드500 1일 2회 투약을 비교했는데, 이 역시 비슷한 폐 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COPD 환자의 QoL 평가를 위해 표준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SGRQ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는 렐바 엘립타 군에서 QoL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용량에 차이를 둔 상태로 헤드 투 헤드 분석을 했을 때 렐바 엘립타가 더 고용량을 투약한 세레타이드 군에 비해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우월한 효과를 보인 바 있다.

향후 보다 면밀하게 용량을 조절해가며 연구를 한다면, 렐바 엘립타가 세레타이드에 비해 월등하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하지만, 렐바 엘립타의 진정한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레타이드 외에 기타 약제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Q. 엘립타 디바이스는 적용할 수 있는 환자층은 어디까지인가?

엘립타 디바이스는 모든 환자층에 적용 가능하다. 환자들의 흡입력 감퇴는 연령이 아니라 질환에 의한 폐 기능 저하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피험자들과 경증 천식, 중증 천식 환자의 흡입력을 비교해 보았을 때도 각 군 간에 뚜렷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COPD의 경우에는 질병의 악화 정도에 따라 폐 기능과 흡입력이 조금씩 저하됐다. 건강한 사람들이나 고령 천식환자들은 분 당 100ml 정도의 최대 흡입력이 측정되었는데 중증 COPD 환자들의 최대 흡입력은 분 당 45ml로 측정되었다. 하지만 엘립타 디바이스를 테스트해 본 결과, 흡입력이 감퇴된 환자들도 충분히 정량을 흡입할 수 있었다.

Q. 영국 현지 반응은 어떠한가?

영국 역시 렐바 엘립타가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이 렐바를 경험해 볼 시간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로디언 지역의 경우, 이미 COPD 치료에 있어 최적의 치료제로 렐바 엘립타가 권고되고 있다. 치료제가 권고제로 채택되기 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COPD 치료에서 렐바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료들 역시 렐바 엘립타의 우수성과 진보성에 대해 같은 입장이다. 난관은 다름 아닌 영국 정부다. 정부는 치료 결과가 아닌 낮은 가격의 치료제를 권장한다. 영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MDI 정량 분사흡입기의 가격이 훨씬 낮게 책정돼있어, MDI에 대한 권장 정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MDI를 수월하게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렐바 엘립타가 보다 보편화된다면 영국 내 천식 환자 치료 결과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믿는다.

Q. ICS/LABA 복합제의 부작용으로 지적되는 폐렴 발생에 대한 견해는?

렐바 엘립타에서 칸디다증, 발성 장애, 심계항진과 같은 국소 부작용은 세레타이드와 비슷한 발생률을 보인다. 폐렴의 경우 LABA가 아닌 ICS에 기인하며, 특히 COPD 분야에서는 특정 ICS/LABA 복합제가 아닌 모든 ICS/LABA 제제에서의 공통적인 리스크로 보고됐다.

때문에 렐바 엘립타 관련 COPD 연구에서도 폐렴 발생 여부에 중점을 두고 3,200명 정도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면밀히 연구했고, 그 결과가 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 결과 렐바 엘립타 사용군의 폐렴 발생률은 빌란테롤 사용군보다 두 배 높은 5% 정도의 건수가 보고되었는데, 피험자들 중 폐렴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에 대해 전원 X-ray 촬영이 진행된 것은 아니었으며, X-ray 근거 자료가 확보된 환자들이라고 모두 폐렴을 보유한 것도 아니었다.

즉, 이상반응으로 폐렴이 기재된 환자들의 절반 정도의 수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렐바 엘립타와 빌란테롤 단독요법을 비교했을 때 여전히 렐바 엘립타군의 보고 건수가 높지만, 모든 ICS 제제의 공통된 문제점이기에 렐바만의 문제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Q. 렐바 엘립타의 처방을 고려하는 의사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나?

디바이스에 관계없이 흡입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환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흡입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했을 경우의 장점, 환자들이 흡입제에 대해 가질만한 우려, 그리고 기기의 사용법을 설명해주는 등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렐바 엘립타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나 테오필린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의사들의 기대치가 높은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딱히 특정 환자에 대한 적합성을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70% 정도의 천식 환자들에게 상당한 편익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COPD의 경우, ICS/LABA 복합제의 역할이 증상 악화 위험이 가장 높은 환자군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천식과는 달리 모든 COPD 환자보다는 적합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타겟팅이 필요하다.

악화가 빈번하게 발생하진 않지만 증상이 심하고 FEV1 값이 정상의 60% 미만인 환자들은 ICS/LABA 복합제 보다는 장기 지속형 기관지 확장제가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반면, 악화로 인한 입원 등 악화 이력이 있고 폐 기능이 저하된 COPD 환자는 렐바 엘립타의 환자군에 속한다.

Q9. 향후 흡입기 제제 개발에 있어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면?

환자순응도가 중요한 이유는 천식 환자들의 투약률이 낮기 때문이다. 약의 성분은 이미 최우수 수준으로 발전하여, 제대로 사용하기만 한다면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투약이 소홀하여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즉, 우수한 효과를 지닌 치료제가 있으니, 다음 단계인 환자 교육에 신경 써야 한다. 이 때 환자들의 증상이 얼마나 더 호전될 수 있는지, 치료 결과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기대해도 되는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수의 천식 환자들이 장기간의 투병으로 인해 기존 치료제와 그 효과에 익숙해져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경험한 후에는 이를 후회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환자들의 의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의사들을 위한 교육 역시 진행돼야 한다. 제품이나 성분의 장점을 잘 알고 있는 의사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의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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