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심혈관 예방 가이드라인 발표
목표A1C 7% 고수…혈압은 140/90mmHg로

미국당뇨병학회(ADA)와 미국심장협회(AHA)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공동 학술 성명서(Scientific Statement)를 발표했다. 동시에 8월 5일자 Diabetes Care와 Circulation에도 실렸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공동 성명은 1999년 첫 발표된 이후 2007년 한번 업데이트됐다. 이번 개정은 8년 만에 나오는 것이다.

요지는 당화혈색소(A1C) 기준을 7% 미만으로 고수하는 것. 주 저자인 존스홉킨스의대 Sherita Hill Golden 박사는 "당화혈색소 타깃 수치를 7% 이하로 수정하는 것에 대해 논쟁이 있었지만 2008년 ACCORD, ADVANCE, VADT 연구에서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7%는 여전히 타깃이지만 심혈관 질환을 위한 목표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과 관련해서는 130/80mmHg에서 140/90mmHg로 다소 느슨해졌다. 2010년 발표된 ACCORD 혈압 연구를 근거로 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 혈압을 130/80mmHg로 설정했지만 추가 이득은 없었고 오히려 부작용이 더 늘었다는 점이 반영됐다.

콜레스테롤 치료의 경우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중등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을 복용하도록 권고했다. 2013년 AHA와 ACC는 LDL-C 수치에 맞춘 치료를 중단하고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으면 스타틴 기반치료를 추천했는데, 결국 이런 기조를 따른 것이다.

공동 성명서 중 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분야에서 양 학회가 합의한 내용을 정리했다.

목표 혈압 130/80 → 140/90mmHg '느슨하게'

▲ 혈압분야
MRFIT(Multiple Risk Factor Intervention Trial), UKPDS와 같은 대규모 역학 관찰연구를 보면 수축기 혈압이 증가하면 대혈관과 미세혈관에 발생하는 위험이 증가한다.

반대로 초기 인터벤션 연구(UKPDS and Hypertension Optimal Treatment, HOT)를 보면 적극적인 혈압관리는 대혈관 및 미세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의 혈압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게 이번 양학회의 공동 입장이다.

다만 목표 타깃을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하는가는 여전히 논란이다. 때문에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데, 이번 양협회가 정한 성명서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40/90mmHg로 설정했다. 몇몇 가이드라인에서 정하고 있는 130/80mmHg보다도 완화된 것이다.

2010년 NEJM에 실린 ACCORD 연구와 2007년 Lancet에 실린 ADVANCE 연구를 보면 당뇨병 환자의 수축기 목표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설정했을 때 심혈관 위험을 낮추지 못했다.

ACCORD 연구에서는 4733명의 환자를 120mmHg 미만으로 정의한 고강도 혈압조절군(intensive blood pressure lowering)과 140mmHg 미만으로 정의한 일반적인 치료군(usual therapy)으로 나눠 1년 동안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관찰했는데,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 외에도 관련된 13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일반적인 치료 대비 고강도 혈압조절의 이점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혈압을 낮추기 위해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부작용만 더 증가한다는 ACCORD, ONTARGET 결과도 이번 목표혈당 조정의 배경이다.

미국 JNC 7차보고서는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JNC8차 보고서는 명확한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목표혈압을 140/90mmHg로 재조정했다.

양 학회는 "여러 가지 새로운 근거를 포함시켜 종합 분석했을 때 고강도 혈압조절군과 일반적 치료군의 명확한 차이가 없었으며, 이에 따라 범용적인 목표를 정의하기 매우 어렵다"고 서술했다. 다만 젊은 환자처럼 치료과정에서 과도한 약제를 쓰지 않고도 목표 혈압에 도달할 수 있는 경우라면 수축기 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조정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약제 사용법은 올해 1월 ADA가 발표한 가이드라인(Standards of medical care in diabetes 2015)에 포함된 내용을 그대로 따랐다.

이에 따르면, 고혈압 동반 당뇨병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항고혈압제는 ACEI 또는 ARB 제제를 포함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만성신질환(CKD)이 있는 환자라면 반드시 두 약제 중 하나를 포함시킬 것을 권장했다. 다만 내약성이나 순응도 문제가 있으면 다른 계열의 약물을 써도 된다.

혈당 조절: A1C 7% 미만 고수...약물 선택시는 저혈당 위험 고려해야

▲ 혈당 분야
혈당 조절과 관련해서는 목표 당화혈색소를 7% 이하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과거 6.5%로 맞추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대규모 연구에서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오히려 A1C에 집중하다 부작용이 더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는 6.5%까지 낮출 수 있다고 권고했다.

또 당뇨병 치료 시 빈번히 야기되는 저혈당증과 심혈관질환(CVD)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집중 조명했다. ACCORD 연구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 정도에 따라 CVD 발생위험이 2~4배까지 증가한 것과도 관련이 깊다.

관건은 인슐린 치료를 받는 동안 저혈당 발생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인슐린 치료를 받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증의 전체 발생률은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 학회의 분석이다.

성명서는 영국저혈당연구그룹(UK Hypoglycemia Study Group)이 제1형과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효과와 기간을 통해 저혈당 위험을 평가한 결과를 인용해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다(Diabetologia 2007;50:1140-1147).

인슐린 치료를 5년 미만 혹은 15년 넘게 받은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선 중증 저혈당의 발생이 100인년(patient years)당 110건, 320건이 발생했고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 치료를 2년 미만 5년 넘게 시행하자 저혈당이 각각 10건, 70건 발생했다.

당화혈색소(A1C)와 CVD 발생위험도 역시 분명하게 제시했다. A1C를 7% 미만으로 고수한 이유가 여기 있다. 유럽지역에서 2012년 진행된 대규모 다기관 코호트 연구인 EpiDREAM 결과 수치에 따른 발생위험도의 실체가 드러났다(Eur J Prev Cardiol 2012;19:755-764).

공복혈당이 1mmol/L(18mg/dL) 증가할 때마다 향후 심혈관 사건과 사망 위험이 17%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 또 기타 CVD 위험인자를 보정한 분석에서도 A1C가 1% 올라가면 CVD 사건은 18%, 심근경색(MI) 19%,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률은 12~14%까지 증가했다.

더욱이 학회는 지난 2000년 BMJ에 공개된 영국의 전향적 관찰연구인 UKPDS 35 결과를 토대로 저혈당은 대혈관질환보다 미세혈관질환에 강력한 연관성을 나타냈고, A1C가 1% 가까이 증가하면 망막병증의 위험이 37% 올라갔다고 언급했다.

한편 심혈관질환 안정성 이슈가 제기된 삭사글립틴의 SAVOR-YIMI 53(1만 6492명 대상)과 알로글립틴의 EXAMINE 연구(5380명 대상) 결과는 이 두 연구가 비열등성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과 추적관찰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콜레스테롤 :  심혈관질환 위험있다면 '스타틴'

▲ 콜레스테롤 분야
콜레스테롤 치료를 위해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중등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권고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성명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40세 이상 75세 이하 당뇨병환자는 중등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시행할 것을 추천했다. 더욱이 LDL 수치가 70~189mg/dL 사이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중등도 스타틴 치료를 강조했다.

현재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비정상적이라는 근거가 인정되면 총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등을 평가한 전체 지질검사를 권고하고, 1차 이상지질혈증 치료 목표를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으로 낮추는 데 합의점을 도출한 상태다.

특히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초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LDL 수치를 70mg/dL 미만으로 낮출 것을 추가했다. 지난 2013년 ADA와 AHA 공동가이드라인에서도 당뇨병 환자 중 흡연, 고혈압, 심장질환으로 인한 조기사망의 가족력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초고위험(highest-risk) 환자로 구분해 LDL 수치를 70mg/dL 미만, 비HDL 콜레스테롤은 100mg/dL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치료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공동 성명서 역시 매년 주기적인 지질검사를 권했다.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뇨병 진단 당시부터 공복 시 혈중 지질을 측정하고 매년 변화가 없는지를 알아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혈중 중성지방이 500mg/dL을 넘는 환자에서는 피브린산 유도체를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스타틴이 아닌 피브린산 유도체만 사용해 심혈관질환 예방을 시도한 일부 연구들은 스타틴 예방 효과에 비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평했다.

체중 : BMI·합병증 여부 따라 맞춤치료를

▲ 비만 분야
이번 성명서에는 정상체중 범위를 초과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별도의 체중관리 전략을 강조했다.

섭취 열량 제한, 주 3~5회의 규칙적인 유산소운동 같은 생활습관 중재전략을 우선 시도하되 비만도와 합병증 유무에 따라 순차적으로 약물요법,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방식이다.

우선 약물요법은 체질량지수(BMI)≥30kg/㎡이거나 합병증을 동반한 과체중(BMI 25~30kg/㎡) 환자들에게 행동요법 실패 이후 효과적인 대안으로 권고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된 비만치료 약물을 살펴보면 펜터민(phentermine), 디에틸프로피온(diethylpropion), 벤트페타민(benzphetamine),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 4개 약물이 12주 미만 단기사용에 한해 사용 가능하다. 1년 이상 장기복용 약물로는 오르리스타트(orlistat), 로카세린(locaserin),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phentermine/topiramate) 세 가지가 제시됐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naltrexone/bupropion, 콘트라브)는 심혈관계 아웃컴 연구(Lancet 2010;376:595-605)가 진행 중으로 최종 리뷰 결과를 기다리는 단계다.

성명서는 이들 약물을 처방할 때 반드시 환자가 잠재적인 이상반응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중감소를 위한 생활습관 변화와 함께 약물반응에 대한 평가가 정기적으로 이뤄져야만 하고, 만약 3개월 뒤 체중의 5%가 줄지 않았다면 새로운 전략을 시도할 것을 권고했다.

BMI≥40kg/㎡ 또는 BMI≥35kg/㎡이면서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들 중 약물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배리아트릭수술이 권고됐는데, 루와이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위밴드수술 같은 수술은 초고도비만 환자들에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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