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령일수록 효과적…고령환자엔 악화 예방효과 인지시켜야

탈모는 최근 생활환경의 변화,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며, 국민 5명 중 1명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탈모에 대한 속설, 민간요법 등 잘못된 정보들이 공유되기도 해 전문적인 치료 대신 발모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 사용 및 민간요법 등 잘못된 치료방법을 선택해 환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질환의 특성상 지속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조급한 마음에 치료를 중도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2000년 남성형 경구용 탈모치료제(프로페시아)가 처음으로 국내에 등장하면서 탈모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났다. 이후 수술적, 비수술적 의학적 탈모 치료방법 역시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 결과, 탈모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 됐고, 개인적 차이는 있지만 약 1년간 꾸준히 치료하면 만족할 만한 발모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보통 약물치료 시작 후 약 3~6개월 시점에 발모되기 시작해 1년이 경과되는 시점에 치료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의학적 치료제가 남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기능성 샴푸를 비롯해 먹는 보조기능제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이러한 치료제는 효과가 거의 없고, 오히려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증상을 심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본지는 탈모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진료하는 △류효섭 맥스웰피부과 원장(대한모발학회 이사) △박동재 동안피부과 원장(국제모발이식학회·유럽모발이식학회·대한모발학회 정회원) △박진모 연세모벨르피부과 원장(대한모발이식학회·대한탈모치료학회·대한모발학회 정회원), 3인의 피부과 전문의들과 함께 탈모에 대한 모든 것을 들어봤다.

▲ 탈모 전문가 3인방이 왜곡돼 있는 탈모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문가들은 많은 정보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지만 상당수가 잘못된 정보라며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해볼 것을 권고했다.
국내 탈모환자 1000만시대…검증 안 된 비의학적 치료로 '이중고'

▶ 국내 탈모 1000만 시대다. 탈모 인구가 증가한 이유는?

류효섭 맥스웰피부과 원장: 서구적 식습관 및 생활습관이 탈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미용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탈모 인구 증가와 관련 있다. 과거에는 50대 이상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환자들이 모발 이식 수술이나 탈모 치료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다. 빠르면 10대 후반에서 늦으면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 여성 환자 역시 많이 늘었다. 주로 난소에 혹이 있거나 남성호르몬이 높아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와 항암 치료 후 탈모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박동재 동안피부과 원장: 과거에 비해 탈모 치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여러 약제가 개발됐다. 또 남성 탈모 환자의 치료 효과가 높아지면서 여성 환자의 치료 욕구도 증대시켰다. 단순히 탈모 부위를 가리기만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치료를 통해 탈모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박진모 연세모벨르피부과 원장: 프로페시아 출시 이후부터 탈모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또 과거에는 대다수가 탈모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많이 늘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실제 병원을 찾는 탈모 환자의 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 외국 환자와 비교했을 때, 한국인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있나?
박동재: 한국인은 정수리 탈모가 서양인보다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형 탈모치료제인 프로페시아 역시 정수리 부분부터 연구가 시작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치료 효과 역시 정수리 탈모에 상대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

▶ 많은 초기 탈모 환자들은 탈모 방지 샴푸 등 비의학적 방법을 시도한다. 실제로 비의학적 치료가 효과가 있나? 또 이로 인한 문제는 없나?
박진모: 얼마 전 한 쇼닥터를 대상으로 학회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했다. 한 의사가 방송에서 어성초가 발모에 굉장한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면서 잘못된 정보의 확산으로 의학적 치료 시장이 위축됐다. 또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샴푸는 탈모 방지, 모발 굵기 증가 문구를 삽입할 수 있어, 환자들이 방지를 치료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이들 역시 사용할 수 있는 용어, 단어를 제한해야 한다. 이미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샴푸 종류만해도 300 종류가 넘는다.

류효섭: 탈모 샴푸 사용, 두피클리닉 관리, 한의원 치료에 실망한 후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대개 의학적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인다. 의사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다. 이는 식약처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 탈모 관리 샴푸의 경우, 발모 효과가 없지만 탈모에 도움이 되고 발모가 될 것처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허가가 돼 있다. 환자들이 오인할 소지가 있다. 흡연 경고 문구를 기재해야 하는 담배처럼 탈모 관리 샴푸에도 '이것은 실제 발모가 되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를 기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샴푸의 식약처 허가 절차가 간단한 것도 문제다. 마이너한 임상 학회지 하나만 증거로 제출해도 된다.

또 임상에서 피실험자 10명 내외로 6개월만 기록이 있어도 이를 의약외품으로 허가한다는 것도 문제다. 탈모는 가을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가을철에 연구를 시작해서 봄에 연구를 종료시키는 것이다. 그런 맹점이 있는 만큼 허가 과정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비의학적 치료를 받는 환자가 여전히 많은 것 같다. 이를 변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 박동재 원장은 탈모는 극복될 수 있는 질환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치료인식이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동재: 초기에 잘못된 정보를 접해서 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초두효과라고 한다. 처음에 '약은 좋지 않습니다'라는 정보를 접하면 두고두고 이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을 나중에 의료진이 사실이 아니라고 여러 번 반복해 설득해야만 겨우 바뀌게 되므로 무분별한 정보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정책적 마련이 필요하다.

박진모: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온라인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반해 의학 전문가의 의견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탈모 환자가 의학적 치료를 받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환자들은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 진료실을 찾은 한 20대 청년은 2년간 두피 관리 센터에서 약 1000만원을 투자해 치료를 받았으나, 어떠한 효과도 보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에게 왜 약물 복용을 고려하지 않았냐고 물으니, 두피 관리 센터에서 약은 절대 복용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이처럼 올바른 치료를 방해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

"조기 치료가 탈모 잡는다"

▶ 탈모 치료는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박진모: 최근 탈모 치료에서 '얼리어답터' 문화가 조성됐다. 탈모는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40세 전후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연구 결과, 40대 이후 환자에서 약물 치료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치료는 40세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류효섭: 정보에 민감한 젊은 환자들은 약물에 거부감이 별로 없어 조기에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50대 이상 환자들은 정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 때문에 치료제를 복용하는 지인의 탈모 완화(치료) 효과를 직접 확인한 후에야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 약물 복용이 탈모의 기본 치료인 것 같다. 약물 치료의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류효섭: 남성형 탈모치료제인 프로페시아의 10년 장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모 환자의 70% 이상에서 탈모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90~95%에서 탈모 지연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많은 환자가 약물 복용 시 탈모 개선 효과만 기대해 눈에 띄는 개선 효과가 없으면 중도에 치료를 포기한다. 그러나 증상이 개선돼야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탈모 3단계 상태에서 약물 복용을 시작해 10년 후에도 3단계를 유지하면 이는 매우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다. 탈모는 진행성 질환인 만큼, 현재 상태가 유지되면 치료 효과가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

박진모: 약물을 복용한 환자와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모발 수를 비교해보면, 1~2년 사이에 천 모 이상 차이가 난다. 1년간 최소 1000모의 차이는 매우 큰 숫자다. 5년이 지나면 5000모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동재: 5년, 10년간 약물 치료 효과를 살펴보면, 모발 수가 늘어났다기보다는 기존의 모발보다 굵어지거나 무게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거의 닫혀 있는 모공에서는 새로운 모발이 나오는 게 쉽지 않지만, 기존의 약해진 모발을 강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따라서 모발이 약해진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를 유지하고, 환자 상태, 치료 효과, 환자 개인 사정 등에 따라 수술, 주사 요법 등의 다른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류효섭: 많은 환자가 탈모 치료 시 새로 머리카락이 나는지 아니면 굵어지는지 궁금해 한다. 머리카락은 점점 가늘어지다 퇴화돼 없어지는 주기를 가진다. 약물을 복용했을 때, 뿌리가 남아 있다면 새롭게 모발이 날 수도 있고, 얇아진 모발을 굵게 하기도 한다. 이들을 분리해서 효과를 생각해야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박진모: 모발 솜털 수와 관계 없이 연령에 따라 약물 치료 효과 차이는 크다. 솜털이 많은 20대 정수리 탈모 환자는 단기간 치료에도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 반면, 솜털이 많은 50대 정수리 탈모 환자는 흡연, 음주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약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면서 치료 효과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젊을수록 치료가 유리하다.

류효섭: 40대 이상에서 약물 치료 효과가 적다는 보도 이후 일부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 실제 임상에서 보면, 40대 이후 환자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50~60대 이상 환자도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치료에 임했으면 좋겠다.

▶ 탈모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른가?

▲ 류호섭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탈모 치료의 성기능 부작용을 걱정하지만 실제로 나타나는 증상은 매우 적으며, 또한 나타나더라도 삶의질이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조언했다.
류효섭: 보통 1단계에서는 바르는 약, 2~3단계는 먹는 약, 4단계는 주사나 메조테라피, 5단계는 수술해야 한다고 설명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의료진의 견해는 큰 차이를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환자가 원하면 초기에도 먹는 약을 바르는 약과 함께 사용 할 수 있고, 메조테라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 스스로 여유가 있고,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며, 탈모에 심각한 공포감을 느끼면 그에 따라 치료 방법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부작용 우려 털고  약물 꾸준히 복용해야"

▶ 일부 환자들에서 약물치료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류효섭: 환자 연령에 따라 약물 치료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 젊은 환자들은 (약물 복용) 한 달만 지나도 "머리카락이 덜 빠지는 것 같다, 모발에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나이가 좀 있는 환자들은 (약물 복용) 6개월이 지나도 특별한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분들 역시 탈모가 더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약물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박진모: 탈모 치료에 있어 조기 치료와 장기 치료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의학적으로 약물 치료는 적어도 6개월 이상 꾸준히 진행돼야 하며, 1년간의 약물 복용 후 환자의 주관적인 치료 만족도를 측정해야 한다.

박동재: 치료 효과는 복약 순응도에 비례한다. 의료진의 말을 잘 지키는 환자들은 바르는 약만으로도 모발이 상당히 늘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먹는 약을 처방받아도 꾸준히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은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 1년을 복용해도 육안상 혹은 의학적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없는 것인가?
류효섭: 남성형 경구용 탈모치료제인 프로페시아의 3년 임상에서는 1년 차에 임상적 반응이 없다가, 2~3년 차에 개선 반응 보이는 환자가 약 10~15%로 나타난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1년 이상 꾸준한 약물 복용을 권고한다. 더불어 미녹시딜과 같이 바르는 약물을 추가하거나 레이저 치료 등 보조적인 치료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의 병용 치료 효과는?
박진모: 약제별로 메커니즘이 달라 확실히 효과가 있다.

류효섭: 그러나 먹는 약의 치료 효과를 100으로 가정하고, 바르는 약의 효과를 5~10이라고 봤을 때, 환자들은 100에서 105~110의 효과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박동재: 먹는 약은 환자의 순응도가 높지만 바르는 약은 의외로 제대로 바르는 것이 힘들어 순응도가 떨어진다. 때문에 바르는 약에서는 치료가 실패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박진모: 약은 한 알만 먹으면 되지만 바르는 약은 얼마나 뿌려야 효과가 있는지 환자들이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상당한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

류효섭: 20~30대는 바르는 것을 잘한다. 미용에 관심이 많고, 탈모에 대한 공포심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40~50대는 약을 바른 후 드라마틱한 효과를 못 느껴서인지 야근, 회식 등 여러 사회 활동을 핑계로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당연히 효과는 떨어진다.

▶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을 우려해 약물 복용을 꺼리는 환자들도 있는 것 같다.
류효섭: 약물에 대한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크다. 실제로 프로페시아 복용 중 성기능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환자는 50대 이상에서는 약 10% 이상, 20, 30대에서는 2%도 채 안 되게 나타난다. 그런데 논문에 따르면,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의 성기능 이상 부작용 인지 여부에 따라 실제 부작용 보고율이 4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환자 스스로가 부작용을 인지하는 경우 더 많이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물 치료 전 환자들에게 "부작용이 안 생긴다고 믿으시면 안 생긴다"고 말한다. 그러면 40대의 성기능 관련 부작용 호소 환자는 5% 미만으로 나타난다. 또 음주, 흡연 빈도가 높으면 발기부전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술, 담배를 줄이고 비타민 복용을 권유하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는 일시적으로 이틀 정도 약 복용을 중단한 후 다시 시도하라고 한다. 그러면 부작용 호소 빈도가 줄고, 약물 치료에 대한 순응도도 다시 높아지는 것 같다.

박진모: 실제 경험 빈도는 50~60대 이상에서 더 많이 나타나겠지만, 확실히 이 나이대 환자는 이런 이상반응에 관심이 적어 불편함을 보고하는 경우가 적다.

박동재: 40대가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에 대해 가장 민감한 것 같다. 20~30대에서는 부작용 자체가 잘 안 나타나고, 50대 이상에서는 탈모치료제 복용과 관계없이 성기능 감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반면, 40대는 심리적으로 성기능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부작용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피로감, 성욕 저하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 것은 아니다.

류효섭: 모든 치료제가 그렇듯 탈모치료제도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탈모로 고민이 큰 환자에겐 치료 효용성이 안전성보다 더 큰 만큼,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부작용의 위험 때문에 약물치료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 약물 복용은 본인 선택의 문제이다.

▶ 현재 국내에서는 남성형 경구용 탈모치료제로 MSD의 프로페시아가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박진모: 환자에게 좋은 약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2000년에 국내에 출시된 프로페시아는 지난 15년 동안 많은 데이터가 축적됐다. 때문에 의료진들이 초치료 약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도 약물 상호 작용과 미미한 이상반응을 이유로 많은 의료진이 프로페시아 처방을 선호한다. GSK의 아보다트는 8~11가지 약물 성분에 대한 약물 상호작용이 있어 일부 환자에서는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비뇨기과적인 부분인 생식 기능, 정자 생성 능력, 수정 능력 등에 있어서 통계학적으로는 프로페시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치상 차이는 분명이 있다.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떤 약물을 의료진들이 더 많이 처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두 가지 약물 모두 선호하는 편이다.

성공적 탈모치료의 정석은 수술치료 + 꾸준한 약물 치료

▶ 초음파, 두피를 절개해 모낭 단위로 분리한 후 이식하는 절개방식 모발이식수술, 절개 수술에 따른 통증을 최소화해 모낭 단위로 모발을 채취해 이식하는 비절개 방식 모발이식수술 등 수술적 탈모 치료 종류도 많은 것 같다. 의료진이 추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류효섭:
수술 치료의 큰 줄기는 절개로 분리하느냐, 모낭으로 하나씩 뽑느냐 두 가지다. 의료진이 추천하는 수술 치료는 환자의 입장에서 트렌드가 중요한지, 실제 효과가 중요한지, 편의성이 중요한지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질 수 있다.

▲ 박진모 원장은 기능성 제품으로 많은 돈을 들이지 말라고 말한다. 현재 허가된 제품 중 치료효과(탈모)가 있는 제품은 아예 없다는 것. 많은 환자들이 기능성 제품을 구입하면서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어 안타깝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박진모: 집도의가 어떤 수술을 더 잘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절개방식과 비절개방식 수술 모두 다 잘하는 의사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추천할 수 있지만 비절개수술을 많이 해본 의사에게 절개 수술은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절개 수술을 많이 해본 의사는 비절개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류효섭: 물론 모든 의사가 모든 수술 분야를 다 잘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집도의가 두 가지 방식의 수술을 모두 다 잘한다고 가정하면 이는 환자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 모발이식수술도 트렌드가 있나?
류효섭: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앞머리 모발이식 후 뒷머리의 탈모가 진행되면 미관상으로 보기 좋지 않아, 뒷머리의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된 50대 이후에 모발이식을 권유하는 게 트렌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물 치료를 통해 탈모 진행을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술을 권하는 것으로  변화됐다.

▶ 수술 치료 후에도 약물 치료는 필수적인가?
류효섭: 탈모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수술을 통해 심은 모발은 빠지지 않지만 이식하지 않은 다른 부위의 모발은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때문에 모발이식 수술 이후에도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체 모발이 6만모이고 탈모가 진행되지 않은 부분이 4만모 이상이라고 가정했을 때, 약물 치료는 4만모를 유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수술 치료는 4000~6000모를 이식하는 데 그치는 것이므로, 실제 전체 탈모 치료 측면에서는 약물 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박동재: 가끔 모발이식 수술을 탈모 치료 종결자로 믿고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탈모 치료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60대 이상 환자까지도 수술과 약물 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경구용 치료제의 FDA의 연구는 40대 중반 환자까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일부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이 약을 먹어도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나이가 있는 환자들은 오히려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는 편이다.

▶ 마지막으로 탈모 환자들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류효섭: 일부 종편 등 언론에서 쇼닥터를 활용해 자극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의학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자제했으면 한다. 이는 치료 시 방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얼마 전 불거진 백수오, 어성초 파동처럼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박진모: 한국에서는 탈모가 피부과 진료과목이라는 인식이 정립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의료진이 탈모의 조기 치료와 약물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켜야하지만, 올바른 치료 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언론과 정부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잘못된 탈모 치료 정보를 선별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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