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증진개발원, 규제 필요성 강조

청소년과 비흡연자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담배업계의 마케팅에 노출돼 있다. 청소년의 93.5%가 편의점 내 담배 진열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7월 금연이슈리포트를 통해 담배업계의 판매점(PoS, Point-of-Sale)내 제품진열 전략과 이에 대한 국내외 실태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현행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판매점 내 지정된 장소에만 담배광고를 부착할 수 있다는 조항만 있을 뿐, 제품 진열에 관한 규제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 녹색소비자연대는 담배제품 PoS 마케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월 10일부터 '오프라인 담배 마케팅 모니터링' 활동을 시작했다.

담배업계는 판매점 내에서도 가장 광고 및 판촉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계산대 뒤편, 일명 파워월(Power wall)에 담배제품을 진열해 소비자의 충동적인 구매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개발원의 주장이다.

판매점 내 담배 진열 전략은 특히 아동과 청소년에게 흡연과 담배에 대한 친숙한 인식을 심어 이들을 흡연자로 만드는 것이 주요 목적.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판매점 담배제품 진열이 아동과 청소년을 주요 타겟층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의 흡연 시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자주 방문하는 판매점일수록 담배광고와 진열이 더 많이 이루어지며, 청소년이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판매점에서의 담배 진열에 노출된 경우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50% 증가하고, 11~14세 아동 및 청소년이 담배광고가 있는 상점을 일주일에 최소 2번 방문할 경우 흡연 시작 가능성이 2배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담배회사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판매점 내 판촉활동에 매년 수천억 가량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담배회사가 소매업자에게 판매점에서의 판촉 활동 명목으로 지불한 금액이 2012년 3억5746만3000달러(약 4174억 4529만원) 가량된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일찍이 담배업계의 PoS 마케팅 전략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방안을 마련했다.

2005년 이후 캐나다, 호주, 태국, 아일랜드, 영국 등이 모든 판매점에서의 담배 진열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판매점 내 담배제품 진열에 대한 규제가 전무하다.

한편 금연이슈리포트 8월호에서는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2015년 세계흡연실태보고서(WHO report on global tobacco epidemic)의 주요내용을 소개하고, 특히 담뱃세 인상의 흡연율 감소 효과에 대해 재조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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