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이동 감염위험" 국회 지적에, 황우여 사회부총리 "문제 개선"

감염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원들의 의료폐기물 처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멀게는 서울에서 경북까지 350km 가까운 거리를 이동한 후 폐기처리가 진행되고 있어, 감염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17일 국립대병원들의 의료폐기물 처리 현황을 공개하고, 정부에 감염위험성 차단을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6개 국립대병원(분원 및 치과의원 포함)의 평균 의료폐기물 이동 거리는 129.6km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서울에서 춘천 정도의 거리를 이동한 뒤 폐기물 처리가 진행된다는 것.

병원별로는 서울대병원과 제주대병원이 각각 350km와 308km로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으며, 경상대병원 200km, 강원대병원 145km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서울 본원에서 실은 폐기물을 경북 소재 업체로, 제주대병원은 제주에서 경북 고령 소재 업체로 보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전북대병원의 5년간 의료폐기물 이동거리는 매년 3km를 유지, 서울대병원의 폐기물 이동거리와 무려 116배 차이가 났다.

박주선 의원은 " 폐기물 관리법에서는 의료폐기물을 인체의 감염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로 정의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보건대책을 위해 국립대병원만이라도 불필요한 병원-의료폐기물업체간 거리를 줄여야 한다"고 정부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박 의원은 "외국에서는 폐기물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감염성 폐기물의 발생지 인근 처리' 원칙을 두고 장거리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며 "의료기관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폐기물 이동거리를 줄여 감염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으로, 권역별 처리제도 등을 도입해 이동거리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박 의원실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의견에 동의한다. 국립대학병원 의료폐기물 처리 관련 지도·감독부처인 환경부와 협력해 문제점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 의료폐기물 처리현황(2015년 기준, 박주선 의원실 제공)

아울러 박 의원실은 국립대병원도 일부 문제점이 해결될 경우 권역별 처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국립대병원 관계자들은 박 의원실에 "업체들의 처리능력 부족으로 인해 수거지연 및 처리단가 상승의 우려가 있으며, 소각시설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서 증설에 한계가 있어 단기간에 업체의 처리능력 증가가 어려울것으로 사료된다"면서 "수거지연 및 처리단가 상승, 업체의 담합 등의 문제점이 해결된다는 전제 하에, 권역별 처리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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