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수술을 받은 부부와 분당서울대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조재영 교수, 신정아씨, 한호성 교수, 이경훈씨, 최영록 교수

어머니에게 신장을 기증한 여성이 8년 후 간암으로 투병 중인 남편을 위해 본인의 간을 떼어 이식 수술을 감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에 살고 있는 신정아 씨의(43세) 어머니는 10년 동안 고혈압과 갑상선 질환을 앓다 유행성출혈열의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부전이 생겨 신장이식 수술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신씨는 어머니를 위해 기꺼이 본인의 신장 기증을 결심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이 신장이식 수술 후 어머니와 기증을 한 본인 모두 건강하게 지냈다.

하지만 신정아 씨에게 시련은 다시 찾아왔다. 남편이 평소 B형 간염 증세가 악화되면서 간성혼수가 생겨 응급실을 몇 번씩 찾아야했다던 것. 그리고 정밀검사결과 간암판정을 받고 색전술을 받았으나 간기능의 저하로 간이식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부부는 서로의 믿음과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간이식 수술을 위해 정밀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간이식 기증자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부인인 신 씨의 간 70%를 남편에게 떼어주는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간이식 수술은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간이식팀 한호성 교수(암·뇌신경진료부원장)와 조재영, 최영록 교수가 맡았으며, 기증자 수술 4시간과 수혜자 수술 6시간에 걸친 이식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부인 신정아씨는 "짧은 시간 안에 진단과 수술, 회복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하고 꼼꼼하게 환자를 돌보고 친절하게 챙겨준 의료진과 간호사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두 번의 장기 이식 수술을 받으며 든 생각은 장기이식은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생명을 살리는 일에 많은 사람이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재는 두 부부 모두 퇴원 후 건강관리를 받으며 음식 조절과 가벼운 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한호성 교수는 "이식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여자의 안전성인데 이미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 공여자라 더 세심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했다"며 "다행히 부부 모두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의료진으로써도 감사한일이다.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남은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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