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성 교수팀, 삼성서울병원 입원 환자 전원 받아 응급 간이식 진행

▲ 메르스 사태로 수술이 어려웠던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 지정 환자가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전원 되어 간이식 수술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위해 입원했던 메르스 잠재노출 환자가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으로 전원 돼 6월 20일 토요일에 응급 간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구시에 거주하는 A씨는 포항 소재 모 병원에서 간경화를 진단받고 치료받던 환자였다.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와 원발성 담도 경화증(담도에 지속적인 염증 반응으로 담도가 망가지는 병)을 앓고 있었다. 2015년 초에는 간질환이 악화돼 복수가 조절 되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기도 했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삼성서울병원 외래 방문으로 인해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됐고, 경과를 관찰하던 중 6월 11일경 갑자기 전신상태 악화로 인해 이식이 급하게 필요해 삼성서울병원에 재입원하게 된 것이다.

이후 급속한 간기능 악화 및 콩팥기능 저하로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 되었다. 기다림 끝에 뇌사자 간 기증자가 나타났지만, 뇌사자가 발생한 병원에서 메르스의 감염 우려로 장기구득을 위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의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도 메르스에 대처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 여러 주요 병원으로 환자 전원 및 간이식 수술을 문의했으나 번번이 어렵다는 거절의 대답을 들었고 분당서울대병원으로 문의를 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긴급 관계자 논의 후 전원을 받은 후 이식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환자는 잠재 접촉 가능성이 있으나 메르스 증상은 없었다. 그러나 분당서울대병원은 수술 준비와 과정에서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에 완벽히 대비했다. 감염 관리실, 감염내과, 마취과, 중환자실 및 수술실 간호부와 외과 의료진 간의 긴밀한 협조 아래, 환자가 병원으로 진입하는 단계부터 중환자실 입실, 수술실로의 이동, 수술 중 수술실 관리, 수술 후 중환자실 이동 등의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수술은 암센터 간이식팀(한호성 교수, 조재영 교수, 최영록 교수)가 맡았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의료진은 수술복을 입은 후 방호복 위에 또 다시 수술복을 껴입었고, 수술용 확대경에 보호안경을 추가로 착용했다. 방호복을 포함해 세 겹이나 되는 옷을 입고 장시간의 수술을 진행하느라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었다.

특히 보호안경 내부에 습기가 차서 시야 확보도 쉽지 않았다. 장갑을 세 겹으로 끼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도 이번 수술의 어려움 중 하나였다. 인공호흡기를 통해 배출되는 환자의 날숨에 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를 차단 하고자 쓴 N95 마스크로 인해 수술실 간호사는 탈진하기도 했다.

한호성 교수 "환자는 현재 음압 격리된 중환자실에서 방호복을 입고 N95 마스크를 착용한 간호사들이 헌신적으로 간호하면서 의식도 완전히 깨어났고 자발 호흡이 돌아와 인공호흡기도 분리하여 잘 회복하고 있다"며 "수술 전 악화된 콩팥 기능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24시간 투석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식된 간으로의 혈류도 좋고 혈액 검사 지표도 호전을 보이고 있어 콩팥 기능도 곧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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