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마지막 7일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9월 13일까지
잠실샤롯데 극장

예수의 마지막 7일간을 다룬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돌아온다.

전 세계에서 40년간 1억 5000만명이 관람하고 2013년 한국 초연에서는 주옥 같은 넘버와 함께 마이클리와 한지상이라는 걸출한 스타들을 탄생시킨 공연으로 2년만에 다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로 놀라운 넘버를 가지고 있지만 소재가 기독교를 그리고 있어 늘 논란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최근에 아레나 공연이 극장에서 전 세계 개봉되기도 했던 저주받은 명작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만나 보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연습실에서 박은태가 연습을 하고 있다.

거장이 사랑한 위대한 음악
이 작품은 뮤지컬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웨버가 20대 초반에 팀라이스와 만든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로 사실상 카메론 메킨토시와 어깨를 겨루는 웨버는 살아있는 전설이자 뮤지컬의 역사이다. 이런 제작자가 20대 초반에 영감을 얻고 라이언킹과 아이다를 작사한 팀라이스과 함께 한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음악에서 빛을 발한다.

한국 개막 당시 이제야 ‘수퍼스타’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을 얻을 정도로 라이브로 듣는 넘버의 힘은 대단하다. 이 작품의 주제나 연출 기법에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여전히 뮤지컬 입문작, 혹은 가장 난이도 높은 넘버를 가진 뮤지컬 등의 수식어는 바로 이 작품의 넘버가 가진 힘이다.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그래서 약 4분가량 관객석에서 숨도 쉬기 어렵고 부르는 배우도 하루에 한 번 이상 부르기 어렵다고 표현하는 겟세마네를 라이브로 듣는 감동은 지저스의 마지막 7일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유튜브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상이니 현재 주연 배우인 마이클리의 겟세마네를 꼭 한번은 들어보고 작품을 선택하면 좋겠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의 오리지널 원작의 진수 뿐만이 아니다. 천재 아티스트 정재일의 세련된 편곡은 밴드의 오버츄어를 듣는 것으로도 관객을 흥분시킨다. 정재일은 뮤지컬 음악감독이 아닌 뮤지션이다. 그럼에도 그를 초빙한 이유는 그만큼 이 작품이 가진 넘버의 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초연 당시 정재일 감독이 지휘를 하는 날을 문의하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정감독의 힘은 대단하다. 음악계에서도 이단아, 천재로 불리우는 정재일 감독의 수혈은 한국 프로덕션의 힘이다. 재연에서는 수요일, 일요일 공연에 주로 참여한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정재일 감독의 수퍼바이징으로 탄생한 음악의 힘은 가히 폭발적이다. 또한 감독하에 구성된 밴드 또한 마찬가지. 1, 2막의 오버츄어를 꼭 잘 감상해 보길 바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연습실에서 한지상이 연습을 하고 있다.

뮤지컬 스타들의 꿈의 무대
폭넓은 음역대, 고음의 한계를 뛰어넘는 넘버, 음악에 드라마와 감정을 온전히 녹여내서 연기해야 하는 수퍼스타 음악은 뮤지컬 배우들에게는 꿈의 무대이자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무대이기도 하다. 마이클 리, 박은태, 한지상이 다시 한번 무대에 서며, 새로운 유다로 윤형렬, 최재림이 캐스팅 되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리아 역에는 베테랑 배우 이영미와 장은아, 신예 함연지가 캐스팅됐으며 위키드 모리블 학장에 이어 김영주 배우가 씬 스틸러 헤롯으로 분할 예정이다.

한국 관객이 유독 사랑하는 락발라드의 고음 특히 남자배우들의 엄청난 파워는 2시간 반 내내 관객을 숨막히게 할 것이다. 특히 브로드웨이 본토 무대에서 지저스, 유다를 비롯 400회 이상 이 무대에 서 온 마이클 리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도 이번 시즌의 매력이다. 재미교포 2세로 의대를 진학했지만 음악적 재능으로 뮤지컬 배우가 된 그의 필모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영감을 준다. 특히 그의 겟세마네는 지저스의 인간적 고뇌를 가장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여러 논쟁에도 불구 설득력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아울러 최근 드라마로 활동영역을 넓힌 배우 한지상의 유다는 중년 남성관객도 자리에서 일으켜 세울 만큼 파격적이고 다이나믹하다. 지저스를 배신한 인물 그리고 자살 후에 제작자의 입장에서 그려내는 수퍼스타 넘버는 이 작품이 4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부분이 이해가 어려울 정도로 현재 시점에서 유효하고 세련된 화법을 가진다. 특히 한국 프로덕션에서는 커튼콜 이후 유다의 수퍼스타가 리바이벌 되는데 콘서트 장을 방불케 하는 흥이 넘치는 무대로 관객들을 홀린다. 두 배우의 앙상블을 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선택이라 하겠다.

또한 올해 새로 투입된 헤롯역의 김영주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여성배우 캐스팅으로 예수의 능멸을 파격적으로 그려낸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연습실에서 윤형렬이 연습을 하고 있다.

종교적 논쟁 뜨거운 감자
음악적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여전히 상업적으로는 명암이 갈리는 이유는 소재에 있다. 40년 전 개막 당시 신성모독으로 문제가 됐고 긴 시간 리바이벌 되면서 버전에 따라 여전히 안티기독교이냐 혹은 성서를 가장 설득력 있게 그린 것이냐 등의 논쟁에 늘 둘러쌓인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넘버에 치중해 다루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출적인 면에서는 거친 부분이 상존한다. 종교를 논하는 콘텐츠가 불만족스럽거나 혹은 십자가상의 고난 등이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추천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만일 종교적 색채가 문제없고 다소 파격적인 언어가 예술의 선상에서 이해가 된다면 지루함은 없는 작품이고 한번쯤 접해 보았으면 한다.

1층 중앙이나 2층에서도 전혀 문제 없이 관람 가능하다. 극장이 다소 작은 샤롯데 극장이어서 객석의 제한은 없다. 지저스의 고문 등에서 다소 파격적인 장면이 있어 고등학생 이상 관람을 권한다. 9월 13일까지 잠실샤롯데 극장에서 공연된다(문의 :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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