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 LUX-LUNG8 연구 기대효과 밝혀

▲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가 LUX-LUNG 8 연구 결과를 계기로 독성 부작용이 높은 도세탁셀보다는 아파티닙과 같은 2세대 제제들이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소세포폐암(NSCLC)을 타깃항암제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선암(adenocarcinoma)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다음으로 많이 차지 하고 있는 편평세포암(Squamous)은 아직 치료가 제한적이다.

특정 유전자가 발현돼 있는 선암과 달리 바이오마커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때문에 치료도 전통적인 화학요법에 의존해야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환자가 국내만도 30%(비소세포폐암 중)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편평세포폐암도 EGFR TKI 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최근 아파티닙(Afatinib, 제품명 지오트립)이 편평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것. 이번 연구는 올해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다. 국내 폐암 석학인 카톨릭의대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를 통해 연구의 성과와 의미를 풀어봤다.

-이번에 발표된 LUX-LUNG 8 연구 배경과 결과를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LUX-Lung 8 임상은 1차 치료에 실패했거나 불응한 환자를 대상으로, 2차 치료제로서 아파티닙과 엘로티닙을 일대일(Head-to-Head)로 비교한 무작위 배정, 대규모 비교연구다. 현재 2차 치료의 표준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엘로티닙과 일대일로 직접 비교를 통해 아파타닙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아파티닙은 엘로티닙 대비 질병진행률과 사망률을 모두 각각 19% 감소시켰다. 아파티닙군과 엘로티닙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는 각각 2.6개월과 1.9개월이었고, 전체 생존기간(OS)은 7.9개월과 6.8개월이었다. 특히 OS의 경우 폐암 생존율이 상당히 낮고, 편평세포폐암의 치료 옵션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1.1개월의 차이를 보인 것은 유의한 차이이다.

-아파티닙은 이미 전 연구(Lux Lung 3와 Lux lung 6)에서 비소세포폐암 가장 흔한 EGFR 변이인 Del 19 양성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전체 생존 기간 연장을 보인바 있다. 그 결과에 근거했을 때 LUX-Lung 8 결과가 예상했던 바인가?
가장 흔한 유형의 EGFR 변이인 Del19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화학요법 치료군 대비 전체 생존 기간(OS)을 1년 이상 연장 시킨 이유는 아파티닙이 ErbB 수용체 신호전달을 비가역적(irreversible)으로 완전히 억제 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치료제는 수용체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작용을 통해 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위한 신호를 차단하지만, 아파티닙은 비가역적으로 수용체에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어있다. EGFR 변이 외에도 ErbB Family의 전체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편평세포폐암 과 암 형태가 유사한 다른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LUX-LUNG 8 결과도 아파티닙의 기전에 의한 효과라고 해석할 수 있나?
유전자 변이에 따른 타깃치료제 효과가 확실한 선암과 달리 편평세포폐암에서는 EGFR 변이의 비율이 약 5% 이내로 적기 때문에 EGFR 억제라는 효과가 동일하게 나타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티닙이 편평세포폐암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은 비가역적이고, EGFR 뿐만 아니라 ErbB Family를 모두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치료제가 EGFR(ErbB1)만 차단하는 것에 비해 아파티닙은 종양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돕는 핵심 경로인 ErbB family를 모두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치료제가 생존 기간을 개선시키더라도 부작용 없이 생존 기간을 개선시키는 것은 매우 다르다고 본다. 환자 삶의 질(QoL)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는데 아파티닙은 어떠한가?
아파티닙의 경우, 질병 진행과 생존기간을 개선시켰을 뿐만 아니라 폐암 관련 증상 조절의 개선도 보였다. 표적치료제인 엘로티닙 대비 기침, 호흡곤란을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상태 및 삶의 질의 개선을 보인바 있다. 아파티닙의 기침 개선율은 43.4%, 엘로티닙은 35.2%였으며, 호흡곤란 개선 역시 아파티닙이 51.3%, 엘로티닙 군은 44.1%로 아파티닙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전반적인 삶의질 개선도는 각각 35.7%와 28.3%로 이역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였다.

-향후 기대효과는?
현재 미국암네트워크(NCCN)가이드라인에서는 편평세포페암의 1차 치료제로 시스플라틴과의 병용요법과 2차 치료제로 도세탁셀, 엘로티닙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에서 어떤 약물이 더 선호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폐암 의사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엘로티닙이 도세탁셀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엘로티닙 처방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엘로티닙과 도세탁셀을 비교한 임상연구가 있고, 이번에 엘로티닙을 아파티닙과 비교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그 효과를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2차 치료제로 도세탁셀은 우수한 효과의 치료제를 보여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완벽한 약은 아니다. 그 이유는 독성이 크고, 골수기능을 억제하고 폐렴의 위험성을 높이는 삶의 질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있다. 또한, 치료가 반복될 경우 말초신경염으로 인해 손발 저림이 심해져 단추를 잠그지 못하는 등 삶의 질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의사들도 도세탁셀 처방에 있어 주의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약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남은 숙제는?
편평세포폐암에서 EGFR이라는 신호전달이 암 증식에 30~35% 이용된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35%의 환자에게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현재까지 편평세포폐암에서 뚜렷한 바이오마커를 찾아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바이오마커를 찾는다면 전체 생존과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이번 임상 연구에서보다 더 연장될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임상연구만으로는 환자들의 특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분자표지자(Molecular Biomarker)가 필요하다. 즉, 바이오마커 연구를 통해 약물의 기전이나 EGRF Family의 신호 전달 과정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정확한 툴이 추후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