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대 신경과 로이 프리먼 교수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Pain, DPNP)은 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족부 절단 원인의 50~70% 정도를 치지한다.

아울러 질환을 방치하면 감각 소실 등이 발생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50%에 달해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정교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처럼 늦어진 진단과 치료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경병증 통증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하버드의대 신경과 로이 프리먼(Roy Freeman) 교수가 DPNP를 진단하고 치료 하는데 있어서 잊지말아야 몇 가지를 제안했다. 

 

▲ 하버드의대 신경과 로이 프리먼 교수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어떤 질환이며, 왜 중요한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DPNP)은 당뇨병으로 인해 오래 지속된 고혈당이 신경을 손상시켜 이상감각 등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당뇨는 신경뿐 아니라 심혈관, 신장, 안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당뇨병 환자의 50%가 말초신경계의 신경병증이 나타난다. 어떻게, 어디서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보통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환자의 10~30% 환자가 신경병증 통증을 겪게된다.

이렇게 엄청난 수의 환자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겪고 있고, 신경병증 통증까지 경험하고 있는만큼, DPNP는 다수의 당뇨병 환자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질환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유병률이 큰 반면 진단률은 낮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의사 입장에서 볼때 DPNP가 진단을 내릴 때 최우선적(Top of Mind)으로 내리는 진단명이 아닐 때가 있어, DPNP와 관련된 질문을 환자에게 적절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환자 입장에서는 특히 고령 환자는 문화적 이유 혹은 개인적 사유로 인해 통증 자체를 노화로부터 비롯되거나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굳이 관련된 정보를 언급하지 않을 때도 있다.

반면 환자가 의사에게 통증에 대한 정보를 언급한다고 해도 발 통증은 다양한 이유가 있어 의사가 비특이적인 발의 통증이라고 진단 내릴 때도 있다. 만약 신경병증 통증 진단을 내린다고 해도 적절한 약을 처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즉 환자가 의료진과 통증에 대해서 '공유'를 하지 않는다는 점과 '인지부족'이 진단률 저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진단률을 높이기 위해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DPNP 진단 시 사용할 수 있는 도구 등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 중 '진단 설문지'가 있다. 이러한 질문지를 활용하고, 통증의 양상에 대해 환자를 검사하고, 환자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DPNP 진달률이 상승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프랑스에서 개발된 DN4(Douleur Neuropathique 4)라는 짧은 질문지, PainDETECT 설문지, 신경병증 통증 설문지, 신경병증 통증을 진단하는 LANSS(Needs Assessment for Neuropathic Symptoms and Signs) 등을 혼합해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통증에 대한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진단률을 높이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신경병증 통증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되야 할 부분이 있다면?

환자 관점에서의 치료법은 환자가 통증 이외에도 어떤 동반되는 증상이 있는지 알아보고 치료법을 선택한다. 환자가 동반하고 있는 질환, 컨디션과 가이드라인 권고사항,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약물 이상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즉 불안증,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느끼는지를 파악한 뒤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자 개별적으로 약물 부작용에 대해 얼만큼의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약물 간의 상호작용도 놓쳐서는 안 된다.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이 가질 수 있는 잠재적인 부작용은 무엇이고, 특정 약제가 어떤 경로로 배출 되는지 등도 함께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 하버드의대 신경과 로이 프리먼 교수

-미국신경학회(AAN)가이드라인에서 프레가발린만이 DPNP 치료제 레벨 A를 받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약물이 가진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1차 치료제로 같이 권고되고 있는 다른 약제들은 프레가발린보다 약물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AAN 위원회에서 정한 기준치를 넘어야만 level A를 받을 수 있는데 다른 약제는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프레가발린보다 부작용 발현 측면에서 듈록세틴은 그 수치가 높아 level B로만 권고되고 있다. 듈록세틴이 레벨 A가 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약물 중단률(discontinue rate)이 너무 많아 level A 치료제로서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병이 진행될 수록 통증이 심해져 점차 고용량을 쓰거나 많은 약물을 복용하게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DPNP 통증 치료에 있어 프레가발린의 내성, 중독성의 우려는 없나?

고용량을 쓸 수 밖에 없는 증량의 문제를 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질환 자체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부분이 있어, 통증의 다이나믹한 측면이 변해 약이 듣지 않는건지, 약의 유효성이 떨어져서 효과가 없는 것이 판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DPNP 치료제가 통과하기 위해서는 중독성(addiction)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해당 약제를 더 좋아하는가를 확인하는데, 프레가발린의 경우에는 선호도가 나타나지 않았다. 처방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중독의 잠재성은 없으며, DPNP로 프레가발린을 처방 받은 경우 대부분 안정적인 용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 DPNP 치료제에서 새롭게 진행되는 연구나 치료에 대한 새로운 트렌트는 무엇인가?

새롭게 진행되는 장기 연구는 없는 것으로 안다. 이처럼 장기 연구가 부재한 가운데 DPNP 환자 치료에 있어 고려할 사항이 있다.

먼저 DPNP가 역동적으로 바뀌는 질환임을 염두해 둬야 한다. 환자에게 특정 약제를 처방해 약 효과가 좋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같은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특정 약제에 현재 환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몇 달 뒤 재시도했을 때 반응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신경병증 통증 자체의 기저에는 병리적인 측면이 계속해서 바뀌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DPNP 환자의 통증 치료에서 약제가 가진 메커니즘과 잘 맞는 짝을 찾아주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이 때문이라도 새로운 약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다양한 기업들이 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 신약이 곧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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