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혈소판요법(DAPT, dual antiplatelet therapy)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허혈성 뇌졸중 등 심혈관사건 환자에서, 이어지는 재발위험을 막기 위해 적용되는 항혈소판제 병용요법을 지칭한다. 아스피린에 P2Y12 억제제를 더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ACS 환자의 경우 심혈관사건 예방을 목적으로 급성기부터 시작해 1년 기간의 DAPT 전략이 권고된다. PCI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에게는 시술 후 스텐트 혈전증 예방을 위해 역시 1년 기간의 DAPT 전략을 적용한다. 뇌졸중에서는 경한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에서 재발을 막기 위해 DAPT 전략을 조기투여해 3개월 정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이렇게 적용되는 DAPT 기간이 끝나면 이후 다시 항혈소판제 단독요법이 평생토록 적용된다. DAPT 전략은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를 통해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이는 혜택이 있으나,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출혈위험도 함께 상승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 DAPT 전략을 언제 시작해서 얼마나 길게 끌고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 왔다.

최근에는 DAPT 전략을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위험 대비 혜택을 높여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PCI 분야에서는 지난해 최대규모의 임상시험인 DAPT 연구에서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또는 프라수그렐 병용요법을 30개월까지 연장하는 것이 12개월 요법과 비교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다. 대규모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통해 DAPT 장기치료 전략의 임상혜택이 검증된 것이다.

반면 12개월 대비 6개월 요법의 비열등성을 보고한 연구들도 있다. 학계는 이에 근거해 PCI 후 DAPT 전략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되, 부득이한 상황으로 단기간에 DAPT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에는 스텐트 혈전증이나 심혈관사건 위험도 등 환자의 임상특성에 기반해 단기치료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ACS 분야에서는 올해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PEGASUS-TIMI 54 연구를 통해 아스피린 + 티카그렐러 전략의 장기적 임상혜택이 보고된 바 있다. 1년 시점을 넘어서 DAPT 전략을 연장했을 때 1년 후 단독요법만 적용한 경우와 비교해 심혈관사건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는 ACS 환자에서 1년 기간의 DAPT를 권고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이 바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뇌졸중 분야에서는 경한 뇌졸중 또는 TIA 환자들의 급성기에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을 조기적용해 임상혜택을 개선한 CHANCE 연구에 근거해 DAPT의 단기간 적용이 새롭게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기간을 얼마까지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NEJM 2014; 371:2155-2166에 게재된 이 DAPT 연구는 스텐트 삽입 환자들에서 항혈소판제 병용요법 적정기간의 파악을 목적으로 한 최대규모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이었다는 점에서 그간의 논란을 씻어줄 주역으로 기대를 모았다.

5개 국가에서 2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PCI 후 DAPT 12개월 시행군보다 30개월까지 연장해서 시행한 환자군의 스텐트 혈전증 및 주요 심·뇌혈관사건(MACCE) 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주요저자인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Laura Mauri 교수는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PCI 후 6개월 또는 12개월,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12개월의 DAPT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12개월 이상 시행했을 때 예방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DAPT 연구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장기치료 혜택 입증

AHA 발표내용은 DAPT 연구 등록환자 2만 5682명 중 약물스텐트(DES) 시술 환자 2만 2866명을 선별 후 9961명을 무작위 배정해 DAPT 시행기간에 따른 스텐트 혈전증 및 MACCE(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예방효과와 출혈,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등 안전성을 비교한 것이다.

환자들은 12개월 동안 오픈라벨로 아스피린과 티에노피리딘계 제제(클로피도그렐 또는 프라수그렐)을 추가한 병용요법을 시행받았다. 12개월째 주요출혈, 심혈관사건 재발이 없었던 환자 9961명을 아스피린 + 티에노피리딘계 제제 또는 아스피린 + 위약 병용군으로 분류해 18개월 동안 추가적으로 관찰했다. 종료점 평가는 약물중단 후 3개월째 시행했다.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62세였고, 25%가 여성이었으며, 당뇨병 동반율은 31%였다. 또 무작위 배정 환자들 중 51%는 1개 이상의 스텐트 혈전증 위험요소를 동반하고 있었다(급성관상동맥증후군 26%, 급성ST분절상승 심근경색증 11%, 혈전 관련 병변 12%). DES 약물별로 구분했을 때 47%는 에버롤리무스, 27%는 파클리탁셀, 13%는 조타롤리무스, 11%는 시롤리무스 스텐트로 시술받았다. 항혈소판제 전략에서는 65%가 클로피도그렐, 35%가 프라수그렐을 처방받았다. 양군 간 스텐트 시술길이는 27.7mm, 27.4mm로 차이가 없었다.

분석결과, 30개월까지 DAPT를 시행한 군은 위약군(12개월 이후 아스피린 단독) 대비 스텐트 혈전증 위험도가 71% 낮았다(0.4% vs 1.4%, hazard ratio 0.29, P<0.001). MACCE 발생률도 각각 4.3% 대 5.9%로 30개월군의 상대위험도가 29% 낮았다(hazard ratio 0.71, P<0.001). 스텐트 혈전증 예방효과는 75세 이상 고령, 스텐트 혈전증 위험요소, 클로피도그렐 또는 프라수그렐, 스텐트 약물 종류에 상관없이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여성, 당뇨병 동반 환자에서는 혜택 정도가 적었다. MACCE 분석에서도 전반적으로 일관된 효과를 보였지만 고령, 당뇨병, 클로피도그렐, 조타롤리무스, 에버롤리무스 스텐트에서는 효과가 낮았다.

단 출혈에서는 중증도~중증 출혈이 2.5% 대 1.6%로 DAPT 30개월군이 높았다(P=0.001).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도 2.0% 대 1.5%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5).  Mauri 박사는 “외상과 암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상승의 원인으로 고려되고 있고, 양 군에서 새로운 암발생률의 차이는 없었다”며 “회귀분석에서 양 군에 등록된 환자들의 암 유병률이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DAPT 장기간 전략이 심장발작과 혈전증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임상현장에서는 환자들의 개별적인 위험도를 고려해 DAPT를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TL-PAS 연구
아스피린 + 프라수그렐도 30개월이 우세
PCI 후 아스피린과 프라수그렐의 DAPT도 30개월의 장기간 요법이 12개월보다 스텐트 혈전증 및 MACCE와 관련해 임상혜택을 보였다. AH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TL-PAS 연구는 파클리탁셀 용출 스텐트인 TAXUS Liberte(TL) 승인 후 임상으로, 시술 후 아스피린 + 프라수그렐 병용요법의 장기간 임상예후를 평가했다.

연구를 발표한 미국 레녹스힐심장혈관연구소 Kirk N, Garratt 박사는 “TL-PAS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 중 대부분은 DAPT 연구에도 포함됐지만, 특정 전략에서 DAPT 기간에 따른 영향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4199명에게 오픈라벨로 12개월 동안 아스피린 + 프라수그렐 DAPT를 투여했고, 12개월째 허혈사건 또는 출혈사건이 없었던 환자 2202명을 무작위로 아스피린 + 프라수그렐군 또는 아스피린 + 위약군으로 분류해 추가적으로 18개월 관찰했다. 1차 종료점은 스텐트 혈전증,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MACCE를 평가했다. 안전성 종료점은 주요출혈이었다.

분석결과 아스피린 + 프라수그렐 30개월군이 12개월군보다 혜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540일째 MACCE 비교결과 아스피린 + 프라수그렐 12개월군은 8.8%, 30개월군은 3.7%로 차이를 보였다(hazard ratio 0.407, P<0.001). 630일째 평가에서도 각각 9.4%, 5.8%로 유의하게 차이가 유지됐다.

양 군의 차이를 만든 부분은 심근경색증으로, 12개월군 7.1% 대 30개월군 1.9%로 차이를 보였다(hazard ratio 0.255, P<0.001). 사망률은 2% 대 1.9%, 뇌졸중은 0.6% 대 0.5%로 차이가 없었다. 이는 630일째 평가에서도 유지됐다. 스텐트 혈전증은 12개월군에서 2.9%, 30개월군에서 0.2%로 30개월 치료군에서 발생률이 낮았다(hazard ratio 0.063, P<0.001). 반면 주요출혈률은 12개월군 1.7% 대 30개월군 2.4%로 장기간 DAPT군에서 높았다. TL-PAS 연구의 최종결과는 Circulation 2015;131:62-73에 게재됐다. /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14)에서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후 스텐트 혈전증과 출혈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의 시행기간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 대거 발표됐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은 DAPT 연구에서는 1년 이상 장기치료의 임상혜택이 보고됐지만, 6개월 정도의 단기간 치료를 지지하는 임상연구들도 선을 보였다.

Italic/ Italic+ 연구
6개월도 24개월 대비 비열등
Italic/Italic+ 연구에서는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의 DAPT 6개월 치료가 24개월 요법과 비교해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발표한 프랑스 브레스트대학 Martine Gilard 교수는 “DAPT가 출혈 위험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의 예후악화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근거들이 제시된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는 DES 시술 6개월 후 아스피린 단독요법과 DAPT 전략이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Italic 연구는 2008년 11월~2010년 12월 기간에, Italic+ 연구는 2012년 1월~2013년 11월 사이에 환자를 모집했다. 환자들을 PCI 후 DAPT 24개월군(910명)과 DAPT 6개월군(912명)으로 무작위 분류했고 1차 종료점은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12개월째 사망, 심근경색증, 치료병변 재관류술, 뇌졸중, 주요 출혈을 평가했다. 12개월째 1차 종료점 분석결과 DAPT 6개월군은 1.6%, 24개월군은 1.5%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세부적으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0.9% vs 0.8%), 심장 원인 사망(0.5% vs 0.3%), 심근경색증(0.7% vs 0.4%)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단 뇌졸중(0.4%), 주요출혈(0.3%)은 24개월군에서만 발생했고, 스텐트 혈전증(0.3%)은 6개월군에서만 발생했다.

ISAR-SAFE
6개월 대 12개월도 대등
DES 시술 후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의 6개월 DAPT 전략이 12개월 대비 비열등하다는 연구도 보고됐다. AHA 2015에서 ISAR-SAFE 연구결과를 발표한 독일헤르젠트룸병원 Stefanie Schupke 교수는 “DES 후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6개월 요법과 12개월 요법 간 임상적 예후의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ISAR-SAFE 연구에서는 DES 시술 뒤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을 6개월 동안 투여 후 무작위로 아스피린 + 위약군(1998명)과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군(2007명)으로 분류해 추가적으로 6개월을 관찰했다. 1차 종료점은 무작위 배정 후 9개월째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증, 스텐트 혈전증, 뇌졸중, 주요출혈이었다.
1차 종료점 분석에서 위약군은 1.5%, 클로피도그렐군은 1.6%로 비열등성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사망, 심근경색증, 스텐트 혈전증, 뇌졸중만 평가했을 때도 위약군 1.3%, 클로피도그렐군 1.5%로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TIMI 출혈도 위약군 0.3%, 클로피도그렐군 0.7%로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6개월 전략이 위험도를 54%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종료점 분석에서 사망, 심근경색증, 주요출혈 위험도는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6개월군에서 각각 33%, 7%, 20% 낮았지만 스텐트 혈전증은 25%, 뇌졸중은 4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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