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구현우 교수, 소아 1만3천명 CT 방사선노출량 분석

▲ 구현우 교수

소아 환자에게 진단 목적의 CT 검사를 시행할 때 방사선 피폭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덜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팀이 2006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5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CT 검사를 받았던 15세 미만 소아 1만 3803명의 실제 방사선 노출량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결과, 98.4%의 환자가 연간 2mSv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이는 일상생활 중 CT 촬영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연간 방사선 피폭량(2.5mSv)보다 낮은 수치로 진단검사용 CT의 안전성을 입증하게 된 셈이다.

일반적으로 100 mSv 이상의 방사선 피폭은 평생 암 발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 결과, 5년간 축적된 방사선 노출량이 30 mSv를 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CT 촬영이 꼭 필요한 상황임에도 방사선 피폭량에 대한 걱정 때문에 검사를 꺼리거나 거부하는 부모들에게 소아용 CT 검사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의료진들에게는 환자별 방사선 노출량 관리에 중요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다른 연구에서는 검사부위에 따른 전형적인 대표값을 이용해 축적 방사선량을 계산했기 때문에 실제 개인별 축적량과는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전체 1만 3803명 중 5년간 3번 이상 CT를 찍은 931명, 총 5339건에 대해 나이, 성별, 검사부위 및 실제 검사 시 적용된 조건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고려해 방사선 노출량을 계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CT 시행 횟수 △1회 CT 검사 시행 시 나오는 방사선의 양 △검사를 받는 소아의 질환에 따른 축적 방사선 노출량이 다르다는 사실과 함께 질환군에 따라 축적 방사선 노출량에 기여하는 영향인자가 다르다는 점도 밝혀지게 됐다.

예를 들어 악성 종양의 경우 CT 검사 당 방사선 노출량과 CT 시행 횟수가 모두 높은 반면, 간이식관련 질환에서는 CT 검사 당 높은 방사선 노출량이, 수두증에서는 잦은 CT 시행 횟수가 높은 축적 방사선 노출량에 주로 기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환자들에게 진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선량 CT 프로토콜을 사용하거나 초음파, MRI로 대체하면 방사선 노출에 의한 위험을 개별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방사선 민감도가 높은 소아에서 세계 최초로 개인별 실제 축적 방사선 피폭량을 5년간 세밀하고 정확하게 추적한 결과"라면서 "향후 진단용 의료방사선관리에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은 2000년부터 소아에 맞는 저선량 CT 프로토콜을 개발해 사용해 왔다"며 "반복된 CT검사에 의한 축적 방사선 노출량이 환자마다 개별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자주 CT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많은 소아 환자들이 안심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상의학분야 권위지 '소아영상의학회'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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