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조절 목표치 6.5% '미만'

제28차 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2015년 판 당뇨병 진료지침 초판이 공개됐다. 
 
이번 개정판은 2011년 4판과 비교해 개발과정에서 논문 검색전문가에 의한 문헌검색을 했고, 이상적인 진료지침서 제작에 필요한 여러 가지 활동을 진료지침의 질 평가도구(Appraisal of guideline for research & evaluation, AGREE 2)에 입각해 준비한 점이 눈에 띈다. 
 
AGREE는 진료지침 개발부터 출판 단계까지 전체 과정에서 진료 지침이 갖춰야 하는 주요 요소들을 제시해 이를 평가하는 도구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연구진들로 구성된 'AGREE Next Consortium'에서 개발돼 2003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현재는 진료지침 평가의 국제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학회는 지침서에 △혈당조절 목표 수치 변경 △초기 치료 및 약물 병합요법 일부 수정 △제1형 당뇨병에 관한 진료지침 추가 △진료현장 중심으로 목록 재구성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 등을 반영해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진단 및 치료의 근거 마련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진료지침이사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진료 효과가 입증되고 위험과 불필요한 치료에 대한 선택 및 대안을 줘,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치료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당뇨병 환자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개정판 발간에 앞서 전문가들이 지침서의 전반적인 구성과 이전과 비교해 수정된 부분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2015년 판 지침서 미리 보기 편'을 준비했다.
 

2015년 판 진료지침은 2011년 판과 동일하게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미세혈관합병증 및 대혈관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다만 2011년 판에서 혈당조절 목표치를 6.5% '이하'로 했다면, 올해 혈당조절 목표는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설정했다. 초기 당뇨병이면서 동반된 합병증이 없고 저혈당 발생률이 적은 경우는 당화혈색소 목표를 더 낮출 수 있다는 권고안도 포함됐다.

지침서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별화가 필요하며, 중증 저혈당의 병력, 짧은 기대여명, 진행된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 75세 이상 노인에서는 저혈당 발생 위험을 고려해 혈당조절 목표를 조절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아울러 자가혈당 측정 시 목표는 공복혈당 80~130, 식후 180㎎/dL 미만으로 설정하고, 제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조절 목표를 7% 미만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12년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가 수치를 7%로 명시한 것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ADA와 EASD는 제2형 당뇨병 관리 공동 가이드라인을 통해 당화혈색소를 7% 근처 또는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당뇨병성 미세혈관합병증을 줄이고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직후 이 정도의 혈당을 유지한다면 대혈관합병증을 장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 비임신 성인에서 혈당 조절의 일반적인 목표를 7% 미만으로 권고했다.

공동 가이드라인을 보면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짧고 긴 기대 여명을 가지며 심각한 저혈당 및 심혈관질환과 치료의 부작용이 없는 경우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권고했다.

더불어 △심각한 저혈당이 있는 경우 △진행된 미세혈관합병증·대혈관합병증이 있는 경우 △동반된 질환이 많은 경우 △당뇨병 자가관리 교육 적절한 혈당 감시, 인슐린을 포함한 다회 약제의 투여에도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 당화혈색소 8% 미만으로 명시했다.

차 교수는 "아직 초안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최종 결정을 해야겠지만, 현재 시중에 나온 신약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봤을 때, 효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저혈당 위험이 많지 않다는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당화혈색소 수치를 6.5% 미만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당화혈색소 3개월마다 측정

혈당조절 목표에 기준이 되는 당화혈색소 검사와 관련한 권고내용 부분에서는 이전 지침서와 전반적으로 동일했지만 검사 횟수 등에서 약간의 변화가 감지됐다.

 

2015년 판 지침서를 보면 3개월마다 당화혈색소 검사를 시행하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행 주기를 결정할 수 있고, 적어도 매년 2회 이상 시행할 것을 추천했다. 만약 당뇨병 환자 가운데 혈당 변화가 심하거나, 약제를 변경했을 때 등 좀 더 철저한 조절이 필요할 때는 측정 횟수를 늘릴 수 있다.

자가혈당측정 부분에서는 측정기 사용에 앞서 환자교육이 선행돼야 하며 매년 기기 사용방법이나 정확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1년 판에는 없었던 제1형 당뇨병 환자에 자가혈당 측정 부분도 추가됐다. 제1형 당뇨병이나 인슐린을 사용 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자가혈당 측정을 권고하고, 비인슐린 치료 중인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자가혈당 측정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가혈당 측정은 2011년 판과 비교했을 때 좀 더 간단해졌다고 할 수 있는데, 매 식사 전후, 취침전, 새벽, 운동 전후, 저혈당 유발 시 등 다양하게 할 수 있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측정 시기나 횟수는 조절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특히 평가방법 가운데 지속적 혈당 측정(CGMS)은 하루 여러 번 인슐린을 주는 다회인슐린요법(multiple insulin injection)이나 인슐린 펌프치료를 하는 제1형 당뇨병 환자와 혈당의 변동폭이 크고 저혈당이 빈번한 경우에도 혈당조절을 감시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한편 2011년 판에는 자가혈당 측정기의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해 1년에 1회 이상 검사실에서 측정한 혈당치와 비교하고 측정값이 오차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자가혈당 측정기를 관리하라고 돼 있었지만, 2015년 판에서 매년 2회 이상을 강조함으로서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또 측정은 최소한 공복과 식후 2시간 혈당(식사개시 후 2시간째)을 포함해 측정하도록 명시했다. 자가혈당 측정 횟수는 환자의 혈당조절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임상영양요법, 운동요법, 경구혈당강하제 치료, 2회 이내 인슐린 치료를 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매일 최소 1회 이상의 자가혈당 측정을 하도록 권고했다. 다회인슐린요법(multiple insulin injection)을 해야 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매일 최소 3회 이상의 자가혈당 측정을 추천했다.

아주의대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는 "혈당조절 효과가 검증이 된 제1형 환자와 인슐린을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권고등급을 A로 설정해 혈당측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또 비약물치료군은 혈당측정을 통한 기대 효과가 있지만 이를 뒷받침 해줄 만한 근거가 아직 부족해 권고등급을 낮춰 설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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