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ADA, 목표혈당 140~180㎎/㎗ 조절 주문

초기 중환자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중환자의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고 알려지면서 철저한 혈당 조절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하지만 이후 연구에서 정상에 가까운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사망률을 낮추지 않고, 중증 저혈당을 오히려 증가시킨다는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중환자에서 혈당 조절의 목표 수치'를 두고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처럼 적절한 혈당치의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Leuven 연구 이후 중환자에서 정상 혈당을 목표로 철저한 혈당조절이 권고됐지만, 이후 대규모 연구와 체계적 고찰연구에서 일관적인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 학계에서도 완화된 혈당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2013년 미국내과학회(ACP)가 성명서를 통해 내과·외과계 중환자실(ICU) 환자에서 80~110mg/㎗ 목표치의 조절과 비교해 사망 위험은 차이가 없고 저혈당증 위험은 낮은 140~200mg/㎗의 조절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

이 같은 주장은 ICU 환자의 혈당조절에 있어 140~200㎎/㎗을 목표치로 하는 인슐린요법이 80~110㎎/㎗을 목표로 하는 집중인슐린요법(Intensive Insulin Therapy, IIT)과 비교해 사망률에 차이가 없다는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했다.

미국당뇨병학회(ADA)도 중환자에서 혈당 조절의 목표를 세울 경우 단순히 혈당만을 낮추는 것이 아닌, 저혈당, 혈당변동성이라는 각각의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중증 저혈당 발병위험도를 줄일 수 있도록 180㎎/㎗ 이상인 경우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고 목표혈당은 140~180㎎/㎗으로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찬성'

 

국내 전문가들도 완화 혈당 조절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분위기다. 다만 중증질환을 가진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혈당조절의 정도와 임상경과의 변화에 대해 시행된 연구는 없어 필히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2013년 대한당뇨병학회가 펴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입원 시 혈당조절은 외래에서 치료하는 당뇨병 환자들의 기준보다 약간 높게 책정돼 있다. 특히 입원 환자의 고혈당은 무작위 혈당 140㎎/㎗ 이상으로, 저혈당은 70㎎/㎗ 미만, 심한 저혈당은 40㎎/㎗ 미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내용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은 중환자실에 있거나 중증질환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혈당 180㎎/㎗ 이상이면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고 140~180㎎/㎗ 사이를 유지하며 110㎎/㎗ 미만으로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또한 중증질환이 아닌 입원환자는 식전 혈당을 140㎎/㎗ 이하, 무작위혈당은 180㎎/㎗ 미만으로 유지하고 다른 임상적인 상황(질환의 정도, 영양상태, 치료약제 등)을 고려하고 인슐린 투여량은 매일 결정한다.

권고안은 저혈당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슐린을 투여하는 동안 저혈당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 또한 중환자실 환자를 치료하거나, 빨리 혈당을 정상화해야 하는 경우 또 금식을 지속할 경우에는 정맥 내 지속적인 인슐린 투여를 우선 고려해 혈당은 매 1~2시간 간격으로 측정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권고했다.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 권혁상 교수(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중환자에서 혈당조절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이전에는 환자의 혈당을 110㎎/㎗ 미만으로 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최근 대규모 연구결과와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더니 너무 낮추는 것보다는 140~180㎎/㎗으로 조절하자는 쪽으로 거의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중앙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택 교수도 "만약 혈당이 180㎎/㎗ 이상일 경우 지속적인 인슐린 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인슐린 요법을 시행하는 도중 발생하는 중증 저혈당은 오히려 환자의 사망률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철저한 주의를 요한다"면서 "최근 여러 병원에서 사용 중인 연속혈당측정기(CGMS) 등의 신의료기술을 중환자에게 활용하는 것도 저혈당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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