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내과 안수열 원장

 


- 1차 의료기관의 C형간염 관리, 가능한가?
1차 의료기관이 C형간염 관리를 위한 전문성을 갖춘다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C형간염을 관리할 수 있는 무기가 있는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C형간염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고,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판별할 수 있다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C형간염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C형간염 치료전략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면 오히려 1차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관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1차 의료기관에서는 치료과정, 부작용에 관련된 내용 등에 대해 환자와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신뢰도를 구축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 C형간염 진단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C형간염도 B형간염과 마찬가지로 1차적으로 C형간염 바이러스항체 검사를 통해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B형간염의 항체는 방어능력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항체가 양성이면 B형간염에 면역됐음을 시사하지만 C형간염 바이러스항체는 방어능력이 없고 단지 과거든 현재든 C형간염에 노출됐었다는 감염사실만을 시사한다.

C형간염 항체가 양성인 경우는 현재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 중으로 치료가 필요한 현재 간염인 경우도 있고 아니면 과거 감염후 자연회복됐거나, 또 치료해서 C형간염이 없어진 경우에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확진을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하는 검사(HCV RNA)가 필요하다. 이렇게 C형간염으로 최종 확진되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치료시작 전 반드시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 검사를 해야 한다.

유전자형 검사는 항바이러스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주요인자뿐만 아니라 항바이러스제 치료기간과 리바비린 용량을 결정하게 해준다. 예를 들면 유전자 1형일 경우는 페그인터페론 알파 + 리바비린 전략을 48주간 시행하고 유전자 2형인 경우는 24주 치료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 국내 환자의 치료전략은 외국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우선 아시아 C형간염 환자와 유럽 환자가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인터페론 치료에 높은 반응을 나타내는 인터루킨-28B CC 유전자가 동양인에서는 높은 비율을 보이지만 백인, 흑인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보인다. 유럽 등지에서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들이 대두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역으로 말하면 우리나라 환자들은 대부분 인터루킨-28B CC 양성을 보이기 때문에 대한간학회의 표준 치료전략인 페그인터페론 알파 + 리바비린 전략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적인 측면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페그인터페론 알파 + 리바비린 요법으로 달성할 수 있는 지속바이러스반응률(SVR)은 C형간염 유전자 1형에서 50~60%, 유전자 2형에서는 80~85%를 보이는 데 비해 DAA 전략은 80~90%로 나타난다. 추가적인 혜택에 비해 비용 소요폭이 너무 크다.

큰 틀에서는 페그인터페론 전략에 실패 또는 치료반응이 없는 경우, 치료경과가 좋지 않은 경우 등 페그인터페론을 투여하기 힘든 환자에게는 DAA 요법을 고려할 수 있지만 초치료 환자, C형간염 유전자 2·3형, 경증 간섬유화 양상을 보이는 환자, 여성환자에게는 인터페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국내에서의 DAA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국내에서 1세대 보세프레비르의 적용전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세프레비르는 페그인터페론 알파 + 리바비린 8주 치료 후 HCV가 베이스라인 대비 100분의 1 이하로 감소하지 않을 경우 추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DAA 제제들의 잠재적인 내성 위험도를 고려했을 때도 필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또 치료 4주째 바이러스가 검출될 경우에는 재발 위험도가 70~80%로 나타나기 때문에 재발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임상현장에서 C형간염 관리시 주의사항은?
우선적으로 치료반응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전자 1형의 경우 최초 투여하는 페그인터페론 용량이 표준 권고량보다 적을 경우 12주 평가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양이 100분의 1 이하로 줄지 않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C형간염 바이러스는 변동성이 있어 측정 시기마다 다른 수치로 나타날 수 있다. 같은 주에 평가해도 월요일에는 역가가 높아도 금요일에는 낮게 나타날 수 있다. 가능한 한 치료시작 전 높은 HCV RNA 수치를 기준으로 설정해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페그인터페론은 독감유사증상, 불면증이, 리바비린은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약물 용량을 줄이거나 약물 투여를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C형간염 치료의 대전제는 C형간염 바이러스의 제거 및 C형간염 재발억제이기 때문에 약물 중단 또는 감량보다는 환자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C형간염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보다 최선의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C형간염 치료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간암의 예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한 빨리 많은 환자들에게 HCV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을 적용해 간섬유화 위험도를 낮추고 나아가 간암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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