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 PEGASUS-TIMI 54 연구 집중조명

급성기를 넘어 발병한지 1년 이상 경과한 심근경색 환자에서 장기적인 혜택을 입증했던 PEGASUS-TIMI 54 연구가 대한심장학회에서도 화제였다.

다만 국내 환자들을 포함한 아시아인에게 이차예방 목적으로 티카그렐러(상품명 브릴린타)를 아스피린과 병용할 경우에는 60mg 1일 2회의 저용량 용법이 위험 대비 혜택 면에서 낫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근경색 발병 1년 후 이차예방 효과 탁월

▲ 김병극 연세의대 교수

18일 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 기간 중 마련된 산학협력세션에서는 연세의대 김병극 교수(세브란스병원)가 PLATO 연구부터 최근 PEGASUS-TIMI 54 연구에 이르는 티카그렐러의 대표적인 임상데이터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PLATO 연구가 심근경색 발병 1년 이내 티카그렐러 사용만으로도 심혈관사망률을 줄일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 개정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PEGASUS 연구는 이후 만성기에 접어든 환자들로 적용 범위를 확대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심혈관사건의 재발 감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많은 유사 연구들이 있었지만, 2만명 이상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의 역할을 명쾌하게 제시한 연구는 없었다는 것. 

특히 연구시행 기간동안 대조군과 치료군의 효과 차이가 점점 더 벌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스피린 + 티카그렐러 병용군의 혜택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험 대비 혜택 면에선 60mg이 우위...아시아인 대상연구 필요

그러나 전체 2만 1162명 가운데 국내 환자수가 500여 명에 불과하다는 점은 연구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발표에서 제시된 피험자들의 베이스라인 특징을 살펴보면 티카그렐러 90mg과 60mg 투여군, 위약군 모두에서 코카시안이 약 86%의 비율을 보이고, 체중 역시 평균 82kg 수준을 유지한다.

▲ PEGASUS-TIMI 54 연구는 코카시안이 86%, 평균 체중이 82kg이라는 점에서 아시아인 특성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김효수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출혈 위험을 따져봤을 때 90mg 1일 2회 용법은 너무 고용량일 수 있다"며 "티카그렐러 저용량 투여군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티카그렐러 90mg과 60mg이 유효성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던 만큼 장기 투여 환자들에게는 60mg 1일 2회 용법이 나을 수 있다는 의견으로, "1년 시점부터 1달 정도 오버랩 기간을 거쳐 용량변경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좌장을 맡았던 박승정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도 동양인에게 90mg은 많은 것 같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PEGASUS 연구를 통해 아스피린과 티카그렐러 병용의 장기 효과가 입증됐음은 분명하지만, 동양인들에게 출혈 위험성은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의 레지멘과 투약기간은 아직까지 논란이 많은 부분이다. 인종, 체중 등의 요인을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인을 위한 용량관련 연구가 시행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병극 교수는 "아시아인에 최적화된 용량과 치료기간을 밝혀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다루기 힘든 말을 뜻하는 '페가수스(PEGASUS)'의 어원처럼 잘 선정된 군에서 유용한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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