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파이' 가장 커…'아빌리파이' 강세 여전

인구 노령화에 의한 치매 환자의 증가로 중추신경(central nervous system, CNS) 치료제 시장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심혈관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시장을 뒤이은 수요만큼이나 제약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블록버스터의 특허가 만료되거나 제네릭이 출시됨에 따라 다국적사끼리 혹은 다국적사가 국내사와 함께 코프로모션 등 마케팅 전략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CNS 치료제 시장 규모는 어떠하며 지난 5년간 주요 품목은 무엇인지,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되는지 조명해봤다.

4250억원대 CNS 시장, 조현병이 40%

 

전체 CNS 시장 규모는 지난해 IMS 기준 약 4251억원이다. 2010년 4223억원 수준에서 2011년 4378억원, 2012년 4044억원, 2013년 4187억원으로 소폭 변동은 있었지만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질환별로는 항조현병제가 40.5%로 가장 많은 약 1723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항우울제 34.2%(1459억원), 항불안제 12.6%(538억원), 기타 12.7%(수면제 261억원, ADHD치료제 215억원, 항갈망제 63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항조현병제 시장은 제네릭 출시에도 아빌리파이(한국오츠카제약)의 강세가 여전했다. 지난해 3월 특허만료된 아빌리파이는 전년 대비 114억원가량 처방액이 줄어든 3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아직 조현병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만료된 물질특허 외에 조현병 외 용도특허(뚜렛장애 등)를 통해 제네릭 공세를 방어했기 때문이다.

오츠카제약은 조현병 외 적응증에 대한 용도특허를 2022년까지 후속등재했으며, 제네릭사들은 완전한 아빌리파이 시장을 확보하고자 용도특허 무효심판에 도전 중이다. 제네릭사 중에서는 영진약품과 동화약품이 최근 용도특허 무효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국오츠카는 아빌리파이 LAI(장기지속형주사제)제형의 국내 도입을 위해 지난 4월 17일자로 허가신청을 완료했다.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에 비해 LAI 제형은 월 1회 주사하는 편의성, 낮은 재발률 등에 따라 시장에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LAI 제형은 얀센의 인베가서스티나가 유일하다.

원외처방 규모를 보면 리페리돈(환인제약)이 지난해 148억원으로 아빌리파이의 뒤를 잇고 있으며, 자이프렉사(릴리) 119억원, 쿠에타핀(환인제약) 118억원, 인베가(한국얀센)가 경구제 115억원, LAI제 55억원 수준을 달성했다. 또 환인제약은 한국노바티스의 조현병치료제 클로자릴에 대한 판매계약을 2013년 체결, 지난해 약 47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항우울제 국내 제약사와 판매 제휴 효과 '톡톡'

항우울제 시장에서는 특허만료 오리지널이지만 국내 제약사와 판매 제휴 성과로 효과를 보는 품목들이 눈에 띈다.

일단 선두에는 원외처방액 185억원을 기록한 렉사프로(룬드벡)가 있다. 한국룬드벡은 지난해 허가받은 브린텔릭스 또한 올해 출시해 항우울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브린텔릭스는 세로토닌 수용체 활성을 조절하고 재흡수를 억제하는 등 상호 보완적인 메커니즘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특허가 만료된 심발타(한국릴리)는 CJ헬스케어와 2013년 11월 공동 마케팅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심발타는 2010년 43억원 수준의 처방액에서 2013년 109억원, 2014년 151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강한 영업망을 가진 국내사와 제휴로 제네릭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렉사프로 제네릭인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산도스)은 국내 CNS 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가진 환인제약과 협력에 힘입어 3위에 올라있다. 특히 2012년 판매제휴를 체결하고 협력판매가 시작된 2013년부터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은 2012년 11억원 수준에서 2013년 37억원, 2014년 71억원 수준으로 원외처방액이 꾸준히 상승했다.

뒤이어 스타브론(제일약품)이 지난해 60억원, 팍실CR(GSK)이 47억원 수준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릴리와 제휴한 한국다케다제약이 판매하는 푸로작은 2014년 2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며, 마케팅 활동 이후 제품 재인식을 통해 전체 세일즈의 상승을 보여 2015년 괄목할 성장이 기대된다고 한국 다케다제약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화이자가 새로운 항우울제 프리스틱을 3월에 출시해 시장 변화가 주목된다. 프리스틱은 SNRI 계열 신약으로 벤라팍신의 활성대사물질로 만들어졌다. 기존 SNRI 계열 약물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면서 부작용은 위약과 유사한 수준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항불안제, 알프라졸람 제제 대부분 점유

항불안제 시장은 알프라졸람 제제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시장 1위 품목인 알프람(환인제약)이 지난해 74억원 규모로 처방됐으며, 오리지널인 화이자의 자낙스가 52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3위 품목은 에티졸람 성분의 데파스(종근당)로 2010년 46억원에서 2014년 49억원까지 꾸준한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다. 부스파(보령제약)와 자나팜(명인제약)은 모두 지난해 42억원 수준의 처방액을 달성했다.

아캄프로세이트·스틸녹스·콘서타 선두

이 밖에도 항갈망제 시장은 지난해 원외처방액 27억원 수준의 아캄프로세이트가 선두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레비아(제일약품)와 트락손(명인제약)이 각각 14억원, 11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수면제 시장은 사노피아벤티스의 스틸녹스와 스틸녹스CR이 각각 60억원, 36억원 규모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졸피드(한미약품)와 졸피람(환인제약)은 각각 35억원, 24억원 규모의 처방액을, 할시온(한국화이자)은 13억원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다.

ADHD 시장은 얀센의 콘서타가 지난해 매출 141억원으로, 시장의 65.6%를 점유하고 있다. 격차는 크지만 환인제약의 메타데이트, 페니드, 아토목세틴이 각각 18억원, 15억원, 4억원 수준으로 시장에 진입해있다.

푸로작과 마찬가지로 한국다케다제약이 한국 릴리와 제휴를 통해 판매하는 스트라테라는 17억원 수준의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상승추이로 돌아섬에 따라 향후 보다 성장할 것으로 한국다케다제약 측은 내다봤다.

'코프로모션'으로 빛 보는 CNS시장

한편 CNS 시장은 일부 대형품목의 특허만료로 제네릭 시장진입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점유율 하락 극복을 위한 오리지널사의 전략이 빛을 보는 양상이다.

CNS 계열에서는 렉사프로(룬드벡·제일약품), 심발타(한국릴리·CJ헬스케어), 푸로작·스트라테라(한국릴리·한국다케다제약), 시네메트(MSD·산도스),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산도스·환인제약) 등 다양한 품목에서 코프로모션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화이자가 동화약품과 항우울제 졸로푸트, 항불안제 자낙스, 항불안제 자낙스엑스알, 조현병치료제 젤독스 4개 품목에 대한 코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CNS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 끝에 보다 많은 환자 및 의료진들에게 CNS 포트폴리오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자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동화약품도 CNS 분야 육성을 위해 영업팀 전력을 강화했으며, 내부적으로 CNS 질환 및 제품의 이해도를 높였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제약사 간 협력이 특허만료로 인한 제네릭 출시와 신약 출시 등 변수에 있어서도 향후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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