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이 제중원 130주년 기념 행사 및 학술강좌를 개최했다.

서울대병원(원장 오병희)이 제중원 130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좌를 개최했다.

지난 3일 병원 임상1강의실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1885년 4월 3일 한국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의 개원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기념식에서는 서울대 국악과 학생들의 오프닝 공연, 오병희 원장의 기념사에 이어 성낙인 서울대 총장, 강대희 서울의대 학장, 윤택림 전남대병원장, 조명찬 충북대병원장, 홍정용 서울대의대 동문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백재승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장은 "130년 전 조선정부는 제중원을 통해 전통시대 구휼에서 벗어나 당시의 시대적 과제인 근대의학 도입을 통한 의료 근대화와 전통시대 공공의료 계승을 표방함으로써 한국 의료사에서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고 말했다.

기념식에 이어 열린 제중원 학술강좌에서는 총 4명의 연자가 주제를 발표했다.

첫 발표를 맡은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한철호 교수는 '근대 문물 도입과 국제관계'라는 주제로 개화기 청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다양한 열강들 간의 역학관계 속에서 제중원, 육영공원, 연무공원 등 근대문물을 도입해 온 역사를 소개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이 때 도입된 근대 문물이 일상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지만, 한편으로는 열강들의 침략 발판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문물 도입 뿐 아니라 갑신정변 등 급진적인 사회 개혁을 꿈꾼 급진 개화파들의 의도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인문의학교실 황상익 교수는 '근대의학 도입과정에서 제중원의 의의'이란 제목으로 두번째 주제 발표를 했다.

황 교수는 서양이나 한국이나 전통시대 짧은 수명과 높은 영아사망률이 근대로 접어들면서 획기적으로 바뀐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변화 가운데에 근대의학을 도입하려는 주체적 노력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가장 중요한 근대의학 도입 경로는 조선인과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야 하며 제중원은 그 중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발표를 맡은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최은경 교수는 '편지사료로 본 국립병원 제중원(1891-1905)'이라는 제목으로 제중원의 운영권 이관부터 환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1만장 가량의 미국 북장로교 편지사료 분석을 통해 발표했다.

네 번째 발표를 맡은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장 김옥주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역사'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개항기부터 시작된 국립병원의 역할을 서울대병원이 이어받아 끊임없이 역사 속에서 혁신, 노력, 발전해 왔다며 앞으로도 국가의 중추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위상 뿐만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제중원 130주년을 기념해 기념식 및 학술강좌 외에 6일 기념 음악회, 8일 서울대병원 역사화보집 및 사료집 출판기념회, 9일 역사 사진전 '꿈, 일상, 추억 - 서울대병원 130년을 담다'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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