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민 회
이미지 전략가
이미지21 대표
이미지 리더십 저자
개원을 앞 둔 이비인후과 원장님 한 분은 한 달이 넘게 병원 이름을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 중이다.
 개원 예정지가 워낙 병의원들이 빽빽이 들어 선 곳이기도 하거니와 전문과목이 동일한 의원도 한 두 곳이 아닌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병원의 이름은 기업명이나 개인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병원의 아이덴티티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그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시 여겨진다.
 더욱이 의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병원명은 이미지 차별화와 전문성 확보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어 개원의들에게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병원이름은 ○○ 성모병원으로 전국에 31개소 가량이 된다고 한다. 여기에 지역별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소규모 행정구역 당 한 두 곳 이상의 `성모` 병의원이 있는 셈이다. 이 외에도 성심, 중앙, 제일, 기독, 한국, 복음, 현대 등이 흔히 쓰이고 있는 병원명들이다.
 서울, 부산, 강남 등의 지역 명이나 서울, 연세, 중앙 같은 학교명도 병원이름에 자주 등장한다. 학교나 지역의 후광 이미지를 기대할 수는 있어도 병원의 규모가 커지거나 계열화 시에는 어려움이 생겨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어디선가 이미 들은 적, 본 적이 있는 듯한 병원명은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을 주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져 개원 초기에는 다소 유리할 수 있겠지만 병원 집결지역에서 경쟁을 하거나 고유한 병원브랜드를 구축하기엔 역부족이다.
 병원장의 이름이나 성을 그대로 병원명으로 정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차병원, 양병원, 홍안과, 윤호병원 같은 곳들로 이름을 걸고 개원을 한 만큼 신뢰감을 주고 병원과 더불어 원장의 인지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병원이미지가 곧 원장 개인의 이미지로 굳어져 규모를 늘리거나 병원 이미지를 전환시키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과거와 같이 지역명이나 학교명 혹은 개인의 이름을 바탕으로 한 평범한 병원명에서 벗어나 고유한 병원 이미지와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색다른 병원 네이밍이 한 흐름을 이루고 있다. 병원의 기능과 병원장의 신념과 포부 그리고 미래를 담은 효과적인 병원명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여기엔 몇 가지 유념할 사항이 있다.
 우선, 고객(환자)들은 병원명을 통해 병원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아울러 자신의 의견까지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못 표현되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고유명사나 단어의 결합은 피해야 한다.
 특히 의료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종별표시나 전문과목 표현에 유념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의원 앞에는 `클리닉`을 사용할 수 없으며 `○○ 신경통증 클리닉`처럼 다른 전문과목인 신경과나 신경외과와 혼돈을 줄 수 있는 표현은 피해야 한다.
 또 분명하고 쉽게 기억되도록 지어야 한다. 하지만 `하양니 치과`나 `바통 비뇨기과` 처럼 지나치게 튀는 용어를 써서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거나 단어의 애매한 발음으로 인해 부정적인 느낌을 주거나 연상되지 않도록 유의 해야 한다.
 발음도 편해야 한다. 외래어를 사용하거나 프랑스어나 이탈리어처럼 어려운 발음을 가진 외국어 명칭은 일반인들에게 잘못 받아들이거나 헷갈리기 쉽다.
 외국어나 외래어를 사용할 경우엔 그 뜻을 명확하게 밝혀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명에서 감각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하얀, 눈부신, 고운, 맑은 등의 단어를 통해 흰색, 하늘색, 분홍색 등이 연상될 수 있는데 이를 병원의 간판이나 로고, 인테리어에 도입한다면 한층 기억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앞선, 내일, 미래, 등의 선진형 어휘를 병원과 결합시켜 병원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가 하면 미소, 눈부신, 고운이, e고운 어린이, 밝은 미소처럼 호감 주는 우리말을 직접적이고 서술적인 이름으로 만들어 붙이기도 한다. 또 `예맥` `라주네스` `미즈메디` 등 고유한 의미를 가진 용어를 합성과 약어로 사용함으로써 신선한 느낌과 더불어 브랜드화를 추구하기도 한다. 개성 있고 훌륭한 병원명을 지은 후에는 상표등록까지 해 두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네트워크 병원을 구상하거나 어떠한 형태로든 확장을 고려할 경우엔 병원명에 대한 대중적인 홍보도 더불어 수행하는 것이 좋다. 단지 병원명을 알리기 보다는 병원의 전문기능과 의료진의 우수성과 신념 그리고 병원명이 갖는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잘 그려내 폭 넓게 전파하는 일은 병원의 이미지 가치를 배가 시킬 수 있는 작업이다.
 병원명은 그 병원 이미지의 첫인상이다. 의료기관의 브랜드화가 한참인 요즈음, 병원의 이름은 충분히 연구하고 세심하게 마음을 기울여야 할 대상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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