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는 올들어 20년간 매일 한 갑씩 피웠던 담배를 끊기로 했다. 담뱃값도 올랐고 몸에서 냄새난다는 아이의 지적에 큰 결심을 했다. 보건소에서 지급 받은 금연 패치를 활용하며 흡연 욕구를 참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금단 증세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두 달이 안돼 담배 한 대를 다시 물었다.


A씨의 경우처럼 2월 들면 '금연포기자'가 늘고 있다. 24시 편의점에 따르면 지난해 사놓았던 담배탓도 있겠지만 1월초 담배판매가 썰렁했다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신년계획으로 금연을 선택했던 이들이 금단증상에 시달리다 끝내 담배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첫 고비가 2월인 셈이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의지 부족'을 지적하지만 전문의들은 '흡연은 니코틴 중독에 의한 일종의 만성질환'으로 보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호 과장은 "금연은 의지만 갖고 시작했다가는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며, 의사들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의료기관에 설치된 금연클리닉이나 보건소를 이용하면 금연에 대해 안전성과 성공률 모두 제고할 수 있다는 것. 금연클리닉은 우선 니코틴 의존도 테스트를 실시해 대상자에 적합한 금연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금연에 나설 수 있다. 필요한 경우 호기 일산화탄소, 소변 코티닌 등의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준비기간을 거쳐 1~2주 이내에 완전 금연 기간에 돌입하는데, 약물이나 보조제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금단 증상에 대한 부담감은 비교적 덜하다. 

금연치료는 바레니클린 처방이 일반적이지만 금연클리닉에서는 보다 섬세한 처치가 시행되기도 한다. 흡연자 상태에 따라 항우울제인 부프로피온을 처방하기도 하고, 여성 흡연자에 적합한 금연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금연 프로그램은 대부분 8~12주 이내에 종료되지만 흡연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은 헤비스모커는 24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 1년에 2회까지 치료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연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금액 면에서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본인 의지만으로 시도하는 일반적인 금연성공률이 5%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클리닉을 통해 금연에 나서면 10배 이상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통계가 있다. 

25일부터 의료기관 금연프로그램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본격화된다. 상담료와 금연치료제 및 보조제 금액의 30~70%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금연보조제인 니코틴패치, 껌, 사탕 등은 양에 상관없이 하루 1500원이 지원되며 대표적 금연치료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에듀 1정 당 1000원(1일 2000원)이 지원된다. 

금연치료에 흔히 처방되는 항우울제 웰부트린(성분명: 부프로피온) 역시 1정 당 500원(1일 1000원)이 지원된다. 당초 15만 원에 육박하던 약값이 건강보험 적용 이후에는 5만 원 정도로 줄게 된다.

현재 전국 1만5000여 개 금연치료 의료기관이 보건 당국에 등록돼 있다. 한의원을 포함한 병·의원부터 종합병원까지 금연클리닉 개설 의료기관은 다양하지만, 상담을 포함한 치료 비용에는 차이가 없다. 

유태호 과장은 "금연을 위해선 흉부 촬영이나 저선량 흉부 CT 등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흡연이나 금연에 동반되는 건강상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연 치료 전문 주치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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