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당뇨병학회(ADA)가 2015년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판을 발표했다(Diabetes Care 2015;38:S1-S94). 이번 가이드라인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심혈관질환 및 위험도 관리관련 권고사항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이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인임과 동시에 직·간접적으로 의료비용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게다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명확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높은 동반율을 보이는 가운데 혈당은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포함한 통합적인 관리의 중요성에 무게를 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로 이어진다는 실질적인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 ADA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NEJM 2013;368:1613-1624에 게재된 연구를 근거로 제시, 10년 동안 심혈관 위험인자의 관리가 관상동맥심질환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는 1999~2010년 미국건강영양조사(NHNES)에서 위험인자 관리, 예방전략, 관상동맥심질환 위험도 등을 자가보고한 성인 당뇨병 환자들의 자료를 분석했다.

2010년에 전체 대상자들 중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된 혈당목표 수치에 도달한 비율은 1999년 대비 7.9% 증가했고, 환자별로 설정된 혈당목표 수치에 도달한 환자들은 9.4% 증가했다.

혈압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하고 하고 있는 이들도 11.7%, LDL-C 100mg/dL 미만으로 유지된 비율도 20.8% 증가했다. 흡연율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이 자료들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10년 관상동맥심질환 위험도는 2.8~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0년 동안의 혈당, 혈압, 지질 관리율의 향상이 관상동맥심질환 위험도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종합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관리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들 중 33.4~48.7%는 혈당, 혈압, LDL-C 수치가 적정 수준으로 관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3가지 위험인자 조절과 금연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비율은 14.3%에 불과했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노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당뇨병 환자 관리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2013년 대한당뇨병학회가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발표한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3’에서도 혈압, 혈당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동반율이 비당뇨병 인구보다 상당히 높은 데 비해 조절률은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료에서 국내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수축기·이완기혈압 140/90mmHg 이상) 동반율은 54.6%로 비당뇨병 인구 22.7%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조절률(130/80mmHg 미만)은 각각 39.5% 대 68.5%로 역전된 관계를 보였다.

이상지질혈증(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LDL-C 160mg/dL 이상, HDL-C 남성 40mg/dL 미만·여성 50mg/dL 미만) 유병률 역시 당뇨병 환자에서 79.6%, 비당뇨병 인구에서 56.7%로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당뇨병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받고 있는 이들은 23.6%, 적정 수준으로 조절(LDL-C 100mg/dL 미만, 중성지방 150mg/dL 미만, HDL-C 남성 40mg/dL·여성 50mg/dL 초과)되는 이들은 17.4%로 나타났다.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전략 변화 반영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심혈관질환 관리전략의 변화다. 심혈관질환 관리 측면에서 올해 ADA 가이드라인은 ‘통일성’을 갖춘 모양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미국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의 JNC8 등 최근의 고혈압 가이드라인과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 지질 가이드라인이 온도차를 보이던 혈압·지질 관리 권고사항을 개정해 방향성을 맞췄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큰 틀에서 SGLT-2 억제제가 2차치료 약물로 이름을 올렸고 치료 알고리듬에도 충실히 반영됐으며, 인슐린 치료전략도 구체화됐다. 이와 함께 최신의 근거들을 반영해 전기 당뇨병 환자의 BMI 기준과 당화혈색소(A1C) 수치에 따른 공복혈당의 범위, 소아·청소년 당뇨병 진단에 대한 A1C 기준을 개정했다.

당뇨병 환자 이완기혈압 수치 완화
이번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혈압 목표수치를 JNC8 가이드라인과 일치시켰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혈압 80mmHg로 권고했던 것에서 수축기혈압은 140mmHg으로 동일하지만 이완기혈압은 90mmHg으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NHLBI의 JNC8, 미국고혈압학회(ASH)·국제고혈압학회(ISH) 가이드라인,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 알고리듬에서도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내용으로 당뇨병 환자의 혈압 기준에 대해서는 컨센서스가 모인 모양새다.

단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젊은 환자, 치료로 인한 추가 부담이 없는 환자들의 경우 130/80mmHg 미만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여 여지를 남겼다.

이 외 치료전략으로는 저염분·고칼륨·저알코올 등의 DASH 식단을 포함한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포함된 약물치료 전략을 권고했다. 약물요법에 대해서는 ARB, ACEI와 함께 티아지드계 이뇨제도 추가된 다제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과, ACEI, ARB, 이뇨제가 포함된 전략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사구체여과율, 혈청 칼륨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가적으로 임신한 당뇨병 및 만성 고혈압 환자들은 110~129/65~79mmHg를 타깃으로 권고했고, ACEI, ARB 제제는 임신부에게 투여치 않도록 했다.

목표 LDL-C 없애고 스타틴 강도별 권고사항 제시
지질 관련 권고사항은 ACC·AHA 지질 가이드라인과 내용을 맞췄다. 지질관리에서는 지질 목표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스타틴 위주의 전략을 더욱 강조했다는 점에서 ACC·AHA 지질 가이드라인과 같은 방향을 취하고 있다.

먼저 당뇨병 환자의 지질 평가에 대한 비중을 높였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모든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 최소 1년 1회 공복지질검사를 시행하고, LDL-C 100mg/dL 미만, HDL-C 50mg/dL 초과, 중성지방 150mg/dL 미만인 저위험군은 2년에 1회 재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40세 또는 최초로 의학적 평가를 받을 때 지질 프로파일 검사를 시행하고 주기적으로 재검사를 하도록 해 대다수의 당뇨병 환자들이 초기에 지질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중성지방 150mg/dL 이상, HDL-C 남성 40mg/dL 미만·여성  50mg/dL 미만인 경우 고강도의 생활습관개선과 혈당관리를 권고했다. 또 공복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인 환자에서는 췌장염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약물요법 관련 권고사항에서는 여전히 스타틴이 주요한 전략으로 제시됐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들 중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없어도 위험인자(심혈관질환 가족력, 고혈압, 흡연, 이상지질혈증, 알부민뇨)가 1개 이상 있는 이들에게 스타틴 치료를 권고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타틴 치료전략을 강도에 따라 세부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심혈관질환이 없는 40세 미만 저위험군 중에서도 LDL-C 100mg/dL 이상이거나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스타틴 치료를 고려토록 했다. 세부적으로 연령과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유무로 구분해 스타틴 강도를 조정해 권고했다.

40~75세의 당뇨병 환자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는 중간강도 스타틴 요법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게는 고강도 스타틴을 권고했다.

75세 초과 당뇨병 환자 중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없는 이들에게는 중간강도 스타틴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에는 중간강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권고했다. 40세 미만이어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이들에게는 중간강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다. 즉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모든 연령대의 당뇨병 환자들에게  고강도 스타틴을 권고한 것.

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에서는 40~75세 제1·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중간강도 스타틴 요법을 권고했고, 10년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7.5% 이상일 경우에는 고강도 스타틴을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ADA 가이드라인에서도 스타틴 + 피브레이트, 스타틴 + 나이아신 등 병용요법은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추가적인 심혈관 혜택이 없다며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았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병력군에게 아스피린 권고
항혈소판제에 대한 권고사항은 변화가 없다. 주요한 약물로는 여전히 아스피린이 제시됐다. 제1·2형 당뇨병 환자 모두에서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가 10% 초과인 경우 심혈관질환 1차예방 전략으로 아스피린 75~162mg/day를 제시했다.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 10% 초과인 이들은 남성 50세·여성은 60세 초과이면서 심혈관질환 가족력, 고혈암, 흡연, 이상지질혈증, 알부민뇨 등 주요 위험인자 중 1개 이상 동반한 이들로 정의했다.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가 5% 미만인 이들(남성 50세 미만 또는 여성 60세 미만,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없음)에 대해서는 잠재적인 출혈 위험도가 혜택을 상쇄한다고 설명하며 권고하지 않았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을 경우에도 2차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75~162mg/day를 권고했고,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동반 환자들은 발생 후 1년 동안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고려토록 했다.

이와 함께 무증상 환자에 대한 관상동맥심질환 선별검사는 권고하지 않았고,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아스피린 + 스타틴 요법을 시행하고, ACEI도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심근경색증 병력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를 2년 이상 투여하도록 했고, 증상성 심부전 환자에서는 티아졸리딘디온 치료는 권장하지 않았다.

전기 당뇨병 BMI 기준 세분화
당뇨병 분류 및 진단 관련 내용에서 당뇨병 진단에 대한 내용은 동일하다. 하지만 조기진단 및 맞춤치료의 관점에서 전기 당뇨병의 BMI 기준을 인종에 따라 세분화 한 부분이 눈에 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전기 당뇨병에 대한 과체중 또는 비만의 BMI 기준을 인종에 상관없이 25kg/㎡ 이상으로 제시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기준을 23kg/㎡ 이상으로 조정했다. ADA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우 다른 인종들보다 더 낮은 BMI에서도 당뇨병 위험도가 높다는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BMI 25kg/㎡ 이상,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우 23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인 무증상 성인 환자가 하나 이상의 당뇨병 위험요소를 동반하고 있다면 당뇨병 평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과체중·비만 성인들은 45세부터 검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과체중 비만 소아청소년 중 제2형 당뇨병 위험인자를 2개 이상 동반했을 경우 전기 당뇨병에 대한 검사를 권고했다. 당뇨병에 대한 위험인자로는 제2형 당뇨병 가족력, 인종(미국 원주민,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태평양 지역 인종), 인슐린 저항성 또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다낭성난소증후군, 임신시기 모체의 임신성당뇨병 병력 등을 꼽았다. 검사 결과가 정상일 경우 3년 이상의 간격으로 재검사를 시행한다는 내용도 함께 언급했다.

한편 이 권고사항은 지난해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와 미국내분비학회(ACE)가 발표한 비만 관련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따른 것이다.

혈당타깃 업데이트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도 A1C 기준은 7% 미만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식사 전 혈당 목표치는 기존 70~130mg/dL에서 80~130mg/dL로 수정됐다. ADA는 A1C 목표치의 실질적인 평균 혈당범위에 대한 새로운 근거들을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혈당 기준은 7% 전후지만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목표수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치료로 인해 저혈당증이나 다른 유해반응이 없으면서 당뇨병 유병기간이 짧고, 생활습관개선 또는 메트포르민만으로 당뇨병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환자, 기대수명이 길고 유의한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에게는 A1C 6.5% 미만 등 공격적으로 목표수치를 설정할 수 있고, 반대로 중증 저혈당혈증 병력자, 기대수명이 짧은 환자, 진행성 미세혈관 또는 대혈관합병증, 동반질환, 긴 당뇨병 유병기간의 환자들에게는 당뇨병 자가교육, 적절한 혈당측정, 인슐린을 포함한 다제 병용요법 등으로 관리되고 있더라도 A1C 기준을 8% 미만 등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혈당 목표수치도 정리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연령별로 제1형 당뇨병 환자의 A1C 목표수치를 설정, 0~6세는 A1C 8.5% 미만, 6~12세는 8% 미만, 13~19세는 7.5% 미만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연령에 구분없이 모두 A1C 7.5%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했다. 단 환자별 개별화된 목표수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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