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과 병용 항혈소판제로 티카그렐러·프라수그렐 반영

 

고혈압, 지질이상, 고혈당 등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위험인자들로 인해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변화가 누적되면 혈관의 죽상동맥경화가 진행돼 궁극적으로는 심혈관질환을 야기한다. 특히 심혈관질환은 발생 시 심각한 장애 또는 사망을 초래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전략이 중요하다.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 2012년 심혈관질환 예방전략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발표, 임상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위험인자 관리전략을 업데이트했다. European Heart Journal 2012;33:1635-1701에 게재된 ‘2012년판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고혈당·이상지질혈증·혈전 등 주요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전략이 포괄적으로 새롭게 업데이트됐다. 고혈압에서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이상지질혈증에서는 스타틴이, 항혈소판요법에서는 아스피린에 더해지는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이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고혈압
▲ 모든 고혈압, 고혈압전단계(high normal blood pressure) 환자들에게는 체중조절, 운동량 증가, 음주조절, 염분 섭취량 감소, 과일·채소·유제품 섭취량 증가 등의 생활요법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B).
▲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거나 아주 높은 상태의 1단계(140~159/90~99mmHg)·2단계(160~179/100~109mmHg) 고혈압은 물론, 3단계(180/110mmHg 이상) 고혈압 환자에서 약물치료가 즉각 시작돼야 한다(I, C).
▲ 모든 고혈압 환자의 혈압조절 목표치는 140/90mmHg 미만으로 한다(IIa, A).
▲ 모든 계열의 항고혈압제(이뇨제, ACEI, ARB, 칼슘길항제, 베타차단제)는 혈압강하 효과에 유의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고혈압 치료의 시작 및 유지요법에 권고돼야 한다(I, A).
▲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여러 대사성 위험인자가 동반된 고혈압 환자에게는 베타차단제와 티아지드계 이뇨제가 권고되지 않는다(III, A).
▲ 당뇨병 환자에게는 ACEI 또는 ARB가 권고된다(I, A).
▲ 무증상 표적장기 손상은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모델인 SCORE 수치와 독립적으로 심혈관 원인의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위험도가 낮거나 중등도에 해당하는 고혈압 환자(SCORE 1~4%)에서 무증상 표적장기 손상의 파악이 권장돼야 한다(IIa, B).
▲ 심혈관질환 또는 당뇨병 병력이 있거나 10년 내 심혈관 원인의 사망위험이 5% 이상인 고혈압 환자에게는 스타틴요법이 고려돼야 한다(IIa, B).
▲ 심혈관사건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에게는 항혈소판요법, 특히 저용량 아스피린이 권고된다(I, A).
▲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더라도 신장기능이 감소됐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고혈압 환자에게 항혈소판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IIb, A).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고혈압의 관리전략에서 큰 변화는 관찰되지 않는다. 항고혈압제 치료시작의 시기, 혈압 목표치 등에서 이전과 같은 권고안이 제시되고 있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이뇨제, ACEI, ARB, 칼슘길항제, 베타차단제 등 5개 계열의 항고혈압제들을 고혈압 치료시작과 유지요법에 동등하게 권고했다.
환자와 약제의 특성에 따른 차별적인 선택도 고려됐다.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는 베타차단제와 티아자이드계 이뇨제를 사용치 말도록 한 반면, 당뇨병 환자에게는 ACEI나 ARB를 권고하는 등 맞춤형 관리전략을 주문했다.

고혈압 환자에서 항혈소판요법은 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비병력자라도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에 사용이 권고됐다. 스타틴으로 대변되는 지질저하요법 역시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병력의 고위험군에게 필요한 전략으로 명시됐다. 가이드라인은 또한 “80세 이상의 초고령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 치료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령 고혈압 환자의 혈압 목표치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명확치 않다는 입장이다.

지질
▲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거나 중등도에 해당하는 경우 총콜레스테롤은 190mg/dL, LDL 콜레스테롤은 115mg/dL 미만으로 조절이 권고된다(I, A).
▲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가 100mg/dL 미만으로 권고된다(I, A).
▲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 또는 기처치 대비 50% 이상의 감소를 목표로 한다(I, A).
▲ 모든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간주돼야 하며, 지질저하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I, A).
▲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경우 입원 상태에서부터 고용량 스타틴 치료가 시작돼야 한다(I, A).
▲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동맥경화성 질환 병력자에게는 비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스타틴 치료가 시작돼야 한다. 비심장대사성 허혈성 뇌졸중 병력의 환자에게 스타틴 치료가 시작돼야 한다(I, A).
▲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이식 환자에게는 1차선택 약물로 스타틴이 고려돼야 한다(IIa, B).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지질조절 전략 역시 파격적인 변화는 발견되지 않는다. ESC는 2011년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European Heart Journal 2011;32:1769-1818)’에서 “심혈관질환, 당뇨병, 표적장기 손상, 중등도~중증 만성 신장질환 등의 병력이 명확하거나 SCORE 수치상 10년 내 동맥경화성 사건 발생 위험도가 10% 이상인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는 70mg/dL 미만이며,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50% 이상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또한 “단일 심혈관 위험인자가 현저히 상승했거나 SCORE 위험도가 5% 이상~10% 미만인 고위험군(high risk)에서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 SCORE 위험도 1% 초과~5% 이하인 중등도위험군(moderate risk)에서 LDL 콜레스테롤 115mg/dL 미만의 목표치가 고려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지질저하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의 지질조절 권고안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항혈소판요법

▲ 관상동맥증후군의 급성 단계에서부터 이후 12개월 동안, 과도한 출혈위험 등의 금기사항이 없는 한, 아스피린에 P2Y12 억제제(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을 추가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이 권고된다(I, B).
▲ 클로피도그렐(부하용량 600mg, 이후 1일 75mg)은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권고된다(I, A).
▲ 심근경색증 후 12개월을 초과하는 만성 단계에서는 2차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이 권고된다(I, A).
▲ 비심장대사성의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에게는 2차예방을 위해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의 병용 또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권고된다(I, A).
▲ 디피리다몰 또는 클로피도그렐의 사용이 힘든 경우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이 권고된다(I, A).
▲ 심혈관 또는 뇌혈관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이 권고되지 않는다(III, B).

ESC는 European Heart Journal 2011;32:2999-3054에 발표된 ‘비ST분절상승 급성관상동맥증후군(NSTE-ACS) 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항혈소판제 권고안을 대폭 개정한 바 있다. 신규 P2Y12 억제제들의 파워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로 대변되는 신규 P2Y12 억제제들이 아스피린에 더해지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전면에 권고됐다. 반면 그간 항혈소판제의 대표격 위상으로 가이드라인의 중심에 있었던 클로피도그렐은 이들 신규 항혈소판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권고되는 변화를 겪었다.

이번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의 항혈전요법 권고안에도 이 내용이 그대로 반영됐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경우에 1차예방 전략으로서 항혈소판요법의 역할을 지지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은 또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신규 P2Y12 억제제와 아스피린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병용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 항혈소판제의 장기적인 경험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근거의 축적을 주문했다.

제2형 당뇨병
▲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당화혈색소(A1C) 목표치는 7.0% 미만으로 권고된다(I, A).
▲ 내약성과 금기사항에 문제가 없는 한 메트포르민이 혈당강하제 1차선택으로 사용돼야 한다(IIa, B).
▲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증과 과도한 체중증가를 피해야 하며 개별 환자의 특성에 따라 목표치와 약물선택이 이뤄져야 한다(I, B).
▲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 목표치는 140/80mmHg 미만으로 권고된다(I, A).
▲ 당뇨병 환자에게는 ACEI 또는 ARB가 권고된다(I, A).
▲ 당뇨병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는 100mg/dL 미만이며,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 경우(초고위험군) 70mg/dL 미만도 타당하다(IIb, B).
▲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감소를 위해 스타틴이 권고된다(I, A).
▲ 동맥경화성 질환의 임상적 증거가 없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아스피린의 항혈소판요법이 권고되지 않는다(III, A).

당뇨병 환자에 대한 권고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심혈관질환 예방전략으로서 아스피린의 역할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AHA와 ADA는 2007년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 성명’에서 심혈관질환 고위험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 전략으로 아스피린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ADA는 2012년 발표한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과 달리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심혈관질환) 1차예방 목적의 아스피린요법을 권고하지 않았다.

ESC는 이번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 “동맥경화성 질환의 임상적 증거가 없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아스피린의 항혈소판요법이 권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심혈관질환에 준하는 위험도의 당뇨병 환자일지라도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기저병태가 없는 상황에서는 1차예방 전략으로서 아스피린의 위험 대비 혜택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가이드라인은 이와 관련해 “심혈관질환 1차예방 전략에서 아스피린의 역할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예방에 더 이상 권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SC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목표치를 A1C 7.0% 미만으로 제시했다. 지난 2007년판 가이드라인에서 ESC는 6.5% 미만을 혈당 목표치로 권고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당뇨병 가이드라인은 목표치를 7% 미만으로 잡고 있다.

혈당강하제 1차선택으로 메트포르민을 내세운 것도 미국·유럽 학회의 당뇨병 공동 가이드라인과 다르지 않다. 여기에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 고위험군에서 목표치와 약물선택을 환자에 따라 맞춤형으로 주문한 것도 최근의 동향과 맥을 같이 한다.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의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에 있어서는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혈압 목표치를 140/80mmHg 미만으로 권고한 것이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간주되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130/80mmHg 미만의 적극적인 혈압조절이 요구돼 왔다.

지난 2007년 발표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당뇨병학회(ADA)의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Circulation 2007;115:114-126)’에 관한 공동성명 내용을 보면, 혈압 목표치를 130/80mmHg 미만으로 명시하고 있다. ADA의 ‘2012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Diabetes Care 2012;35:S11-S63)’ 역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수축기혈압이 130mmHg, 이완기혈압 8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다”며 목표치를 130/80mmHg 미만으로 주문하고 있다.

ESC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환자에게 부여되는 기존의 전통적인 혈압 목표치는 임상연구가 아닌 역학연구에 근거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이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당뇨병 환자에서 ACEI와 ARB를 통한 혈압조절을 권고한 것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가이드라인은 또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이 요구된다”며 “신장질환 발생 및 진행의 억제효과에 근거해 ACEI 또는 ARB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뇨병 환자의 지질조절 권고안은 2011년 발표된 ESC의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European Heart Journal 2011;32:1769-1818)’과 대동소이하다. ESC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표적장기 손상, 중등도~중증 만성신장질환 등의 병력이 명확하거나 10년 내 동맥경화성 사건이 발생할 위험도가 10% 이상인 초고위험군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50% 이상의 감소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 심혈관질환 가이드라인에서 ESC는 당뇨병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 미만으로, 또한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 경우 70mg/dL 미만도 타당하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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