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보다 효과 입증된 약제에 초점"

고용량 스타틴 제제·fenofibrate·ACE 억제제·ARBs 연구 집중될 듯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의 2004년 학술 대회가 독일의 고도 뮌헨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유럽 심장학회는 미국의 AHA, ACC에 이어 심장학 분야에서는 세번째로 큰 학회로 매년 약 2만 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각 분야별로 다양한 강의와 연구 발표, 그리고 활발한 학문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올해에는 규모 면에서 비엔나에서 열렸던 2003년 학술 대회와 비슷하였는데 약 18,000여명의 인원이 참석하여 170개의 강의와 1573개의 연구 발표가 이루어졌다.
 연구 발표는 접수된 총 8557 건의 초록 중 1573건이 채택되어(채택률:18.4%) 124건의 구연과 1449건의 포스터로 나뉘어 발표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십 건의 초록을 발표 하였는데 초록 제출 수는 비유럽권 국가 중에서는 일본, 미국, 브라질 다음으로 네번째였다. 형식 면에서도 이전과 비슷하였는데, 특이한 점은 `e-Poster`라는 제도가 도입되어 정해진 컴퓨터에 발표되는 포스터의 내용들이 순서대로 저장되어 있어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학회기간 내내 원하는 시간에 가서 포스터 내용을 볼 수 있고 또 정해진 시간에 가면 발표자와 문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는데 약 500개의 포스터가 이 시스템으로 발표되었다.
 올해 발표된 내용은 살펴보면, ST 분절 비상승 관동맥 증후군(NSTE-ACS)의 치료에 관한 연구인 ICTUS(Invasive versus Conservative Treatment in Unstable coronary Syndromes)가 관심을 끌었다.
 기존에 여러 연구들(FRISC2, TACTICS 등)에서 보존적 치료에 비해 조기 침습적인 치료방법이 우수한 결과를 보여 현재 조기 침습적인 치료 방법이 표준치료지침으로 되어있으나 약 1,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는 조기침습적인 치료와 약물 치료 후 고위험군에서만 한정적으로 침습적인 방법으로 치료 했을 때 심근경색의 발생률과 급성 관동맥 증후군으로 재입원하는 비율 등으로 이루어진 일차 연구 종결점이 양군에서 비슷하게 발생하여 기존의 연구결과를 반박하였고 치료 지침에 대한 수정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급성 심근 경색이 발생했던 환자들에서 건강한 사람에 비해 Clamydia pneumoniae 가 많이 동정되면서 이 균주가 동맥경화증의 발생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고 실제 몇몇 동물실험에서 관계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와 관련한 대규모 연구결과가 이번에 발표되었는데 PROVE-IT(Pravastatin or Atorvastatin Evaluation and Infection Therapy)과 ACES(Azithromycin and Coronary Events) 연구이다.
 PROVE-IT 연구는 심근 경색으로 입원한 4162명의 환자를 항생제인 fluoroquinolone(gatifloxacin 400㎎/일)을 투여한 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2년 동안 추적한 결과 주요심장사고의 발생률이 각각 23.7%, 25% 발생하여 양 군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CES 연구는 관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 4,016명을 대상으로 azithromycin(600㎎/주)을 투여한 결과 주요심장사고(사망, 심근경색, 관동맥 재개통술, 재입원)율이 각각 치료군과 대조군이 22.4%로 역시 양군간에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감염이 동맥경화증의 초기 발생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미 심근 경색이나 관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였고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는 이미 그 효과가 충분히 입증이 된 고용량의 statin 제제나 fenofibrate 그리고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s)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tatin과 관련된 연구인 A to Z 연구의 Z phase에서는 급성 심근 경색 환자 4497명을 대상으로 초기 4개월의 위약기를 거쳐 simvastatin 20㎎을 투여한 저용량군과 초기 1개월 동안 simvastatin 40㎎ 투여 후 80㎎으로 증량한 고용량군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고용량군에서 주요 심장사고발생률(사망, 심근경색, 재입원, 뇌졸중)이 11%, 심혈관계 사망률이 25% 감소하여 저용량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고용량군이 저용량군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 발생은 비슷한 용량을 사용한 다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는데 간효소 수치 상승과 근육관련 부작용으로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는 양군간에 비슷하였는데 중증의 근육관련 부작용은 고용량에서 발생빈도가 많았다.
 EUROPA 연구의 일부분으로 진행된 PERTINENT(PERindopril, Thrombosis, InflammatioN, Endothelial dysfunction and Neurohormonal activation Trial)에서는 HUVEC(Humen Umblical Vein Endothelial Cell)을 perindopril 로 전처치한 군과 대조군의 혈장과 배양했을 때 perindopril 전처치군에서 eNOS의 upregulation이 일어나고 apoptosis 가 감소하여 내피세포의 기능이 향상되었고 주요심장사고의 발생률과 연관성이 있는 vWF의 생성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함을 보고 하였다.
 관동맥 중재술 분야에서는 재협착 병변에 대한 약물 방출 스텐트와 풍선 도자 성형술을 비교한 ISAR-DESIRE(Drug-Eluting Stents for In-Stent REstenosis) 연구가 발표되었다. 약물 방출 스텐트는 풍선도자 성형술에 비해 조영술상 재협착률과 임상 성적에서 모두 우수한 결과를 보였는데 그 효과는 de novo 병변에 비해 떨어져 약물의 용량에 대한 연구가 추후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Cypher 와 Taxus 를 비교한 결과 Cypher 가 다소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그 밖에 정규 학회에서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새틀라이트 심포지엄 중에 MOSES(Morbidity and Mortality after Stroke-Eprosartan vs Nitrendipine in Secondary Prevention)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았다. 이 연구는 고혈압이 있으며 stroke 또는 TIA(transient ischemic attack) 기왕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동일한 정도로 혈압이 조절될 경우 eprosartan 이 nitrendipine 보다 심혈관계 및 뇌혈관계 발병률 및 사망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각각 약물의 효능을 비교하였다.
 1998년 2월부터 2002년 2월까지 eprosartan 군 710명과 nitrendipine 695명 등 총 1405명의 환자가 참여하여 평균 2.5년 동안 추적 관찰하여 이번에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결과에서 보면 양군간에 혈압 강하 정도는 유사하였다. 혈압 강하에 차이가 없었지만, eprosartan 군이 nitrendipine 군에 비해 재발률을 포함한 총 뇌혈관계 발병률 그리고 첫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이 유의하게 낮았고, 총 심혈관계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더 낮았다고 (p=0.06) 보고하였다.
 이 결과는 혈압 강하에 차이가 없었지만, losartan 군이 atenolol 군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과 뇌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이 유의하게 낮음을 보고한 LIFE Study 결과와 유사한 결과이며, 최근에 논란을 일으킨 VALUE Study와는 다른 결과이다.
 국내에는 약 80여 명의 심장전문의들이 참석하였다.
 가천의대 고광곤 교수는 `폐경기 여성에서 일반 용량의 호르몬 요법과 저용량의 호르몬 요법의 차이`를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 연구는 2004년 미국 ACC 학회에서 Featured Research Session에서 발표되고 Highlight Session에 선정되어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인 Heart and Estrogen/progestin Replacement Study(HERS)와 Women`s Health Initiative(WHI)에서는 일반용량을 사용한 호르몬 치료가 심혈관 질환을 감소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보고하여 많은 반향을 불러모았다. 이는 호르몬 치료가 혈중 내 응고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색전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또한 염증인자인 CRP(C-reactive protein) 생성을 유도함으로써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반대로 다른 여러 연구들에서는 호르몬 치료가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폐경기 여성에서 심혈관 질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교수팀은 일반용량의 호르몬과 저용량의 호르몬을 비교하여 저용량의 호르몬이 지단백과 혈관내피세포, 혈중 항응고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 용량과 비슷하면서 CRP나 prothrombin fragment 1+2 의 생성을 증가시키지 않고 antithrombin III의 감소를 덜시킴으로써 호르몬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을 감소시킴을 보여주었다.
 강웅철 교수는 `고혈압 환자에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가 tissue factor 와 PAI-1 항원의 활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동물실험에서 이미 안지오텐신 II는 tissue factor 와 PAI-1 항원의 활성도를 증가시키고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이러한 효과를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효과가 사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인 losartan, irbesartan, candesartan 을 사용하여 연구를 하였는데 이러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들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tissue factor 와 PAI-1 항원의 활성도를 감소시킴을 알 수 있었다<그림 1>.
 그 외에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의 백상홍 교수 등이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 등 여러 대학에서 우수한 연제들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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