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구용 약물 개발…ing

 

<1. 당뇨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 대세는 '약물주입술'
<2. 당뇨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 눈 잃기 전에 철저한 혈당 관리를


2013년 한국망막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40대 제1형 및 2형 당뇨병 환자는 36만 5401명 같은 기간 동일 연령대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3만 3889명으로 집계됐다.  

즉 젊은 당뇨병 환자 10명 중 1명은 합병증으로 당뇨망막병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이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하게 되는 질환이다.  당뇨병을 15년 이상 동반 시 80~90%에서 망막병증이 생기고, 많은 경우는 시력을 완전히 소실하게 된다.

망막 손상이 심해진 뒤에는 수술을 받아도 완벽한 시력 회복이 어렵다.  당뇨병 초기부터 혈당 조절 등의 예방적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을 그만큼 앞당기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망막질환 치료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면서 실명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고, 약물이 개발 중이거나, 당뇨망막병증에의 적용을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이에 당뇨망막병증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전략에는 무엇이 있고, 현재 망막병증 치료는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봤다.



약물 주입술 대세…경구용 약물은 현재 없어


 
당뇨망막병증은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고 통증이 없으므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여간 까다로운 질환이 아닐 수 없다.

20여 년 전에는 레이저 치료만이 가능했고, 치료 후 시력이 오히려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안구 내 특수 약물 주입술 등이 시행되면서, 치료 순응도가 높은 환자 50%의 평균 최종 시력은 간단한 일상생활이 가능한 0.3~0.4까지 향상되고 있다.

여기에는 스테로이드제 주사와 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 주사가 있다.

스테로이드는 안구 내 신생혈관의 발생을 억제하며 사이토킨(cytokine)과 혈관내피세포 인자(VEGF)에 강력한 대항작용을 나타내 당뇨망막병증에서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연구한 다양한 결과들이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을 유리체 내로 주사해 염증과 혈관에서 누출을 감소시키고, 신생혈관막의 성장을 억제한다. 대개 황반부종 치료를 위해 시행된다. 주입술 후 황반부종의 감소로 시력 호전을 보일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추가적 주입이 요구된다.

주입술에 따른 부작용으로는 출혈, 망막박리 등이 있고, 약물에 의해 안압이 상승하거나 반복 주입으로 백내장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레이저 치료가 상용화된 이후 수십 년간 안구 내 신생혈관질환의 병태생리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그 덕분에 신생혈관의 발생, 혈관 투과성의 증가 및 염증 등의 원인이 밝혀졌다

그중 VEGF는 신생혈관 발생과 혈관 투과성 증가를 모두 일으키는 강력한 활성인자로 당뇨망막병증에 직접 관여한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한 치료법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당뇨망막병증에 의한 혈관 순환 장애로 망막 내 저산소 혈증에 반응해 VEGF가 증가하는데, 이 인자는 혈관신생을 일으키거나 망막 혈관 장벽을 파괴시킨다.

이에 스테로이드 주사와 함께 VEGF 주사가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일명 항체주사로 불리는 이 치료법은 VEGF를 억제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주입술 후 시력이 호전 또는 유지되며 부종에 의한 망막두께를 감소시킨다.

현재 사용 가능한 주사요법에는 라니비주맙(루센티스), 베바시주맙(아바스틴), 페갑타닙(마쿠젠) 등이 있다.

반면 당뇨망막병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약물은 아직까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레이저 및 수술적 치료를 비롯한 주사 요법 등을 대체할 만한 경구용 약물 개발이 어렵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만큼 당뇨망막병증의 기전이 복잡하기 때문.

한국망막학회 홍보이사 고형준 교수(연세의대 안·이비인후과)는 "최근 당뇨망막병증에서 시력감퇴의 주원인인 당뇨 황반부종을 치료하는 데 가장 주목하고 있는 요법이 연구 내 특수약물을 주입하는 것"이라면서 "항체 주사나 스테로이드제 주사를 통해 일반 안약이 도달할 수 없는 부위까지 주입함으로써 황반부종을 줄이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수술법 '효소 유리체 융해술' 기대

수술 기술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40여 년 전만 해도 안구 내부를 수술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유리체 절제술이 발전하면서 당뇨망막병증 등을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짧은 시간 내에 수술할 수 있게 됐고 수술 후 환자들의 평균 시력도 향상됐다.

유리체 절제술은 레이저 치료를 할 수 없거나,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출혈 혹은 망막박리로 시력이 심하게 손상된 경우 시행된다.

일부 환자에서 범망막광응고와 국소레이저 치료, 유리 체강 내 약물 주사 등을 이용한 단독 또는 병합요법을 통해 치료적 효과를 봤음에도 시력 손실을 막기 위해 유리체 절제술을 이용한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에 전반적인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도, 기존의 망막 손상으로 인해 시력 회복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년간 증식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유리체 절제술의 결과는 수술 술기의 발전, 눈 속 레이저 등이 도입되면서 수술 시기도 점차 빨라지고 적응증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수술 기계가 발달하면서 결막을 절개하지 않고 23 또는 25-gauze 크기의 작은 절개 창을 통해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유리체 절제술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효소 유리체 융해술이라는 새로운 수술기법이 공개됐다. 기계적으로 유리체를 제거하지 않고 유리체강 내로 주입한 약물로 유리체가 희석되고 후유리체 박리가 유발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효소 유리체 융해술과 같은 기법을 당뇨망막병증에 적용하면 유리체 출혈의 자연흡수를 도모하고, 후유리체 박리를 유발해 당뇨항반부종의 회복과 중식당뇨망막병증에서 유리체 절제술의 술기를 쉽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추가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Enzymatic Vitreolysis:Current Diabetes Review 5판 2009, p57-62].

고 교수는 "유리체 절제술은 눈 속 출혈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유착된 섬유 혈관 증식 막을 망막에서 제대로 분리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자의 능력이 그만큼 요구된다"면서 "또 과거와는 달리 복강경 수술처럼 앎을 바늘을 삽입하고 수술을 시행하는데 비늘의 지름이 매우 작아져 환자들의 불편감이 많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막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수술 방법 등이 발전을 거듭해 망막질환을 앓더라도 실명을 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당뇨병 환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형광 안저혈관조영술 등을 통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당뇨병 교육이 돼야 한다. 특히 당뇨병을 15년 이상 앓은 환자는 필수"라고 제언했다.

레이저 치료, 시력 손상 위험 절반 가까이 줄여

레이저광응고술은 당뇨망막병증을 비롯한 당뇨황반부종을 치료하는 데 가장 오랜기간 사용되어온 치료법 중 하나다.

▲ 사진은 고형준 교수기 환자를 레이저 치료하는 모습.

그중 범망막광응고는 망막에서 중요한 시각세포가 밀집된 후극부를 제외한 주변부 망막 전체를 광응고 파괴시키는 방법으로, 심한 비증식 당뇨망막병증이나 증식 당뇨망막병증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특히 범망막광응고는 1978년 국립 안과 연구소의 첫 대규모 연구인 Diabetic Retinopathy Study(DRS) 연구 등을 통해 심각한 시력 손상 위험도를 약 50% 감소시킨다는 효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다만 시술 후 일시적으로 시력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하지만 대개 몇 주일 후에 회복되며, 황반부종이 심한 환자에서는 영구적인 시력 저하가 발생할 위험도가 높아 시술 전 환자의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당뇨망막병증 환자에서 시력 감퇴현상이 나타나는 황반부종을 치료하는 데는 국소 부종에 미세 혈관류 등을 광응고하는 치료법인 국소레이저 치료가 일반적으로 시행되는데, 이에 대한 효과를 증명한 연구도 발표됐다.

1985년 Early Treatment Diabetic Retinopathy Study(ETDRS) 연구가 그 예다.

연구는 당뇨망막병증에서 망막부종이 황반 중심을 침범했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유의한 황반부종으로 분류했고, 이러한 황반부종에는 국소레이저 치료를 통해 시력 손상 위험을 50% 가까이 낮춰준다고 보고했다. 심각한 시력 손상이란 5/200(스넬렌, Snellen 표기법) 미만의 시력으로 혼자 생활하기 힘든 시력을 일컫는다.

아울러 임상적으로 유의한 황반부종(clinically significant macular edema, CSCE) 환자에서 그 효과는 더 컸다. CSCE가 아닌 황반부종에서는 모두 중증도 시력 상실을 보였고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레이저 치료에 따른 부작용으로는 치료할 때의 통증, 각막 미란, 일시적인 안압 상승, 시야 장애, 조기 시력저하, 맥락막 박리, 맥락막 출혈, 삼출 망막박리, 견인 망막박리의 증가, 유리체출혈 등이 있다.

S 대학병원의 안과 교수는 "레이저 시술은 증식망막병증의 퇴행 등 심각한 시력 소실 등을 예방하는 게 목적"이라며 "치료 시점의 시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환자는 시력소실로 이어질 때까지 치료를 연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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