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변석수ㆍ오종진 교수팀, 저위험 전립선암 환자 257명의 DNA분석

▲ 서울의대 변석수(오른쪽), 오종진(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국내 연구팀이 한국인의 전립선암과 유전적 정보에 대한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을 통해 전립선적출술 전 조직검사에 비해 수술 후 적출된 전립선 조직에서 병리학적 등급향상(악성도 증가)을 예측 할 수 있는 유전적 변이를 최초로 발견했다. 

서울의대 변석수·오종진(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을 받은 257명의 저위험 전립선암 환자의 DNA에서 24만2221개의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을 분석했다.

그 결과 15개의 단일염기다형성이 저위험 전립선암 환자의 수술 후 악성도 증가를 예측하는데 유의한 인자임을 밝혔다.

특히 3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단일염기다형성 rs33999879의 변이가 있으면 수술 전 조직검사에서는 암의 악성도가 낮게 확인됐지만 전립선적출술 후에 확인한 조직검사에서는 악성도가 증가했음을 규명했다.

rs33999879는 세포유사분열시 염색체 응축과 DNA 수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진행된 간암 및 림프종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rs33999879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이 제시된 것은 이번 연구가 세계 최초의 결과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리고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한다면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이라는 치료법에 적합한 환자를 선택하는데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적극적 관찰은 전립선암 진단에 따라 바로 수술 적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상태가 어떻게 진행하는지 정기적으로 검사하다가 정해진 기준을 넘어서면 치료를 개시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는 전립선암의 특성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연구결과와 같이 일부 조직으로 부터의 조직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술 적 치료를 지연한다면 실제로는 악성도가 높은 암이었기에 이런 경우는 적극적 관찰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단일염기다형성 rs33999879의 변이가 저위험군 환자의 최종 병리검사에서 병리학적 등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전립선암 환자 치료에 중요한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전립선암이 확진되어도 느린 진행 속도를 고려하여 경과를 관찰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을 선택할지 아니면 유전자 변이로 인해 암의 악성도가 중등급 이상일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적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지 구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석수 교수는 "전립선암 수술을 통해 적출한 조직의 최종 병리검사에서 악성도 증가에 유의한 유전자 변이를 발견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나 예후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 졌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미래 의학의 핵심 중 하나인 개인 맞춤의학의 적용 가능성을 한국인 전립선암 치료에서 처음 보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 권위의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이 발행하는 학술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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