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의대 연구팀 분석 결과, 심혈관질환·암·당뇨병 발생도↑

▲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사무직 종사자들

규칙적인 운동을 하더라도 앉아있는 시간이 길면 암,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질병 발생률이 증가하고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미국내과학회지(Ann Intern Med. 2015;162:123-132)에 발표됐다.

캐나다 토론토의대 Aviroop Biswas 교수팀(건강정책관리평가연구소)은 장시간 앉아있는 생활습관이 건강 관련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심혈관질환과 당뇨병(14건), 암(14건), 사망률(13건)과 관련된 총 47개 연구를 분석했다. 이 중 3개 연구를 제외하면 전부 전향적 코호트연구에 해당했고, 1개를 제외한 46개 연구가 피험자 자가보고 방식에 의해 앉아있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이 길면 전체 사망률이 24%(95% CI, 1.090-1.410), 심혈관질환 또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약 17%(CI, 1.106-1.257) 증가됐으며, 심혈관질환(HR, 1.143 [CI, 1.002-1.729]), 암(HR, 1.130 [CI, 1.053-1.213]), 제2형 당뇨병 발생률(HR, 1.910 [CI, 1.642-2.222])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러한 연관성은 평소 신체활동량이 많은 이들보다 적은 이들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16% 증가한 데 반해(95% CI, 0.84 - 1.59)  그렇지 못한 이들에서는 무려 46%나 증가했다(95% CI, 1.22 - 1.75).

Biswas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신체활동과 관계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에 해로운 아웃컴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사망, 질병 발생 위험도가 낮긴 하지만 발생률 자체를 줄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호주 암역학연구소의 Brigid M. Lynch 박사는 관련 사설(Ann Intern Med. 2015;162:146-7)을 통해 "앉아있는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사망률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들이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를 비롯 대부분의 논문들이 설계방식 면에서 획일성이 부족하고, 피험자들의 보고에 의존하고 있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으로 인한 혜택에 차이를 보이고, 오랜 기간 앉아있는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50년대에 영국 런던에서 버스 운전자들이 버스 차장(bus conductor)보다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가 보고된 적이 있었고, 근래에는 비만보다 활동량 저하로 인한 사망건수가 2배 높다는 연구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5년 1월 14일자 온라인판에 공개됐다. 유럽 남녀 30만명에 대한 분석 결과 매일 최소 20분 또는 일주일에 2시간 이상 운동을 한 그룹은 비만도와 무관하게 사망률이 감소했다.

또한 미국심장협회(ACC)가 50~79세의 여성 7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JACC 2013;61:2346-54)에서는 하루 10시간 앉아있는 여성에서 5시간 이하로 앉아있는 이들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18% 높았는데(95% CI, 1.09-1.29), 2~2.5시간/주에 해당하는 중강도 운동이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한 반면 매주 7시간 이상 걷거나 5시간씩 조깅을 한 경우에는 위험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Lynch 박사는 "앉아있는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사이에는 '유의하지만 약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이 질병이나 사망 위험도를 증가시키는지, 건강상 위험에 취약한 고위험군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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